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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슨 Jul 08. 2022

일본 정치를 대하는 우리나라 언론의 문제점

2022년 일본 참의원 선거 시리즈 (외전)

항상 일본 정치 관련해서 언급할 때는 한국 언론도 참고하지만은 일본 언론 반응 역시 나는 중시한다. 왜냐면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는 일본 정치와 일본인 입장에서 보는 일본 정치는 천지차이이기 때문이다. 이게 가장 극심했었을 때가 내 기억이 맞다면 2019년 한일 무역분쟁 때인데 이때가 한일 양국 국민 여론이 가장 크게 대립했을 때다.


이 때문에 사실을 과장해서 보도하거나 유리하게 왜곡해서 보도하는 일들이 한일관계 의제에서는 매우 빈번하게 발생한다. 일본 언론들의 경우에는 야후 재팬 기사들이 그러한 성향이 심하고 사쿠라 TV, DHC TV는 거의 뭐 재특회와 다를 바 없는 수준이다. 산케이 신문 역시 그래도 앞서 언급한 언론들보다야 비교적 객관적이지만 구로다 가쓰히로가 한국에서 논란이 되었던 것처럼 기본적으로 일단 일본 우익의 입장을 대변하는 쪽이긴 하다. 물론 일본 보수 언론 중 가장 대표성이 있는 건 담담하게 정부 입장 대변하는 요미우리이지만.


하지만 내가 볼 때 이건 한국도 마찬가지다. 한일 무역분쟁 당시의 언론들의 태도를 나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알려진 이른바 '황색언론' 뿐만 아니라 중동, 한경오 같은 메이저 언론들도 선동과 왜곡에 가세했다. 이 당시 보도들을 보면 거의 조금만 한국인들이 밀어붙이면 일본 경제는 무너지고 한국이 일본을 능가할 것이라는 해괴한 국뽕 유튜버식 선동이었다.

2022년 참의원 선거의 방역수칙 포스터

당연히 세계 경제를 조금만 아는 사람이라면 누가 봐도 한국이 일본 경제 규모를 능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 거고 또 그저 불매운동 하나로 한 국가, 그것도 GDP 3위나 되는 국가가 무너질 거라는 얘기는 그냥 희망회로에 불과했었다. 애초에 일본 경제가 망하길 바라는 사람들도 웃긴 게 만에 하나 일본이 망하면 한국은 전혀 피해 안보고 더 잘 될 거라 생각하나 보다. 그리고 일본은 외환 보유고가 많은 나라에 엔화가 준 기축통화라 달러나 유로 다음으로 신뢰성이 높다는 걸 모르나 보다.


한일 무역분쟁 얘기는 이미 지나간 얘기니까 다시 최근 정국으로 돌아와서 보자면 이번에도 우리나라 언론은 왜곡 보도를 많이 했다. 그 일례가 저번 중의원 선거 때 입헌민주당이 이길 거 마냥 보도했던 것이나 자민당 총재선 때 오로지 여론조사만 본 채 당원 투표 요소는 무시하며 고노 다로가 기시다 후미오를 압승할 것마냥 얘기했던 것이다. 뭐 나도 이때 국민 여조가 워낙 고노가 압도적이고 이시바, 고이즈미 지지를 동시에 받는지라 될 줄 알았지만 말이다.


내가 이 글을 써야겠다고 다짐한 문제이자 우리나라 언론의 이번 참의원 선거 관련 가장 왜곡이 심한 보도는 일본 유신회가 혐한 극우 정당이라는 것이다. 그것도 사쿠라이 마코토 재특회 회장이 대표로 있는 일본 제일당과 똑같은 수준의 극우라는 것이다. 이게 어디서 유래가 되었나면 유신회의 창업주 하시모토 도루가 과거 오사카 시장 시절 위안부 관련해서 망언을 했던 것에서 기인한다.


하지만 하시모토 도루는 그런 극우색이 강했을 시절에도 절대 법적으로 재일 한국인을 차별한 적이 없었고 지금은 한국의 입장도 고려해 외교를 해야 한다고 할 정도로 지한 내지는 온건 친한으로 전향한 사람이다. 뭣보다 하시모토 도루는 지금 이 시점에서 현직 의원이나 부지사가 아니며 비록 입김을 행사하고 있지만 그다지 정계에서 적극적이진 않다.

일본 유신회의 슬로건, "개혁 그리고 성장"

결정적으로 유신회가 제일당과 완전히 다른 정당인 부분은 유신회가 혐한 발언과 시위를 규제하기로 그 유명한 헤이트스피치 금지 조례를 통과시킨 장본인이었다. 아직 오사카가 시 지위이던 시절에 공명당, 공산당과 함께 유신회는 헤이트스피치 조례를 제정했으며 곧 이어 참의원에서도 통과되었다. 애초에 일본 유신회는 오사카 지역정당이고 오사카는 한국인들이 많은 곳이다 보니 신경쓸 것이다.

 

또 혐한 단일 의제로 자이니치 척결 말고는 대안을 못내놓는 제일당과 달리 유신회는 공약이 다양하고 특색있다. 오사카도 승격, 제2수도화, 헌법 개정, 교육 무상화, 총리 직선제 등 일본 주류 사회에서도 담론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상식적인 주장들을 한다. 유신회가 제일당과 똑같다는 사람들은 오사카 지역 정치에 대해 아는게 조금도 없는 것이 분명하다.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한국 언론은 일본 정치에 매우 관심이 많다. 그러나 그것에 비해 일본인이 생각하는 일본 정치에 대해선 전혀 고민해보지 않고 감정적으로 비난을 배설할 소재만 짜집기해서 보도한다는 것이다. 그 예가 자민당, 유신회 극우정당설이고. 우리나라에서도 일본 정치에 대한 진지하고 일본과 역사적으로 얽혀있는 감정적 입장이 아닌 제3자 입장에서 담담하게 바라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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