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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자차 Nov 14. 2023

영화 후기 : 당신이 잠든 사이에 (1)

영화 소개

이럴 때 보면 좋아요

-대낮인데 잠자고 싶을 때

-내 약혼자가 어디로 갔는지 알고 싶을 때

-이상하게 누군가와는 자꾸만 오해가 쌓일 때

-매일 스쳐지나가는 많은 사람 중 한 사람이 눈에 들어올 때

-한겨울 시카고에서 겨자소스만 넣은 핫도그 먹고 싶을 때

-휴일에 특근할 때

-빙판 위를 걷다가 넘어진 적 있을 때 (바지가 찢어지면 더 좋음)

-내가 잠든 사이에 늘 재밌는 일들이 일어난다고 생각할 때





세상에 사랑이란 게 사라진 기분이 드는 요즘, 어딘가에 사랑이 있을지도 모른다며 미토콘드리아에 새겨진 운명적인 사랑을 꺼내 보고 싶었다. 탁. 아, 괜히 꺼냈다. 입 안의 세포를 긁어내 표본을 만드는 수고는 안 해도 됐었는데. 전자현미경은 내게 너무 과분한 존재였다. 내 미토콘드리아는 물을 잘 안 마시는 나란 사람 때문에 쭈글쭈글 수분도 없고, 밥 대신 과자 먹는 나란 인간 때문에 꼬르륵꼬르륵 영양소도 없고, 그나마 있을지도 모르는 유머 감각도 없고, 사랑도 없어졌다. 내가 이렇게 시시한 사람이라니! 나 대체 뭘 하며 산 거야? 당장 일어나 냉장고를 열고 생수를 꺼내 벌컥벌컥 마셔본다. 그리고 옆에 놓인 과자도 몇 개 집어먹고 영화를 틀었다.     

오프닝을 보내며 생각해본다. 아니, 분명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믿고 싶지 않은 현실에 냉큼 달력을 본다. 이런. 분명 얼마 전에 새해가 밝았던 것 같은데 모기에게 채찍과 자비를 베풀며 힘겨운 한여름을 보내고 나니 벌써 11월. 현실을 외면하려다 더 현실을 직시해버렸다. 어쩔 수 없지. 현실은 받아들이면 행복에 가까워진다고. 12월이 한 달도 안 남은 시기 올해 크리스마스는 좀 낭만적이길 바라면서 아끼고 아끼던 영화를 꺼냈다. 새벽이 추우니까, 곧 눈이 오겠지.     

제발 올해 겨울은 내가 잠든 사이가 아닌 깨어있을 때 재밌는 일들이 생기길 바라면서~




인생은 계획대로 되는 게 아니란다.

-루시의 아버지



_당신이 잠든 사이에

_1995.05.13

_멜로/로맨스

_존 터틀타웁 감독 / 조나단 글리크먼, 찰스JD쉴리셀, 조 로스, 로저 번바엄 제작 / 페든 파파마이클 촬영 / 랜디 에델먼 음악 / 거레스 스토버 프로덕션 디자인 / 벳시 콕스 의상

-산드라 블록 / 빌 풀만 / 피터 갤러거 / 피터 보일 / 글리니스 존스 / 미콜 메르쿠리오 / 잭 워든 / 제이슨 버나드 / 마이클 리스폴리 / 앨리 워커 / 모니카 키나 / 루스 루드닉 / 마샤 라이트 / 딕 쿠삭 / 토머스 모리스 / 버니 랜디스 / 제임스 크라그 / 릭 워시 / 마크 그레이피 / 조엘 햇치 / 마이크 바카렐라 / 피터 시라거사 / 진 잰스 / 크리스타 랠리 / 마가렛 트라볼타 / 쉐어 패럴 / 케이트 레인더스 / 수잔 메싱 / 리처드 픽크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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