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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문 Dec 16. 2023

타겟 - 중고거래의 위험이 단지 개인의 문제일까?












수현(신혜선)은 건축사무소에서 일하면서 시공을 지휘한다. 세탁기가 고장 나 중고물품을 알아보던 중 저렴한 물건이 올라와 비대면 거래를 하고 기사까지 와서 설치를 했는데 고장 난 물건이었다. 화가 난 수현은 거래자에게 전화해 보지만 연락이 닿질 않았다. 집요하게 추적해서 그가 다시 올리는 물건들을 주의하라고 댓글을 달자 거꾸로 그는 수현에게 톡을 보내 조심하라고 경고한다. 수현은 경찰에 신고하지만 수사착수까지만 3개월이 걸린다고 하자 맥이 빠진다. 그 후 집으로 주문하지 않은 치킨과 피자가 들이닥치고 무료 나눔에 수현의 이름으로 물건이 올라가면서 핸드폰에 불이 나도록 전화가 폭주하는데. 


어제도 '당근'으로 대면 거래를 했다. 우리 집의 동과 라인까지 알려주고 만나서 물건을 주고 계좌를 찍어줬다. 그리고 거래 후 별점을 서로 훈훈하게 줬다. 그런데 오늘 넷플릭스로 박희곤 감독의 <타겟>을 보고 나니 등골이 오싹한 느낌을 여러번 받게 되었다. 맘만 먹으면 개인정보 정도는 고스란히 노출되는 세상을 살고 있다. 


화가 나는 지점은 경찰의 미온적인 대처와 무기력한 대응이었다. 1차 피의자가 2차 사건과의 동일인임을 밝히기 어려워 별건수사로 또 3개월이 걸린다는 것. 신상을 마구 파헤치고 생명의 위협을 가하기 시작하자 수현은 울먹인다. 


이 정도면 경찰이 잡아줘야 되는 거 아니에요?


실제로 이런 일이 내게 닥쳤다고 생각하니 펼쳐지는 그림이 무시무시했다. 일상을 파괴하는 공격-신상노출에 이은 출입문 비밀번호 해킹-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경찰보다 한 수위에서 저글링하는 그들의 수법은 점점 정교해지고 있다.  중고거래부터 SNS에 이르기까지 나의 정보이력을 반추해 본다. 생각해 보니 언젠가 톡으로 내게 블로그 광고제의가 온 적이 있다. 일반인이 이 정도이니 신상이 공개된 직업군, 특히 연예인들의 일상은 얼마나 위태로운가. 대인기피증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을 지경이 되지 않을까. 


심히 위축되는 자신을 보니 반대로 화가 나기도 한다. 열린 사회로 나아가는 판국에 바퀴벌레같이 음습한 세력이 개인을 억압하다니 말이다. 결국은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경찰만도 아니고 시민들이 깨어서 어둠과 맞서야 할 것이다. 그래도 필요하다면 사이버 수사대까지 총기를 허용하라.  나아가 악질범죄에 대한 양형을 높이라. 무엇보다 공권력의 무능을 방치하지 말고 수준과 위상이 대폭 높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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