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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엄 Aug 19. 2024

(고3아들) 믿음아 흔들리지 말자.

아들에 대한 믿음으로 대화하자

대학입시를 앞두고 수시 지원에 대한 생각을 말하는 고등학생 아들. 낮은 등급의 보유자임에도 대학을 가지 못한다는 생각은 없는 듯하다. 적어도 내가 보기엔 그렇다.

"엄마! 수시 많이 넣어봐도 돼요?"

"그래. 해 봐."

"그런데 넣을 때는 있어?"

"서울 쪽에도 하나 넣어 보려고요."

"응? 무슨 학교인데"

"강남에 직업학교인가?"

"뭐? 거기가 대학은 맞아?"


의심이 들었다. 그 성적에 어디를 넣을 것이며 원하는 3D 애니메이션에 관한 정해진 길을 따르지 않고 막무가내로 가는 것에 대해 불안감에서 말이다. 낮은 성적으로도 대학을 가겠다는 아들의 열정을 생각해 그동안 과도한 관심을 자제하고 있었다. 그런데 정확하지도 않은 학교명에 예민한 불안감에 불이 켜지며 아들을 쏘아붙이게 됐다.


"아들! 대학은 가지 않아도 상관없고 대학을 가더라도 다른 과를 선택하면 . 요즘 지방대는 미달되는 곳도 많기 때문에 괜찮다고. 너 잘하는 운동 관련 쪽은 어떨까?"

"나는 애니메이션과로 가고 싶어요."

"요즘 AI가 그려주는데 무슨 애니메이터야."

"엄마. AI가 할 수 있는 게 있고 사람이 할 수 있는 게 있어요. 내가 하고 싶은 건 진짜 애니메이션 만드는 거라고요."




사실, 아들이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다던 목표를 신뢰하않았다. 평소에도 공부를 열심히 한다거나 책을 읽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기에 진로는 당연히 달라질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아닌 모양이다. 늘 애니메이터란 말을 외쳤었는데 그새 잊어버리고 예민한 불안감에 나의 자제력을 태워버렸다.

"예전부터 애니메이터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었는데"라는 말을 남기고 방으로 들어가는 아들의 모습을 보고서야 정신이 차려지며 한발 늦은 후회가 밀려왔다.


아들의 나태한 모습만 보면 내 안의 불안이 불만을 만들어내니 아들에게 했던 불신의 잔소리가 곱씹어졌다. 끝까지 믿어주어야 잘 크는 것을 자꾸 잊어버린다. 아들이 하고 싶다는 걸 말해 주는데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엄마라니. 조용히 생각하고 보니 아들에게 미안했다.


아들과 같이 일하는 토요일 근무에 출근하는 차에서 아들에게 말했다.

"아들! 엄마가 유튜브를 보다가 AI를 이용해도 사람의 손길이 60% 이상 들어가야 저작권으로 인정해 준다는 소리를 들었어. 생각해 보면 네가 하고 싶다는 3D 애니메이터도 사람이 중요하다는 말인데. 미안해. 엄마가 AI에 대해 잘 몰랐어. 다 그려준다길래 그런 줄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닌 것 같더."

"아직까지 사람이 해야 하는 게 많을 거예요. AI도 초기쟎아요."


그러면서 AI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깊이는 아니라도 어느 정도의 지식이 아들에게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영상도 중요하지만 영상을 통해 이야기를 전하고 공감을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공통점을 찾으며 기분 좋게 대화하며 출근할 수 있었다. 서로의 관심사에 대해 파이팅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며 아들이 하고 싶다고 말하는 확실한 분야가 있음에 또 한 번 감사한 생각이 들었다. 목적 없이 살아가는 사람보다 작은 것에라도 의미를 가지고 목표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괜한 불신으로 쏘아붙였던 날에 대해서도 사과할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역시 관심사는 공유하고 서로에 대한 긍정적인 믿음은 흔들리지 말아야다는 걸 작은아들과 대화하면서 느꼈다. 아들의 상태가 나태해 보이더라도 보채지 말고 믿어주어야 올바른 소통이 이루어지니 믿음을 가지고 대화하는 엄마가 되자고 다짐했다. 두 아들 모두 공부는 못했지만 바르게 자랄 수 있었던 것도 나의 그런 믿음 때문이었는데 잠시 흔들렸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긍정의 믿음줄을 붙잡아야겠다.





인정한다. 나의 불안을

미안하다. 잔소리해서

믿음 잡고 중심 잡을게


믿음아 흔들리지 말자

믿음아 중심 잡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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