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에디토리얼 씽킹 - 모든 것이 다 있는 시대의 창조적 사고법
에디토리얼 씽킹 - 모든 것이 다 있는 시대의 창조적 사고법 by 최혜진
이 책을 정리하는 나에게 던지는 질문
"난 일상에서 얼마나 에디토리얼 씽킹을 내재화 하고 있나, 나의 業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아. 그 전에 나는 에디터인가.
넘치는 정보 속에서, 심지어 임의적인 의미 부여까지 가능한 인공지능의 쓰나미 앞에서. 인간으로서, 조직의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로서, 어떤 차별점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그 고민이 저 깊은 곳에 있는 와중에 집어들게 된 책. 에디토리얼 씽킹.
현실에서 아직까지 확실한건 (계속 이랬으면 좋겠다) 인간인 내가 부여한 범위'안'에서 기계가 만들어낸 다는 안도감. 의미의 밀도를 높이는 편집 작업은 조직의 상황과 사람과의 다이내믹을 철저하게 이해한 인간에 의해 가능하다는 그 안도감. 내가 가장 생생하게 살아있다는 기분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자문하는 습관, 내 관점이 있어야 한다는 걸 느낀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 글을 보면 반갑다. 그리고 배운다. 안도감이 든다.
잘 쓴다. 역시 고민 많이 해 본 사람이다. 이런 글을 자연스럽게 쓸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할 꺼리를 많이 준 책이다. 얇지만, 본인의 배움을 편집의 묘미를 발휘해 잘 전달했다.
예시가 특히 다가왔다. 역시 편집의 대가답다. So what을 고민해보자.
나에게 온 밑줄
의미의 최종 편집권이 나에게 있다는 감각, 100% 동의 한다.
편집은 결국 의미의 밀도를 높여가는 과정이다.
데이터를 이야기로 바꾸고, 사실에서 통찰을 이끌어내는 행위다
영감 수집 부계정을 운영하며... 인스타로 노션으로 필요하다. 요즘 놓치고 있었던 것들. 살아 있다는 느낌을 주던 습관들.
'우리가 리얼리티라고 부르는 것은 하나의 몽타주'일 뿐이다
사적 측면에서는 가장 어두운 밑바닥으로 떨어진 순간에 스스로에 대한 이야기를 고쳐 써서 다시 일어나게 하는 동아줄이 되어주었다.
에디토리얼 씽킹 : 사물이나 현상을 낯설게 보면서 질문을 찾아내는 능력,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 개별 재료들을 연결하는 능력, 필요한 정보를 어디 가야 얻을 수 있는 지 아는 know-where,know-how능력...에디팅은 종합적이고 메타적인 사고 행위다
연구 설계, 조사, 인사이트 도출, 실무 적용 아이디어 제안까지는 모두 연구원들이 수행했지만, 마지막 소통과 설득 단계에서 에디터의 힘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것이 내가 조직에서 하는 일의 본질
하지만 그중에 무엇이 자신의 상황에 적합한지, 무엇이 신선하고 매력적인지 의미 부여하고 주장하고 설득하는 일은 언제나 인간이 할 것이다.
동시대 미술가들은 관찰, 지각, 소통의 대가들이다... 그래서 각 지역, 각 나라에 가면 그 곳의 미술관을 먼저 방문해보고 싶은 이유.
말 그대로 우리를 '눈뜨게'한다...조직에서도 이렇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숫자, 데이터, 통계로 치환한 죽음은 독자들에게 감정적 울림을 주지 않는다.
해결책은 질문이다 (수집-연상)... 애플의 글로벌 광고 캠페인은, 녹색에서 연상할 수 있는 다양한 의미 경로 중에서도 밀림-악어-뾰족함-뱀-매끄러움-식충식물-사냥 본능의 경로를 선택했다. 대량 생산한 공산품에 길들여지지 않는 거친야성미라는 연상 이미지를 연결시키 위한 전략이었다.
질문이 자석이라면 정보는 철가루다-사회적 정체는 답이 없어서가 아니라, 질문을 할 충동이 없는 데에서 비롯된다
범주화가 '지성의 연로이자, 불길, 원천이자 결과물'
유추는 친숙함에서 새로움으로 도약하는 강력한 도구이다.
익숙함과 명확함, 낯섦과 모호함이라는 두 원소를 손에 쥐고 목적에 맞춰 적정 배합 비율을 찾아내는 일. 나는 그것이 에디팅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브랜딩의 핵심은 결국 연상 이미지 관리이기 때문이다.
정보를 자기화하려면 외부 자극을 차단하고 홀로 소화하는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필사하는 이유
한바닥 쌓아놓은 레퍼런스 늪에서 끙끙거리고 있다면 오히려 좋은 신호다. 고통 끝에 창조가 있으리라.
선배의 디렉팅을 받을 때마다 '나는 아직도 멀었다'는 씁쓸함과 '중요한 걸 배웠다'는 쾌감을 동시에 느꼈다. 성장에 대한 갈망은 이 두 기분이 동시에 찾아올 때 가장 짙어진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기업을 위한 제안서나 발표 자료를 만들 땐 가상의 독자가 던진 질문을 그대로 소제목으로 써서 청중의 호기심을 모으는 동력으로 쓴다
마지막으로 책장을 덮거나 영상 재생을 멈출 때 그들에게 어떤 감정이 남기를 바라는가?
콘텐츠 컨셉을 결정하기 전에 반드시 선행하는 과업이 있다. '업무를 의뢰한 a사가 자신의 본업을 통해 세상에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에 대한 나름의 대답을 찾는 일이다. 그래야 b사도 아니고 c사도 아닌 바로 a사가 만든 미디어라는 인식이 또렷해지고, 브랜딩에 기여하며, 소비자도 납득한다.
미디어 컨셉-이미 완결된 타인의 인터뷰를 읽는 미디어가 아니라 독자가 스스로 답을 채울 수 있도록 툴킷(tool kit)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미디어
컨셉 도출에 가장 필요한 역량은 재치가 아니라 끈기라고 생각한다. 내가 깃발을 꽂을 수 있는 빈 땅이 보일 때가지 물고 늘어지면서 끝까지 자문자답하는 끈기가 기억되는 컨셉을 만든다
이제는 바이라인의 의미가 다르게 다가온다..하지만 일을 하면 할수록 에디터 업의 아름다움은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로 건너가보는 순간에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제 나에게 잡지 바이라인은 '제 이름을 걸고 당신 생각을 참 많이 했답니다'라고 고백하는 공간으로 보인다
자기 자신의 마음을 인식할 때도 프레임은 힘을 발휘한다
이 책을 쓰고 있는 에디터 최혜진의 전제는? 편집은 상당히 멋지고 창조적인 삶의 기술이라는 믿음이 있기에 이 글을 쓴다
직관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않고 자기검열 없이 궁금한 것을 물을 때 대화의 진동이 깊어지는 경험을 수차례 했다.
앞으로는 생산이나 제작이 아니라 의미와 해석으로 싸우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한다
여백이 가장 큰 비주얼 재료다
에디터 근속 20주년을 맞아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이라 생각하면서 책을 썻다. 해외여행이나 귀한 물건을 선물하는 것도 좋겠지만, 인생의 절반을 바친 일의 의미를 고유한 언어로 정리해 한 권의 책으로 남기는 것보다 더 큰 선물은 없겠다 싶었다...그것이 내가 업을 사랑하는 방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