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 하나] 북촌 - 어둠속의 대화 추천 전시회
추천 받아 굳이 휴가를 내고 무리해서 찾은
간만의 북촌, 혼자 보는 줄 알았는데, 모르는 사람들과 같이 듣고 만지고 냄새 맡고 상상하는 시간이다.
한 시간 좀 넘는 시간이 정말 금방 지나갔고,
목소리만 듣고 그 사람의 풍채와 얼굴을 상상해보기도 했고, 눈을 떠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칡흑같은 곳을 지팡이로 더듬더듬 걸어가는 나의 모습이. 우리의 삶이 아닐까 싶은 생각. 어차피 앞이 보이지 않는데,
굳이 보려고 하는 것보다는 우선 걸어서 앞으로 나아가보는 것이 중요하다. 앞에 뭐가 있으면 잠깐 멈추면 된다. 어둠 속에서 청각과 촉각으로만 이동하고 있는 경험이 색달랐다.
반전은, 우리를 안내해준 그 분이, 얼마 전 시각을 잃은 분이라는 것.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데에서도 잘 찾아내고 잘 앞장서가고 중간 중간 퀴즈도 진행하는 모습을.. 어둠속에서 보이는 안경을 쓰신줄 알았다.아하. 내러티브가 이렇게 중요한 거구나.
시각 장애인은 얼마나 많은 다른 감각들이 살아있을까. 불편할까. 생각했는데, 그 분이라니. 그리고 그렇게 태어난 사람도 아닌, 후천적으로 시력을 잃어갔다는 부분. 그 분의 밝고 따뜻한 목소리가 기억에 남는다.
맛을 맞추는 시간. 인간은 10%로만 맛을 혀로 느끼고, 나머지 90%의 대부분은 기억력이라고 한다. (먹기도 전에 침을 흘리지 않는가) 이 맛을 이럴거라고 예상하고 먹는다는 거다. 비단 음식 뿐만은 아니다. 사람을 만날때도, 새로운 일을 맡을 때도, 새로운 곳을 갈 때도, 우리는 기억에 의존에서 많은 부분을 판단하고 예상한다. 이걸 알고 들어가는 것이 삶에 있어서 나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경험 전시회가 벌써 30년이 넘었단다.
독일에서 한 남자가 직장 동료가 사고로 시력을 잃고 난 후, 업무에 복귀해, 다른 감각으로 많은 일들을 해내는 걸 보고, 본인이 가진 편견을 깼다. 그래서 이런 경험을 더 많은 사람들이 했으면 하는 마음에 이런 전시회를 기획해서, 서울까지 왔다.
그렇다, 편견이다. 뇌를 알아가면서 배운 거지만, 우리는 생각보다 너무 많은 부분을 착각하며 살아간다. 헛것을 믿고 산다는 거다. 그런걸 깨는 시간들이 필요하다.
"Switch Off the Sight, swtich on the Insight"
가끔, 쉬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깨는 순간들을 의도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본다.
고마운 시간이었다. 잘했다. 매일 기계적으로 살아가는 내 모습에 자극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