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기숙사생활을 정리하고 자취를 시작하게 됐다. 2~3군데를 돌아보며 나에게 사진을 보내주었다. 일단 학교와 가깝고 깨끗한 곳을 우선시 했고 한 곳으로 결정했다. 정해진 자취방을 사진으로 바라보며 설레어했던 건 아들만이 아니었다. 그렇게 원하던 자취방을 마련해 줄 수 있다니. 엄마로서 아들에게 해 줄 수 있다는 것에 감격했다.
이사날짜를 정해 놓고는 더 부지런해졌다. 아들의 자취방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며 필요한 물건들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 집도 치워가며 청소를 연습했다. 무엇이든 정리하고 계획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 즐거운 놀잇감이 생긴 것이다.
앞으로도 아들의 자취방은 바뀔 것이다. 그럴 때마다 같이 움직여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있지만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아들의 새로운 공간은 나의 새로운 놀이공간이기도 하다. 또 새롭게 색칠해 줄 수 있는 캔버스 같은 존재인 것만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