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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엘리온 Mar 23. 2024

빨리 60살이 됐으면...

나이 먹는 것이 겁나던 때가 있었다.


'젊음'이라는 무기로 헤쳐나가지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했었다.


한 순간에 압도되는 기품도 젊음이라는 찬란함 앞에서는 맥을 추지 못한다고 느꼈었다.


까르르 웃음 지으며 지나가는 여고생들의 모습은 여전히 빛이 난다.


청춘의 열정과 고민 앞에서는 숙연한 마음마저 든다.


그런데...


이제는 좀 여유롭고 싶다.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한 발 물러서고 싶다.


매일 같은 시간 출근과 퇴근을 하고, 

퇴근 후 늘어져 넷플을 보고 싶은 유혹을 걷어내고 글을 쓰기 위해 스터디카페를 간다.

축구와 악기를 하는 아이들 서포트를 위해 

4개의 지역을 오가는 탓에 1년 사이 주행거리는 50,000킬로를 훌쩍 넘겨 버린다.


나의 꿈과 아이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과의 연락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밖에 없는 나는, 단체 대화방의 알림을 스트레스로 여기고 지인과의 연락도 꺼리는 사람이다.


무엇보다 직장 내 인간관계 스트레스는 나이 먹음과는 별개인 것인지 집요하게 나를 괴롭힌다.

퇴사가 답이겠지만, 이곳에도 나의 꿈이 있기에 포기하지 못한다.


60이 되면...

달라질 수 있겠지...

여전히 다른 모습으로 삶을 살아내고 있겠지만, '이쯤이면, 좀 쉬어도 되겠지...'정도의 여유는 가지고 있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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