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의 아이 리뷰쓸 때 영화를 한번 다시 봤었다. 보통 나는 리뷰쓰기 전에 대상을 다시 한번 보는 스타일이다. 영화건 만화건 소설이건 전문 서적이건 상관 없이 말이다. 내가 그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그래야 생각이 한번 더 정리되고 더 좋은 내용으로 리뷰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 다시 한번 <너의 이름은>을 리뷰쓰기 위해 시청했다. 오랜만에 보는 영화여서 상당히 재미있게 봤고 보다 보니 전에 볼 때 놓쳤거나 미쳐 생각해내지 못한 부분까지 생각하게 되었다. 이래서 리뷰를 위해서라지만 한번 더 봤던 작품을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본론으로 들어와서 <너의 이름은>의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하자면 도쿄에 사는 타키와 이토모리라는 시골마을에 사는 미츠하가 서로 몸이 바뀌면서 벌어지는 스토리다. 초반에는 재미 위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중반부터 떡밥들을 던지고 회수하곤 했다. 그래서 초반까지는 별 생각 없이 봤었다.
그러다가 하이라이트인 후반부에 들어서 이야기는 진중해진다. 미츠하가 사는 시골에 대재앙이 닥칠 위기에 처하고 이를 막아 예견되어 있는 재앙을 막기 위해 미츠하에 몸에 들어간 타키가 온갖 노력을 다한다. 하지만 그리 쉽게 흘러가지만은 않았다.
이때 이토모리 정사무소는 혜성이 떨어지는 와중에 집에서 대기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아마 한국인이라면 이 장면과 비슷한 걸 봤을거다. 바로 세월호 사건이다. 이때도 세월호 선장은 승객들에게 가만히 있으라 해놓고 혼자 도망갔으며 이 때문에 적절한 대처만 했어도 사상자를 크게 줄일 수 있던게 대참사가 되어버렸다.
나는 그런 점에서 <너의 이름은> 속 이토모리 정사무소의 대응에서 세월호 사건을 떠올렸다. 막을 수 있는 기회가 있어도 막지 못한 것 그리고 그런 선택을 되돌릴려는 주인공의 모습에 세월호 사건을 겪은 한국인들은 분명 몰입이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뿐만 아니다. 일본도 여러차례 국가적 재난을 겪었고 미국도 대규모 테러를 겪었다. 막거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던 사건이었던 것과 돌이킬 수 없는 참사를 다시 돌아가서 막으려고 하는 스토리는 다른 나라 사람들도 공감하기 좋은 소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2020년 중국의 늦장 대처로 전세계로 확산된 코로나 19를 보며 나는 <너의 이름은>처럼 되돌아가서 막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너의 이름은>은 국가적 재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주제의식이 명확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확실한 명작이라고 생각한다. <너의 이름은>을 보며 다가오는 우리는 막을 수 있었음에도 막지 못했던 사고들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