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차 PM, 내가 퇴사를 고민했던 세 가지 이유

이직보다 어려운 건, 오늘을 버티는 일

by 리뷰온리

안녕하세요, 리뷰온리예요 :)


오늘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 해요.

제가 진짜로 퇴사하고 싶었던 순간들에 대한 이야기예요...하하


7년 동안 여러 프로젝트를 관리하면서 세 번이나 진지하게 퇴사를 고민했어요.

그 시기마다 공통된 이유가 있었고,

지금 돌이켜보면 그건 단순히 피로 때문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오늘은 제가 퇴사를 고민했던 세 가지 이유를 같이 얘기해보려고 해요.

비슷한 고민을 하고계신다면,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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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1. 내가 '무슨 일을 왜 하는지' 설명할 수 없을 때


첫 번째는 방향을 잃었을 때예요.

의사결정의 부재로 번아웃이 크게 왔던 것 같거든요.


당시엔 하루에도 세 번씩 회의가 있었는데,

결정은 매번 "일단 해보고 다음에 보자."였어요.

스프린트 목표는 늘 바뀌었고, Jira 보드는 'Doing'으로 꽉 차 있었어요.


PM인 저는 늘 일정을 조율하고, 문서를 업데이트했지만...

정작 "이 일을 왜 하는가"에 답할 수 없었어요ㅠㅠ

그 답이 사라지면, 일의 의미도 사라져요.

결국 저는 일의 맥락을 잃은 채 기계적으로 움직이고 있었어요.


그래서 처음으로 퇴사라는 단어가 마음에 떠올랐어요.

단순히 힘들어서가 아니라,

내가 하는 일을 설명할 수 없게 된 순간이 너무 무서웠거든요.


스프린트 목표가 회사의 미션과 연결되지 않는다

백로그 우선순위가 KPI와 상관없다

"왜 이걸 하지?"라는 질문에 아무도 대답 못 한다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이미 '방향 상실'의 신호가 시작된 걸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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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2. '데이터로 말하자'면서 근거가 없을 때


두 번째 이유는 데이터가 구호에 그칠 때예요.

당시 팀은 모두 "데이터 기반으로 일하자!"라고 외쳤지만,

실제로는 GA4에 이벤트 이름조차 통일되지 않았어요ㅠㅠ


Amplitude 대시보드엔 멋진 그래프가 있었지만,

아무도 그 의미를 설명하지 못했어요.

회의에서는 "느낌상 괜찮은 것 같아요" 같은 말만 반복되더라고요...


PM의 일은 데이터를 들여다 보기만 하는 게 아니라,

데이터가 만들어지는 메커니즘을 설계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왔어요.

그런데 측정 설계(Tracking Plan)가 없으면

분석도, 실험도, 개선도 모두 허공에서 맴돌아요.


그래서 제가 직접 이벤트 명세서를 만들었어요.

"이건 클릭, 이건 전환, 이건 오류"를 정의하고 노션에 정리했어요.

하지만 돌아온 답은 이거였어요.


"그건 나중에 해요, 지금은 기능부터 내야 돼요."


그때 확실히 느꼈어요.

이 조직에서는 '느낌'이 '데이터'를 이기고 있구나.

PM이 수치를 근거로 판단할 수 없는 환경이라면,

결국 감정 노동자로 전락하게 된다는 걸요ㅠㅠ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정말 퇴사 고민이 많이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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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3. 책임은 내 몫인데, 결정권은 없을 때


세 번째는 권한 없는 책임 구조예요.

PM으로서 제일 힘든 건, '결정권' 없이 '책임'만 지는 상황이에요.


프로젝트가 실패하면 "왜 미리 말 안 했어요?"가 되고,

성공하면 "팀이 잘했네요!"가 돼요ㅎㅎ

결정은 위에서 내려오고, 회의록엔 이름조차 안 남아요.


이런 구조에서는 누구도 진짜로 책임을 지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RACI를 만들고,

의사결정 로그를 남기고,

리스크 로그를 매일 업데이트했어요.


하지만 그 문서들은 결국 회의록 하단에 '참고자료'정도 역할밖에 하지 못하더라고요,...

결정은 여전히 구두로 이루어졌고,

리스크는 PM 개인이 떠안는 구조였죠.


그때 확실히 알았어요.

"이건 내가 바꿀 수 있는 문제가 아니구나."

그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노트북에 사직서를 열었어요.

작성은 끝까지 못 했지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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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남을 때 배운 것도 있다


모든 고민이 퇴사로 이어진 건 아니었어요.

두 번은 남기로 결정했어요.

아직 바꿀 수 있다고 느꼈거든요.


그때는 제가 직접 시스템을 손봤어요.

OKR을 다시 쓰고,

스프린트 입장권을 'GA4 이벤트 명세'로 바꿨고,

ADR/RAID 로그를 매일 업데이트했어요.


그 결과, 2분기 만에 딜레이율이 38% → 17%로 줄었어요!

그때 반드시 퇴사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걸 느꼈죠.

다시금 일을 이어갈 힘이 생겼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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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기 전,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들


정말 충동적으로 퇴사에 대한 고민이 스쳐지나갈 수 있지만,

퇴사를 결정하고 나면 책임져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어요...

저는 떠나기 전, 늘 아래 질문을 생각해봤어요.


내가 하는 일을 '숫자'와 '스토리'로 설명할 수 있나

3개월 안에 바꿀 수 있는 레버가 있나

조직의 학습 속도와 내 성장 속도가 비슷한가

떠나는 이유를 "싫어서"가 아니라 "하고 싶어서"로 말할 수 있나


이 질문들에 "아니오"가 세 개 이상 해당된다면

퇴사할 때가 된 거예요.


어쩌면 한두번쯤 퇴사를 고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수도 있어요.

PM으로 오래 일하다 보면,

"이 조직은 더 이상 학습하지 않는다"고 생각이 들 때가 정말 많아요.

그 생각이 찾아올 때, 저는 멈추지 않고 방향을 바꿨어요.


퇴사는 언제나 두렵지만,

그 두려움 속에서 자신을 다시 세우는 순간이 분명히 있어요.

저는 그 시간들이 결국 저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믿어요.

앞으로도 많은 고민이 있겠지만 이제는 조금 더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ㅎㅎ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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