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구이야기
급하게 날아든 바늘
쌩하니
앙칼진 속도에 맞아
나도 모르게 가슴을 웅크리면
뜨거운 피를 뿜는 심장은
따가운 바늘임을 알아챈다
예리한 몸에 예민한 머리
길고 가늘어도 한 부분만 피하면 되는데
하필 뾰족한 발톱이 나를 찔러 누른다
팽하니
날아온 바늘에
그대로 얼어붙은 생각
머리에 펌프를 달아 빼내버릴까
몸통을 틀어 바늘을 부러뜨릴까
빠져나올 바늘구멍에 생각이 그려진다
쌩하게 뽑아도
피할 수 없는 따가운 흔적
시간이 지나도 남아있는 고통에 씩씩거리다가
남아있던 씩씩함에 의지해 바늘구멍 메워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