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와 들어와 내 유령을 봐봐
곡 소개_
이름 : 우아한 유령 Graceful Ghost
작곡가 : 윌리엄 볼콤 William Bolcom, 1938~
작곡 이유 : 1970년 돌아가신 아버지를 추모하며 <우아한 유령>을 작곡
출처 : 마음건강 길(https://www.mindgil.com)
추천 이유_
이 노래를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슬프다고 하기엔 멜로디가 엇박자를 내고 재밌다고 하기엔 우울하다. 조금 더 듣다 보면 은근슬쩍 부드러운 코코아와 마시멜로우 케이크를 귀여운 무늬가 그려진 접시에 가져와 내미는 것처럼 귀여운 면도 있다. 뭔가 이상한 하루에 들으면 딱 좋을 법한 노래이면서도 솔로 메리크리스마스에도 잘 어울릴 것 같다. 이 뭐라 딱 정의할 순 없는 노래를 틀어놓고 코코아를 500ml 맥주병에 마시면 딱.
나의 우아한 유령은 어떤 모습일까_
#1 수술 준비를 마치고 수술실에 들어가려다 차원이 열린 어느 길로 들어가게 되어 길을 잃어버린 의사를 내가 목격함.
"저기요, 여기가 어딥니까."
"학교요."
"수술은 어떻게 됐죠?"
"오 그럼 제 성적표 먼저 수술 좀 부탁드립니다."
#2 갑자기 저승에 가게 된 사자차, 키가 되게 큰 저승사자를 만나다.
"엥? 저승사자?"
"사자차, 사자차, 사자차."
"죽어도 되니까 제발 환생 시키지 마~~~!!"
내 취향_
양인모의 유령.
정말 우아하고 아름답고 조금 서글픈데도 뭔가 품위있다. 슬퍼도 울지 않아 뭐 이런 건 아니지만, 슬퍼도 고개를 빳빳하게 세우고 도도하게 턱을 조금 드는 것 같다. 아무도 이 사람이 슬픈 걸 모를 것 같다.
왠지 떠오르는 장면_
밤, 한강 둔치. 오른편에 가로등이 주르륵 켜진 다리가 보인다. 앞에는 시커먼 한강 물. 뒷모습만 보이는 두 사람이 줄 이어폰으로 이 노래를 나눠 들으면서 코코아를 종이컵에 마시면서 뭔가 웃기고 씁쓸하게 위로받는 모습.
떠올려도 나름 괜찮을 것 같은 장면_
혼날 때. 바닥 모양을 쳐다보면서 머릿속으로 우아한 유령 재생.
뭔가 난감한 상황이 눈앞에서 펼쳐질 때. 그런데 그 장면이 뭔가 언뜻 웃길 때.
나보다 선배인 사람들 혹은 직급이 있는 분들이 눈앞에서 서류가 날아다니고 피 튀기며 싸우고 난 그것을 보고만 있어야 할 때.
눈 떠보니 로맨스 판타지 주인공으로 회귀했는데 돌아갈 방법을 몰라 좌절하는 사이 내게 다가온 남주가 잘생겼을 때 (반드시 마시멜로우 구간에 나타나야 함, 알고 보니 광공계락남주)
침대에 자려고 누웠는데 베개는 두 개이고 사람은 한 사람일 때.
LED 촛불 켜놓고 낭만적으로 분신사바 할 때.
절대 함께해서는 안 되는 상황_
김장김치 담글 때.
제사 전 부칠 때.
성묘 갈 때.
잘 어울리는 인물_
눈 밑에 다크써클이 있는.
키는 168cm~175cm.
몸무게는 호리호리한.
피부는 희거나 약간의 주근깨.
좀 뻗쳤지만, 이마가 보이게 나름 넘긴 주황색의 뻣뻣한 머리카락.
불쾌한 관상은 아닌. 그저 피곤한. 앙큼한 외모.
의외로 단정한 셔츠 차림에 약간 롤업한 바지, 매끈한 구두 그리고 멜빵.
닦지 않아 약간 뿌연 안경.
좀 낡은 서류 가방.
남, 여 모두 가능. 성별 미상. 중성.
실제 나이 30대 초중반, 실물 나이 20대 후반.
비흡연자. 가끔 서류 가방에서 절반 남은 포도주 나옴. 스파클링 아님. 먹고 캬~ 안 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