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이해

by 서산

사랑의 이해라는 건 때로 온전한 이해를 수반하는 것이 아니다. 너는 나를 평생 이해할 수 없고 나도 너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게 사랑의 숙명일지도 모른다.

이해받지 못한다는 고통과 내가 너를 끝내 이해할 수 없다는 절망감은 계속해서 우리의 관계를 수렁에 빠뜨린다.


사실 “날 좀 이해해 줘”라고 말할 게 아니라 “너는 그랬구나.” 가 우리에게 더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내가 원했던 건 모두, 온전히 이해받기보다, 나와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오판한 마음에 있었다.

나랑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고민을 하고 , 같은 마음일 것이라는 아주 안락하고도 낙원 같은 생각말이다. 상대방의 속마음은 내가 껍질을 까듯 쉽게 볼 수가 없는 것이다. 아마 평생을 볼 수가 없을 거다. 그러기에 넌 내가 원하는 만큼을 넘어 가장 불안한 사람이었고 늘 답이 없는 미지수였다.


나는 당신을 대할 때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이 늘 먼저였던 거 같다. 말로 하진 않았더라도 꼭 그런 행동이 앞섰다.

너의 대답하나에 내 온도가 달라질 거였다.

사실 당신이 원하던 것은 그런 게 아닌 걸 너무 늦게야 알았다.


우리의 관계는 정답을 요구하기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를 사랑하냐, 아니냐가 더 중요하다. 내가 온전히 너를 이해하지 못해도, 그래도 ‘여전히 사랑할 수 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말해줘야 한다

그리고 ’ 내게 정답을 줘 ‘라는 말보다 ’ 그래도 나를 사랑해 주시겠나요? ‘라는 말이 이기적이게 더 어울린다.


사랑을 하다 보면 사랑의 이해를 강요할 때가 있다. 나의 기대를 상대에게 투영시키고야 만다. ‘그야, 너와 나, 우리는 하나니까’라는 표현이 아무렇지 않게 내 뇌리에 각인되어 투사된다.

우리는 하나가 아니라 둘이라, 새로운 제 삼의 우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거였다. 너의 세상과 나의 세상이 합쳐져 또 다른 세상이 되는 거였다.

너와 나의 다름을 허무하게 이해했을 땐, 이미 한참을 멀어진 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