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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자차 Aug 27. 2022

영화 탑건:매버릭 후기 (10)

콜사인 타임

그렇지만 사람이 늘 힘을 낼 수는 없을 것이다. 계절에도 봄을 위해 겨울잠이 필요한 것처럼, 우리도 너무 덥거나 추운 날씨에선 지혜롭게 대처하는 것도 필요하겠지? 혹시 어느 순간 내가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기분이 든다면 이 장면을 떠올렸으면 좋겠다. 해변가에서 함께 전투 미식축구를 하는 장면 말이다, 각자의 삶에서 주체적으로 공격과 수비를 하며 현명한 태도를 지니는 것. 너무 힘들면 잠시 내가 그 해변에 있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지. 그 노랗게 노을이 지는 해변가에서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나와 함께 전투적인 미식축구를 하는 것이지. 한 팀을 만들기 위해 대위 12명을 데려가 게임을 하게 한 매버릭의 교육처럼, 우리는 우리의 모든 모습과 한 팀을 이루는 거다. 그 잠시에 하늘에 노을이 지는 것도 보고, 발에 닿는 시원한 물의 감촉도 느끼고, 까슬한 모래알에 등도 대면서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장면은 심장에 영원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를 정도로 낭만적인 선물이자 휴식이다. 

    

매버릭이 2분 30초 안에 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스스로 증명을 나가는 장면은 실제로 톰 크루즈가 직접 비행을 하며 찍은 장면이라고 한다. 표정이 굉장히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배우가 직접 나서서 찍었다니 놀랍기만 하다. 그는 젊지 않다. 30년 전 패기 넘치는 매버릭이 아닌 산전수전 다 겪은, 그래서 가능해야 함을 알면서도 해본 적 없는 이 작전을 증명하는 것은 참 두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실패하게 된다면 팀의 사기가 떨어지기 때문에 대안으로 제시한 작전마저 실패하게 될지도 모르니까. 그렇지만 매버릭은 해냈고, 제독은 그런 모습에 자신의 평생 쌓아온 명예를 걸었다. 우리가 제독이라면 매버릭에게 자신의 명예를 걸고 그를 선택할 수 있었을까? 매버릭은 참 상관의 운이 좋은 사람이다. 그래. 끊임없이 도전하며 무모하게도 용감하게도 한계를 넘고자 노력하는 사람에게 결정적인 순간 저런 멋진 상관은 있어야지. 그렇게 운이 흘러야 마땅하지. 그리고 그 믿음에 그대로 보답하는 영원한 탑건 매버릭은 참 멋있는 인물이라는 사실을 의심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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