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걸 볼수록 그것을 점점 알아보는 눈이 생긴다 했다. 한동안 예쁜 걸 눈에 담으러 다니곤 했다.
예쁜 풍경, 예쁜 하늘, 그리고 어여쁜 아이들과 동물들
내가 갖지 못한, 아니 어쩌면 오래전에 잃어버린 그 맑은 것을 닮고 싶었다.
그것들은 가장 예쁘고 함부로 흉내 낼 수 없는 순수한 아름다움이었다.
자꾸만 찾아 끊임없이 눈에 담으면 나도 그것이 될 수 있을 거란 믿음.
그 믿음은 때론 날 지탱해 주기도 했다.
그들을 보고 있는 나는 언제나 행복하다. 그들을 지켜주고 싶다 그리고 그 순간, 나도 지켜진다.
예쁜 글도 쓰고 싶었다. 이리저리 멋들어진 글보단
솔직하면서도 한 글자, 한 글자를 허투루 볼 수 없는 그런 글, 울림이 있는 글.
소리도 화면도 없는 오로지 밋밋한 글씨투성이에서도 울림이 있다는 걸 모든 사람이 알게 만들고 싶다.
사실상 가장 예쁜 건, 가장 아름다운 건 오로지 순수함에서 오는 것 같다. 튜닝의 끝은 순정이란 말처럼,
아무리 멋지고 세련된 게 자꾸만 세상에 나와도 난 계속 오래된 것을 찾아 회귀한다.
멋진 것보단 익숙한 것, 화려한 것보단 낡고 조금은 바랜 것.
센스 넘치는 멋쟁이보단, 솔직하지만 어딘가 어리숙한 사람.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책 한 권의 모양’ 같은 그런 거.
또 책을 고를 때에도 귀여운 문체나 색이 들어간 글자보단 오로지 기본 글씨체에 글만 적힌 다소 심심하면서도 담백한 책을 선호한다.
자연도 아이도, 책도 사람도 모두 완벽하지 않기에 자꾸만 찾게 되는 것이다.
정작 가엽고 부족한 것들을 돌보며 사랑해 주기 바빴던 난 무심코 거울을 보았을 땐 어느새 나도 그런 존재들과 다를 바 없다는 걸 깨달았다.
내가 사랑하는 대상을 보는 것처럼, 스스로를 사랑해줄것.
나의 부족하고 모자란 모습이 누군가에게는 무척이나 사랑스러울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겠다.
마음이 약해질 때마다 두고두고 떠올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