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만화 업계의 삼대장이 원피스와 나루토, 블리치였다. 이 중 지금까지도 살아남은 건 원피스 하나 뿐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만화 삼대장은 뭘까? 귀멸의 칼날과 체인소맨, 그리고 오늘 소개할 작품 주술회전이 그 사례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나 주술회전은 귀멸처럼 애니화 버프를 더더욱 잘 받은 만화기에.
원작 주술회전은 일단 스토리의 구조는 별 거 없다. 자세히 보면 설정은 블리치에서 가져온 것 같고 전개 방식은 헌터x헌터와 유사하다. 기본적으로 소년 만화 치고 현대 다크 판타지를 지향하는 만큼 주술회전은 당연히 이 장르의 대표 격인 블리치의 영향을 안받을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마냥 주술회전의 스토리는 뻔하지 않다. 나처럼 소년만화를 많이 본 사람들은 보다 보면 대충 전개를 예상하게 된다. 예를 들자면 이쯤되면 얘는 개과천선 하겠다며 말이다. 하지만 주술회전은 그런 클리셰를 틀어 예상 못한 방향으로 이끌어간다. 한 예로 이타도리 유지의 설득으로 악역이었던 준페이는 주술고전에 들어갈까 생각하며 전형적인 개과천선식 소년만화 흐름을 따라가나 했으나 바로 다음 장면에서 마히토의 술식에 의해 준페이는 개조인간으로 변한다.
이처럼 주술회전은 겉으로 보기엔 평범해보이는 스토리일지라도 깊게 가보면 여러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흥미진진한 구도로 이끌어간다. 주술회전 원작은 자세히는 안봐서 모르겠다만 이런 식으로 중간중간에 변수들을 넣어주고 처음에는 단순 츤데레인 줄 독자들이 착각하던 스쿠나의 본모습을 갈 수록 보여주며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여기까지 원작과 스토리가 잘 만든 이유였다. 그렇다면 애니가 잘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뛰어난 연출 때문이다. 주술회전 애니판의 감독 박성후는 전에 연출했던 갓 오브 하이스쿨에 이어 이 작품을 맡게 되었는데 유포터블 빰치는 마파의 뛰어난 연출은 생동감이 있다. 작화도 그런대로 괜찮고 매화마다 나오는 전투씬은 상상초월이다.
극장판도 봤는데 극장판은 애니판을 영화로 옮겨놓은 거 이상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퀄이 장난 아니었다. 마지막 유타와 게토의 싸움은 애니판 통틀어도 못나올 정도로 대박이었다. 또 극장한 주술회전 0은 유타가 단순히 주술을 치료해나가는 것을 넘어 동료들과 어울리며 인간으로써 한차례 성장해가는 것을 다뤘다.
이처럼 주술회전은 정말 잘 만든 작품이며 내 개인적으로는 귀멸의 칼날보다 재밌게 봤다. 한번 보실 분들은 왓챠에 있으니 찾아서 봐보시길 추천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