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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슨 Aug 28. 2023

브릭스의 확대와 세계질서의 미래

브릭스(BRICS)는 과연 서방세계를 넘어설 수 있는가?

https://youtu.be/AzN_TIYF6uM?si=mYDdpsSEZAWgLxMk

브릭스(BRICS)는 러시아와 중국이 주도하며 제3세계 국가들이 가담하는 형식의 국제 기구이다. 그리고 최근에  브릭스에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이란, 이집트, 에티오피아, 아르헨티나 등 6개국이 가입하게 되었다. 원래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국가들이 주도하던 국제기구였는데 이제는 추가로 6개국이 들어와서 11개국이 가입된, 마치 제3세계의 G7로 발전된 형국이 되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브릭스는 본격적으로 글로벌 금융 체제와 서구가 주도하는 세계 질서에 저항하게 되는 기구로 발전했으며 이외에도 40개 국가들이 이 기구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정세다.


그 중 눈여겨볼 점은 브릭스가 확대하는 범위의 가장 집중하는 대상이 중동 세계라는 점이다. 특히 전통적으로 미국의 우방이라 여겨졌던 사우디가 가입한 것은 그들이 대미의존도를 줄이고 미중 사이에서 본격적으로 줄타기 하려고 작정했음을 알리는 행보였다. 어차피 빈 살만 이후 사우디는 미국과의 관계가 상당히 느슨해진 편이긴 하니까. 게다가 이미 지역 강국인 사우디가 세계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기에 그런 점에서 이번에 브릭스에 가입한게 아닐까 한다. 또 그러면서도 사우디 측은 미국과의 관계 유지와 중국과의 경제적 협력 심화하려는 행보로써 균형을 맞추기 위함이라 밝혔다.

또 다른 흥미로운 지점은 사우디의 얼마 전까지의 숙적이었던 이란이 참여를 결정한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단순히 반미 감정 뿐만 아니라 이란의 경제가 오랜 시간 동안 미국의 제재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그 중심에는 금융 산업계의 제재가 크기에 이를 극복하려는 문제 또한 있다. 거기에 아랍 에미리트까지 들어오면 산유국인 세 국가의 특성상 석유와 석유 거래에 사용되는 금융 메커니즘의 대변혁이 이뤄질 수 밖에 없다. 특히 작년에 아랍 에미리트와 이란과의 외교 관계를 복원하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화해하는 행보를 해왔는지라 세 국가 엘리트층 사이에서는 브릭스에서도 서로 운영을 방해하지 않고 같이 협업이 가능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


이미 사우디는 월스트릿저널 보도에 따르면 중국으로부터 원전 계약 입찰을 고려 중이라 한다. 이는 그동안 미국이 우라늄 농축이나 자체 우라늄 매장지 채굴을 하지 않겠다는 계약을 강요해왔었던 것의 반감에서 기인한다. 마침 중국이 그러한 요구 없이 계약을 하자 하니 구미가 당길 수 밖에. 이미 작년 12월에 시진핑이 방문한 아랍-중국 비즈니스 정상회담 자리에서 사우디는 1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약을 맺었으며 요새 부쩍 중국하고 가까워진 모양새다. 참고로 사우디는 빈 살만 이래 요새 미래에 대비하여 석유 산업의 비중을 줄이고 원자력 발전소와 같은 방향에서의 투자를 전폭적으로 늘리는 중이다.


아랍 에미리트 역시 최근에 급격히 반서방적 행보로 기울고 있는데 실제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서방의 러시아 석유 금지 조치로 인해 러시아의 최대 교역국 중 하나가 아랍 에미리트가 되어서 그들은 이를 할인된 가격에 구매해 재판매하거나 시장 가격으로 판매되는 제품으로 정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어찌보면 미국의 대중동 정책이 실패한 이후 중동 국가들, 심지어는 전통적인 친미 국가인 걸프만 국가들까지도 러시아 혹은 중국한테 붙어버리고 있는 상황인데 블룸버그 통신조차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뒤집힌 지정학이 더욱 복잡해질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브릭스 확장에는 중국의 영향력 확보 의도도 크다. 중국은 브릭스 확장을 통해 기존 회원국들을 넘어 브릭스의 영향력을 확대하여 세계 경제와 무역, 특히 달러화 사용에 있어 미국에 대항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는데 특히 브릭스가 주요 석유 수출국과 수입국을 모두 회원으로 확보하게 된 만큼 석유 시장의 달러 지배력에 더 초점을 맞춰 대응하려는 채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행보의 결과는 달러 의존도가 자유롭게 낮춰질 수 있는 유동성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며 최종 목표는 러시아, 중국 모두 다극화된 세계 질서를 만들어가는 것에 있다. 이미 인도는 앞으로 최근 미국 달러 대신 인도 루피와 에미리트 디르함으로 무역 거래하기로 아랍 에미리트와 합의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이집트와 에티오피아가 브릭스에 들어가면 그들이 경제 원조와 무기 거래를 위해 중국, 러시아와의 교류가 확대될 것이고 이는 서구의 아프리카 내부에서의 영향력 감소와 러-중의 진출 및 영향력 확대로 이어진다. 그렇게 되면 두 국가 모두 권의 권력 남용 문제로 서구에 공격받는 중에도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 정치적 보호를 받을 수가 있다. 아르헨티나는 미국 달러 보유고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인게 가입의 주된 배경이며 아마 브릭스 내 신개발 은행지원을 받아 재정 위기를 극복하려고 구상 중일 것이다.

실제로 이번 브릭스 정상회담에서 영상으로 참여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열강이 주도하는 신자유주의적인 일극 체제가 개발도상국의 고유한 가치와 어느 한 국가나 블록도 지배하지 않는 다극화 세계의 출현에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다. 물론 푸틴은 그 열강이 누군지 밝히지는 않았지만 누가봐도 미국을 얘기하는 것이었다. 푸틴의 이같은 발언은 전통적인 서구 열강이 지배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국제 기구에 대한 대안으로 브릭스를 제시하려는 듯한 제스처로 해석이 가능하다. 멤실제로 다른 회의 참가국 대표들의 논의 과정에서도 미국에 대한 언급이 꽤 많았으며 게다가 미국 정부의 제이크 설리반은 브릭스의 의의를 의도적으로 축소하며 지정학적으로 미국의 경쟁자가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나도 이건 마찬가지인데 브릭스가 서방 세계의 도전자가 될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는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고 본다. 브라질 룰라 대통령이 최근 회의에서 서방의 G7과 경쟁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하기도 했고 인도는 서방과 상당히 긴밀한 관계를 구축 및 쿼드를 통해 또 다른 브릭스의 주도 국가인 중국을 상대로 커다란 견제구를 날리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달러 사용을 중단하려는 시도는 모두 무산되었으며 그리고 가장 구체적인 성과인 브릭스 신개발은행은 현재 창립 주주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문제로 국제사회의 대규모 제재에 직면한 상태이기에 다소 안정적인 위치에 있는 상황이 못된다.


무엇보다 세계 무역에서 에너지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불과하다. 그 말은 무엇이냐면 예를 들어 사우디가 중국과 인도에 석유를 수출한다고 쳐보자. 그럼 그때 만약 무조건 현지 통화를 책정하더라도 국제통화로서 달러의 패권 지위에는 결정적인 타격을 입히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브릭스의 기존 회원국들은 대부분 산업 중심 국가들로써 남아공 정도만 제외하면 모두 강대국들이지만 질적인 경제력은 여전히 서방에게 밀린다. 그래서 그나마 서방에 대적할 만한 요소는 압도적인 자원이 가장 크며 결국 이러한 브릭스를 주도하는 국가는 그  중에서 자본이 가장 많은 우위에 있는 중국이 될 수 밖에 없다. 여담으로 서방 언론인 <프랑스 24>는 브릭스가 은행 체계가 데이터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다는 등 불투명하다는 비판도 있다고 소개했다.


또 이번 6개국의 가입으로 브릭스의 회원국 규모는 이전보다 세계 인구와 경제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커졌는데 여기서 더욱 성장하려면 브릭스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제3세계 국가들에게 성장을 보장할 수 있는지 어필할 만한 능력이 되어야 한다. 글로벌 거버넌스 제도가 어떻게 개혁되어야 하는지 또 어떻게 하면 남반구(글로벌 사우스) 지역의 이익을 더 극대화시킬 수 있는지가 관건으로서 이는 브릭스의 성장에 있어서 커다란 과제가 될 것이다. 이것이 실패한다면 브릭스는 미국 패권은 넘보지도 못할 거고 흐지부지 되어 회원국끼리 오히려 새로운 갈등 양상만 생길 거다. 문제는 브릭스를 주도하는 중심 축이 균형이 아닌 중국 쪽으로 흘러가는데다가 인도 같은 반중 국가 혹은 미국하고 밀접한 남미 국가들도 있는지라 다소 불안정한 부분.

그러나 그럼에도 서방에 대해 브릭스가 위협으로 작용할 부분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들이 내세우는 달러 패권 몰락에 대한 프로파간다가 아직 현실화되지는 않았지만 서방에서도 몇몇 전문가들은 몇 년 안에 세계 3대 경제국 중 두 곳이 미국 달러 없이 브릭스 블록 내에서 자기들의 현지 통화로 거래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인해 가장 혜택을 볼 국가는 바로 이란이고. 따라서 브릭스의 미래가 가장 낙관적으로 흘러가게 하려면 장기적으로 최소 30년을 내다보고 점진적으로 회원국을 늘려가는게 나은 선택일 것이다. 최근의 확장은 다소 너무 급진적인 면이 크기에 과부하 위험이 있다고 본다.


동시에 브릭스에 이란이 참여함으로써 그들이 세계적 고립에서 어느정도 벗어나고 그에 따라 핵 문제와 같이 향후 미국과 맺게 될 모든 협상에서 미국에 대해 발언권이 커질 전망이다. 그리고 브릭스 확대에 발맞춰 중국과 인도는 비록 나렌드라 모디와 시진핑과의 즉석 회담에서는 다소 어긋나는 부분이 있었지만 어쨌든 라다크 지역이라는 국경 분쟁지에 배치된 수천 명의 병력을 점진적으로 빼가기로 합의를 보려 하고 있는 등 앙숙이었던 양국 관계가 개선되려고 하는 듯한 지점은 있는 편이다. 그리고 이번 확대로 세계 GDP의 37%, 세계 인구 측면에서 46%까지 성장하였으니 서방 중심의 체제에 미치지는 못해도 "일단은" 성장 중이긴 하다는 건 부정 못할 거다.


비록 요새 분위기가 화석 연료에서 벗어나 신재생에너지로 나아가려고 세계 각국들이 방침을 내놓고 있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세계 석유 시장은 여전히 ​​압도적으로 강력하다.  그리고 브릭스는 그러한 시장 구조 속에서 힘이 더 강해지면 강해지지, 더 약해지진 않을 것이다. 전 세계 석유 생산량의 12.9%를 차지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가입 덕분인데 거기에 더해 이란과 아랍 에미리트까지 끼게 되어 중동 석유의 상당수가 브릭스의 손에 넘어가게 되었다. 이 속에서 브릭스는 세계 경제 성장, 무역 및 자본 투자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게다가 원유는 통상 달러화로 결제가 이뤄지는데 그 때문인지 국제유가와 달러화는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그렇기에 사우디아라비아나 이번에 가입한 중동 산유국들이 자국 통화나 위안화, 루블화 같은 브릭스 회원국의 통화를 사용한다면 전세계 금융시장에서 달러화의 가치에 변동이 생길 확률이 크다. 이미 브릭스 회원국들이 자국 통화 기반 결제 수단 및 플랫폼의 출시를 검토 중이라는 얘기도 있고. 물론 위에서 언급한대로 달러의 패권적 지위 자체를 바꾸기에는 시간이 상당히 많이 필요하긴 하나 단순 변동이라면 영향 자체는 가능하다는 얘기다. 지난 1년간 러시아, 중국, 브라질이 무역 거래에서 비달러화 정책을 확대해왔었는지라 탈달러화의 현실성이 있기야 하지만 어떻게 무역을 위한 효율적인 통합 결제시스템을 구축하느냐가 앞으로 브릭스 탈달러화 노선의 향방을 가를 것이다.


아마 브릭스에서 앞으로 중요할 키포인트인 국가를 꼽자면 인도가 될 것이다. 현재로써 브릭스의 가장 주도국인 나라는 중국일텐데 이게 과해지면 러시아나 다른 회원국들 사이에서 반발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브릭스가 앞으로 크려면 인도가 적극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으며 인도는 그래서 중국을 견제할 방책으로 파키스탄의 브릭스 가입을 반대하여 무산시켰고 확장에 신중한 행보를 보이며 브레이크를 밟고 있다. 실제로 인도는 기존 회원국인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개발 원조 자금으로 벌써 약 40억 달러를 지출했으며 중국이 브릭스의 지분 구조를 독식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일 때마다 태클을 걸었었고 앞으로도 그럴 확률이 높다.

솔직히 아직까지는 브릭스가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으며, 또 미래가 밝을지 어두울지는 알 수 없다. 게다가 이들은 특별히 결속력이 강한 시스템으로 이루어진 것도 아니고 사우디와 이란, 중국과 인도 같은 얼마 전까지 앙숙이었던 이들이 한솥밥을 먹고 있는 구조라 분열도 싶다. 중진국에서 더 크게 발전하기 어려운 환경인 것도 맞고 경쟁국인 미국에 비해 확실히 경제력이 밀리는 것도 사실이지만 반대로 보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투자 전망과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인 것 또한 팩트이다. 동시에 미국의 일방적인 독주를 견제하는 역할 정도는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이제 거의 기정사실이 되었고.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변수는 브릭스 국가들이 앞으로 어떻게 연합체를 이끌어가면서 서방 중심 국제기구들과 차별화되는 면모와 또 계승할 부분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라고 볼 수 있다.


참고 문헌:


https://www.aljazeera.com/news/2023/8/25/analysis-what-do-brics-invitations-mean-for-the-middle-east

https://n.news.naver.com/article/001/0014152386?sid=104

https://www.bbc.com/news/world-africa-66609633

https://www.reuters.com/world/brics-poised-invite-new-members-join-bloc-sources-2023-08-24/

https://www.aljazeera.com/news/2023/8/24/analysis-wall-of-brics-the-significance-of-adding-six-new-members

https://www.economist.com/international/2023/08/17/the-brics-are-getting-together-in-south-africa?gclid=Cj0KCQjw6KunBhDxARIsAKFUGs_Pq41B6nGU5nJrGBS-9bLx9f5rbBdKHJLPoJfSnfuvf81ZPdp6BS0aAjiQEALw_wcB&gclsrc=aw.ds

https://foreignpolicy.com/2023/08/24/brics-summit-expansion-new-members-china-russia-saudi-arabia-iran-uae-us/

https://n.news.naver.com/article/123/0002308766?s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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