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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세계

by 제이슨

" 부끄러운 일이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저는 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


이 말은 <인간실격>에 주인공 요조의 첫번째 수기에 나오는 첫 문장이다. 나는 이 말 만큼 다자이 오사무를 잘 표현하는 문장이 없다고 본다. 왜냐면 <인간실격> 자체가 다자이 오사무라는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기 때문이다.


패전 후 일본은 자기 자신에 대한 반성이 요구되는 사회였다. 이때 <인간실격>으로 유명해진 다자이 오사무는 타락과 절망을 주제로 대표되는 염세관을 가진 작가였는데 이 시대상에 잘 맞았다고 생각한다. 그는 처절한 자기 반성과 책임 의식을 관통하는 얘기를 하였다.


또한 다자이는 사실을 그대로 묘사하기 보단 보다 깊은 원체험을 허구적인 방식으로 표현하였다. 특히 <인간실격>은 자폐적이고 고독하고 소외된 현대인의 보편적인 인간상을 훌륭히 포착해내었다. 즉 다자이 오사무는 나약하고 슬픈 영혼을 가진 사람들의 대변자이기도 한 것이다.


그가 죽기 1년 전에 쓴 또 다른 작품 <사양>에서 다자이는 일본의 패전을 진지하게 성찰하며 스스로를 보수파라 선언했으나 새로운 사조, 새로운 현실, 새로운 문화를 갈망하는 듯한 논조를 취했다. 특히나 <사양>에서 그리는 여성의 역할은 시대에 묶이지 않고 주체적이며 다양한 변화 양상을 보였다.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 세계는 퇴폐적이며 우울하다. 그 때문에 당시에는 그의 소설을 읽고 자살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사회적 불안과 미래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현재일 수록 우리에게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은 더욱 크게 와닿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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