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다큐 <베컴>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잉글랜드 대표팀의 본선진출을 견인한 데이비드 베컴은 인생 최고의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다.
16강전에서 만난 아르헨티나의 선수가 범한 반칙성 태클에 화가 나 다리를 쳐든 죄로 퇴장을 당한다.
그건 헐리우드 액션이었고 실제로는 살짝 스쳤다.
그로 인해 숙적 아르헨티나에 패배한 영국.
하지만 스스로 희생양이 된 베컴은 죽일 놈이 되어
영혼까지 갈릴 정도로 모욕을 당했다.
일반인이라면 견딜 수 없는 그 어둠의 순간을
그는 아내 빅토리아에 의지하며 버텼다.
그리고 그를 수렁에서 건져준 건
맨유의 감독 알렉스 퍼거슨 경이었다.
블로그 이웃님의 추천으로 보게 된 넷플릭스 다큐 <베컴>은 단연 최고였다.
다큐멘터리는 역사가 스포다. 그럼에도 그걸 손에 땀이 나게 편집한 기술이 놀랍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건 베컴의 삶이 다큐라고 보기엔 너무나 영화 같은 삶이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태어나 한 종목에서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도 벅찬 인생인데 그는 축구선수를 넘어 세계적인 셀럽, 모델이 되었다.
외모는 점점 무르익었고 헤어스타일은 간지 그 자체였다. 머리를 삭발해도 아름다운 건 도대체 무슨 조화란 말인가.
데이비드 로버트 조지프 베컴.
미들네임 로버트는 축구광인 베컴의 부친이
영국의 전설적인 축구선수
보비 찰튼의 이름에서 따 왔다.
베컴을 축구로 이끈 건 아버지였고,
부모는 그를 사랑으로 그러나 엄하게 키웠다.
하지만 베컴은 외모와 달리 반항적이지 않았다.
감독에게 모욕을 당할 때도
그는 축구실력으로 보복했다.
무자비한 비난을 받는 순간에도
그는 참았다.
아마도 그의 강박장애가
그를 견디게 하지 않았을까.
“베컴은 사랑을 선택한 낭만주의자였다.”
라고 단정하기엔,
가족은 1순위였고,
축구는 0순위였다.
다큐 중간엔 그가 관종이었을까?라는
의심도 생겼지만,
그는 관종이 아닌 ‘모델’이었다.
어떻게 표정을 지어야 하는지
정확히 아는 모델.
하지만 셀럽이 되는 순간
팀은 무너지게 되어 있는 법.
아내 빅토리아는 스파이스 걸스 출신의 록스타.
두 셀럽 부부가 아이 넷을 낳고 해로하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물론 어두운 골짜기도 있었다.
하지만 그걸 이겨낸 두 사람은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섰다.
행복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있다.
무엇보다 베컴을 가장 베컴답게 하는 것은
끝없는 노력으로 일궈내는
축구에 대한 애정이었다.
그라운드에서 뛰는 그의 얼굴은
가족과 있을 때보다 환했다.
그 영광은 하늘에서 내려준
축복이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