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들은 내게점심을 먹으면서 앞으로 계획에 대해말해 주었다. 대학에 편입해서 배우는 것보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노래연습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이다. 아쉽지 않겠냐는 나의 말에 1학년때 끝난 고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교수님에 대해 말해 주었다. YG에서 보컬디렉터를 하시는 분인데 배울게 많아 교수님의 강의가 도움이 되며 이해가 잘 된다고 했다.실용적인 교수님의 강의가 자신의 생각을 굳히게 하는데 도움을 준 모양이었다. 아들의 생각을 듣고 해주고 싶은 말이 있었지만 밥과 함께 목구멍으로 넘겨버렸다. 괜한 간섭 같으니 자제해야 했다.
"엄마! 나 요즘 너무 편한 것 같아요."
"마음이?"
"아니 그냥. 조금 있으면 정신없는 시간들일 건데 지금 잠깐요. 너무 나태한 걸까요?"
"나태한 거 아냐. 편할 때도 있어야지. 그동안 열심히 했으면 잠깐은 쉬어도 돼. 휴식도 필요한 거잖아."
"그래요? 엄마! 나 65kg 됐어요. 운동하고 나니까 몸에 살도 붙었어요."
진짜 편한 걸까? 아니면 마음먹은 내년의 계획이 고민을 덮은 걸까? 말라서 걱정했었는데 살이 붙었다는 소리는 반가웠다. 겨울방학에 킥복싱학원을 다니더니 체력증진과 체형에 도움이 된 모양이다. 역시 운동은 중요하다. 아들의 편하다는 소리는 일상에 큰 근심거리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니 다행이기도 했다.
아들은 나에게도 쉬면서 하라는 말을 했다. 알겠다는 대답만 해놓고 동동거리고 있으면 억지로 끌고 가서 소파에 앉힌 적도 많았다. 아들의 서툰 말과 행동에 마음이 녹아내리며 잠깐의 휴식이 생각나 웃음이 났다. 내게도 휴식이 필요했듯이 지금의 편안함은 아들에게도 필요한휴식일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