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가며

by 서산



솔직하면서도 다소 적나라한 글을 쓰고 싶다.

매사 사소한 거 하나 가족, 친구에게조차 숨기기 바빴던 난 글 앞에서는 오로지 솔직해진다. 글자라는 가면 뒤에 숨어서 내 생각을 토해낼 수 있다.


실은 처음엔 글에게도 거짓말을 했다. 지난 메모장에 몇 년 간 쓰인 내 글들은 좋은 말과 멋진 표현만 가득 담은 글이었다. 처음엔 그게 다소 마음에 들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들여다보지 않는 글이 되어버렸다. 마치 글을 충동구매 한 사람처럼 말이다.


이런 걸 내가 썼던가 하며 메모장에 수없이 써 내려간 글들을 휴지통 버튼을 눌러 모조리 지워버렸다.

처음부터 시작하고 싶었다. 다시 하고 싶다.


가장 사랑하는 대상에게, 그런 대상일수록 오히려 더 솔직함을 수없이 버려왔던 나는

글에게만큼은, 글을 쓸 때만큼은 솔직하고 싶다. 하기 어려운 말을 편지로 전하는 것처럼 내 글들이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가 되고 싶다.


내 글을 읽는 사람이 한 명일지라도, 그 한 명에게만큼은 위안이 되는 글이었으면, 두고두고 꺼내 볼 수 있는 편지 같은 글을 쓰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내가 글을 씀으로써 더 이상 숨지 않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전하고 싶은 모든 말들을 모두 토해내며 사랑한다는 표현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순간순간 지나치는 모든 것들에는 사랑이 담겨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사랑 어린 눈’으로 바라본다면이라는 가정하에다.


사랑을 담아 솔직함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예쁘게 포장발린 글보단 적나라하고 난해한 글일지라도, 아주 서툴고 삐뚤빼뚤 간혹 못나 보이더라도.


그게 모든 과정이 되어 너에게,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장 아름답고 솔직한 사람이 되고싶다.

받은 사랑이 너무나도 많다. 그 모든 사랑을 돌려주어야 한다. 난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



월,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