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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 사이버 대학 미디어 문예창작과 3학년에 편입하다.

취미로 공부를 택했다.

by 글쓰엄

꾸준히 글을 쓰다 보면 욕심이 생긴다. 지금보다 나은 글을 쓰고 싶은 마음에 배움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아들에게 가사를 주려는 마음에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보석 같은 문장의 창작은 학습을 떠올리게 했다. 물론 대학에서 배운다고 좋은 글이 나오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런 정성이 모이고 시간들이 모이면 괜찮은 글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간절함에서였다.


아들의 개명에 도움을 주신 철학관 선생님께서 사이버 대학을 권하셨다. 당신은 공부하고 살아야 잘 되는 사주라며 사이버 대학을 추천하셨다. 일을 하면서 학교에 다니지 않아도 하루 한 시간씩 인터넷 강의로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말이다. 사이버 대학이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하루 한 시간씩만 수업을 들으면 된다는 말은 솔깃했다.


이제 두 아들은 대학생활로 인해 집을 떠난다. 아이들의 독립을 응원하며 자신들의 둥지가 늘 따뜻하게 유지되기 위해 그 둥지를 지키고 있는 어미가 건강해야 한다는 걸 안다. 그래서 취미를 가지고 즐겁게 살기 위해 무언가를 찾고 있는 중이었다. 최종적으로 생각한 게 공부라니 허무하지만 공부만큼 돈이 적게 드는 취미도 없었다. 여러 가지로 나에게 득이 될 시간을 귀찮다는 이유로 미뤄둘 수는 없었지만 고민스러웠다. 공부하기 싫었기 때문이다.


아들을 위한 글과 건강한 나를 위한 시간을 위해 취미 삼아 시작할 필요는 있었다. 좋은 생각이라도 하기 싫은 마음이 바다와 같았으니 얼른 질러버려야 했다. 자꾸 생각하지 않고 돌이킬 수 없도록 지원서를 제출하고 입학등록을 해버린 것이다.


경희 사이버 대학은 문예창작과를 검색하다 나온 곳이었다. 12월 3일부터 원서를 접수했고 자기소개서와 간단한 설문지 작성만 하면 되는 방식이었다. 대학을 졸업했고 사회복지사자격증도 있는 상태라 학점은행제를 통해 140학점을 모아둔 상태였다. 그래서 1학년부터 시작하기보다 3학년 편입으로 원서를 지원할 수 있었다.


3학년 편입은 전문대학을 졸업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능하다. 이왕 공부하는 거 1학년부터 시작하면 좋지 않겠나 생각할 수 있겠지만 뭐 하러 그럴까. 가능하면 학습일수를 줄이고 싶었다. 억지로 해야 하는 공부가 아니라 취미 삼아 공부하는 것이라 가능한 일이겠지만 이제껏 대학공부와 자격증 공부로 나는 나를 많이 괴롭혔다.


대학 등록금도 일반 대학보다는 저렴했다. 대학을 졸업했거나 직장을 다니면서 공부를 하는 사람에겐 등록금을 30% 할인해 주는 제도도 있었다. 내 경우엔 둘 다 해당되어 직장인혜택으로 30% 감면을 받았다. 국가 장학금 혜택까지 받는다면 거의 무료로 다닐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처럼 돈이 적게 드는 취미가 없으니 다행이다. 공부하면서 머리를 써야 하는 게 문제겠지만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의미에선 좋은 결정을 했다는 생각이다. 직장에 다니면서 하루 한 시간씩 인터넷 강의를 들으면 된다. 말이 쉽지 사실 어떻게 해낼까 싶다. 아이들의 빈자리를 공부로 채우려는 처절함이 없었다면 하지 않았을 선택이었다.


지금은 등록과 수강신청이 끝난 상태. 이미 돌이킬 수 없기에 그냥 해야 한다. 힘들면 중간에 던져버려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시작하지만 글 쓰는데 도움이 되는 배움인 것만은 확실하다. 글을 쓰는데 도움이 되는 도구를 익히는 셈이니 도전의 시작인 것이다. 수강신청 후 뒤늦게 알았지만 독서 논술 지도사란 자격증도 취득할 수 있던데 이것을 목표로 삼아야겠다. 대학수료증보다 독서 논술 지도사란 자격증이 더 좋아 보이니까 말이다.


꾸준히 할 수 있도록 내 안의 자아를 잘 다독거리며 걸어가려 한다. 이제 뛰는 것도 힘든데 빨리 가면 자빠지는 걸 안다. 중간에 넘어지지 않도록 어르고 달래 가며 그냥 해야겠다.



합격하고 등록을 하면 노트와 볼펜, 합격증을 우편으로 보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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