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자차 Nov 14. 2023

영화 후기 : 당신이 잠든 사이에 (2)

줄거리

얼떨결에 약혼녀가 되어버린 *루시루시*


가족이 모두 사라진 이후 늘 외로운 연말을 보냈던 루시. 기차역에서 표 판매원으로 일하는 중이다. 가족도 함께 보낼 사람도 없어서 늘 특근은 루시 차지. 본의 아니게 성실한 직원이다. 이런 루시에게도 작은 기쁨은 있다. 바로 잘생기고 착하고 멋있는 피터를 보는 일이다.

     

피터는 매일 아침 8시에서 8시 15분 사이에 기차를 타는 승객인데, 루시의 마음을 빼앗을 정도로 잘생긴데다 남을 위해 배려하는 마음과 태도까지 갖춘 이 시대의 멋진 왕자님이다. 그러나 루시는 그런 멋진 남자에게 말을 걸 용기가 없어 늘 바라보기만 한다. 매번 자신의 마음을 고백할 다짐만 반복하던 어느 날, 버뮤다 삼각지대라도 가고 싶던 우울한 크리스마스 특근을 하던 찰나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난다. 피터가 기차역에 나타난 것! 피터는 전혀 기억에도 없을 루시에게 인류애 가득한 크리스마스 인사를 남긴다.


메리 크리스마스.



내 동공도 흔들렸던 순간. 그래도 넌 대답이라도 했지, 난 도망갔는걸.

     

루시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나자 늘 연습해 두었던 인사도 잊어버린다. 머리를 박박 긁으면서 울고 있는데, 웬 불량배들을 만난 피터가 선로에 떨어진다. 우리의 루시, 피터를 구하고자 곧바로 달려가 그의 멱살을 잡고 선로 옆으로 몸을 피한다. 그렇게 루시의 지루하던 인생은 갑자기 꼬이기 시작한다.


(좌) 쿨쿨쿨 -_-....                                                              (우) 지그시 ~_~^....

     

병원으로 달려간 루시는 가족이 아니라 면회가 안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상심한 루시. 피터와 결혼하고 싶을 정도로 좋았던 루시는 저도 모르게 혼잣말을 중얼거리는데, 그걸 보고 감동한 간호사가 루시를 병실로 안내한다. 일은 그의 가족이 찾아오게 되면서 더욱 커지는데, 해명할 기회도 없이 어느새인가 루시는 피터의 약혼자가 되어있다! 어떻게 만났느냐는 말에 저도 모르게 흐물거리며 피터에게 처음 반했던 날을 떠올리며 말을 하고, 그 말은 끌 수 있었던 불에 더욱 기름을 붓게 된다.

     

어쩌다 보니 그의 바지가 넉넉해진 비밀도 알게 되고, 목숨을 구했다는 은인이란 이유로 루시는 그의 가족에게 완전히 인정받게 된다. 불안하고 죄책감이 드는 루시는 늘 피하고 싶지만, 동시에 늘 바라왔던 따뜻한 가족의 품을 느끼게 되면서 갈등하게 되면서 그의 발랄한 가족에게 휩쓸려간다. 물론 나름의 노력도 했다. 들었으면 하는 피터는 못 듣고, 그의 대부가 들어버렸지만.


믿을 수가 없어. 당신이 우리 형의 약혼녀라니. 우리 형은 너 안 좋아해. (만약 그런다고 할지라도) (넌 내가 좋아한다고)

     

루시의 위기는 피터의 동생 잭을 만나게 되면서 시작된다. 그가 바라왔던 다정한 피터와는 정 반대의 성격인 잭. 잭은 까칠하고 의심이 많은 성격으로 루시를 경계한다. 그러나 루시와 잘 지내보라는 여동생의 말에 노력하게 되면서 루시에게 점점 빠져든다. 잭은 자신의 이상형인 검정색 머리카락을 가진 루시에게 좋은 느낌을 받는다. 어느 날 나타난 나의 이상형이 형의 약혼자라고? 형이 좋아할 만한 여자가 아닌데? 내가 좋아하는 타입인데. 게다가 주인집 아들과 뭔가 있다고 오해까지 한 잭은 그때부터 루시를 향해 의심과 경계의 노골적인 눈초리를 보낸다.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자신의 마음을 밀어내려는 마음이 까칠하고 의심이 많은 성격과 더해져 루시를 오해하게 된다. 하지만 이상형이라서 그랬을까, 아니면 운명이라서? 그 오해를 풀어가는 것조차 즐겁다는 것도 알게 된다. 책임감으로 가업을 이어받았다는 것도 말하게 되고, 진짜로 하고 싶은 것도 알려준다. 함께 하는 별 영양가 없는 대화는 얼마나 재밌는지. 빙판에 넘어져도, 바지가 찢어져도 루시가 싫지 않다. 왜 그런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잭은 혼란스럽다.


흐악ㅠㅠㅠ망했어ㅠㅠㅠ나 잭이 더 좋아ㅠㅠㅠ분명 피터였는데ㅠㅠㅠ

     

루시 또한 마찬가지. 그냥 피터의 남동생 잭이었는데, 외려 대화 한 번 안 해본 피터와 다르게 처음부터 말도 잘 통하고 오해가 쌓여도 금방 풀리고 풀어가는 과정도 웃기고 재밌어 죽겠다. 절대로 다정하거나 부드럽거나 따뜻한 성격은 아닌데, 약간은 까칠하고 본인만큼 통통 튀는 매력에 씩씩하고 자신감 있는 잭이 점점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루시는 과거 피터를 바라보던 눈빛으로 잭을 바라보게 된다.

     

그러던 중, 피터가 깨어난다. 루시는 피터의 대부가 오해를 풀어준다는 말에 믿고 맡겼는데 오히려 두리뭉술하게 넘어가는 바람에 이젠 피터가 루시를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더욱 난처해진 루시와 처음으로 형이 부러워 질투하게 된 잭. 이번에도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 채 바로 결혼식까지 휘몰아친다. 루시는 될 대로 되라는 생각으로 청첩장까지 돌린다.

     

결혼식 당일. 멋들어지게 차려입은 잭은 불평불만, 되려 당사자인 피터는 해맑다. 반지가 없다는 거짓말까지 하며 다가오는 현실에 어쩔 줄 모르는 잭은 웨딩드레스를 입고 나타난 루시와 눈을 마주치며 눈물을 참아본다.

     

전 두 분의 아드님을 사랑합니다.

저 사람이 아니라, 저 사람이요.

     

비로소 잭은 마음이 놓인 듯 안도의 미소를 짓는다. 이후 거짓말을 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는 루시는 홀가분하고 미안한 마음으로 그곳을 떠난다. 왜 이제 말했냐는 잭을 뒤로하고서.

     

다시 기차역으로 돌아온 루시. 마지막 근무를 하고 있는데, 토큰이 아닌 반지가 하나 들어온다. 잭은 루시를 만나러 왔고 청혼했으며, 루시는 가족이 생겼다.



작가의 이전글 영화 후기 : 당신이 잠든 사이에 (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