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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슨 Aug 27. 2023

시리아에서 바그너 그룹과 군부의 갈등은 시작되었다!

바그너 그룹의 시리아 내전 참전기와 갈등의 서막

https://youtu.be/y9kkXTucnLU?si=MeQ8ZSIF1GZryFqM

시리아 내전에서 러시아는 주둔한 병력이 많을 때도 63,000명에 달했는데 시리아에 러시아가 2021년까지 가진 거점만 83개인 수준으로 영향력을 확대했다. 하지만 정작 러시아군은 IS와 자유시리아군 토벌에 중점을 두고 지상전투를 위한 재래식 전력의 개선보단 항공타격 부분을 집중적으로 발달시켰다. 일례로 시리아 내전에서 많이 활용된 무기들을 보자면 Su-35, Su-57, Tu-160, S-400, Ka-52 등 대부분이 항공과 관련된 무기들이었으며 BTG의 한 축을 맡을 전차나 자주포, 장갑차들이 종횡무진하며 진격하는 그런 양상은 아니었다.


대신 블랙옵스적 작전들은 바그너 그룹이 본격적으로 수행하였다. 그리고 이때 2016~2017년 팔미라 전투를 기점으로 러시아 정규군과 충돌이 생긴다. 당시 시리아에서 작전 중인 러시아 정규군이 임무에 필요한 충분한 무기를 바그너 그룹에 적절하게 공급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도시에서 IS와 싸우는 바그너 그룹 부대의 진격이 지연되고 상당한 수의 사상자가 발생하기에 이른 것이었다. 이때 시리아 주둔 러시아군의 지휘관이었던 드보르니코프 장군과 프리고진 사이에서 갈등이 있었는데 둘이 전투 상황을 지켜보던 중 바그너 대원들의 피해가 늘어나고 포탄이 고갈되어가자 프리고진이 강한 어조로 쌍욕하며 드보르니코프에게 포탄 추가 증원 요청을 내질렀다.


시아군과 바그너 그룹 사이의 분쟁은 2017년 3월 초 팔미라를 점령한 이후 더욱 심화되었다. 러시아 국방부는 전투에서 용감한 행동을 한 러시아군의 지휘관들과 시리아 현지 민병대에게 메달을 수여했지만 정작 이 전투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바그너 룹에게는 제대로 된 보상이 없었다. 이 시기부터 프리고진은 미디어에 출연할 때가 있으면 이러한 이중적인 구조에 대해 종종 비판해오곤 했으며 러시아군이 바그너 그룹의 희생으로 이뤄낸 성과를 도용한다고 주장했다. 로마노프스키라는 당시 종군기자의 증언으로는 드보르니코프 사령관은 전화기를 붙잡고 모스크바에 자기 공 세우기에 바빴다. 프리고진은 훗날 쿠데타 사건 당시에 "시를 탈환한 것은 우리였는데 훈장을 받은 건 국방부 인사들 뿐"이라며 불평을 는데 아마 이 사건을 두고 한 말일 것이다.

2017년 2월 초~4월 말 당시 시리아 남부의 상황

사실 의외로 바그너 그룹은 시리아 내전에서 알게 모르게 큰 역할을 했다. 2017년 데이르에조르 전투에서 전방 항공 관제사 역할을 하며 시리아 정부군과 합동 작전을 펼치기도 했다. 또 ISIS 헌터라고 불리는 시리아 정부군 내 특수부대를 지원 및 훈련시켰으며 그들을 2017년 4월 말 IS로부터 정유 시설을 탈환하는 작전에 주도적으로 투입했다. 당시 <뉴욕 타임스> 보도로는 바그너 그룹의 임무 중 하나는 무장 단체로부터 가스시설을 보호하기 위함이었다고 하는데 이를 통해 그들은 생산량의 25% 정도의 수익을 챙겼다. 또 시리아 내전에서에서의 현지 바그너 그룹 대원 수는 5,000명에 이른 것으로 보고되었다.


바그너는 시리아에 도착했을 때 T-72 전차, BM-21 다연장로켓포, 122 mm D-30 포대를 받았다. 근데 문제는 2017년 초 2차 팔미라 공세와 IS 점령 유전 탈환에 나섰을 때 그들은 구식 AK 및 기관총, T-62 전차, M-30 포대만 지급돼 무기와 장비가 부족했다. 그리고 2018년 2월 초 냉전 종식 이래 러시아군과 미군의 유혈 충돌 직전의 상황이 다시 벌어지게 되었다. 유프라테스 강둑 근처, 정확히는 시리아 북동부 데이르에주르 근처의 코노코 가스 공장에 있는 미국 전초기지에서 미 해병대와 그린베레로 구성된 소규모 부대가 상당한 규모의 바그너 그룹 대원들과 시리아 친정부 민병대에게 포위되는 상황이 벌어졌고 시리아 정부측 및 바그너 진영은 중장비를 앞세워 돌격했다.


바그너와 시리아 민병대는 500명의 병력을 돌격시키며 4시간에 걸친 치열한 총격전을 통해 공격자들은 포격과 박격포 사격으로 기선 제압을 하려 했으나 이내 미 공군이 개입해 B-52로 폭격하며 상황이 달라진다. 사전에 대공포를 제거당한 시리아측 연합군은 전차와 포병 대부분이 파괴되었으며 수백 명의 시리아 민병대와 바그너 그룹 사상자가 나오게 되었다. 시리아에서 하룻밤 사이에 수십 명의 바그너 대원들을 잃어 격분한 프리고진은 텔레그램에 사건에 대한 자신의 설명을 게시했다. 정작 사태 러시아 국방부는 당시 러시아어를 쓰며 돌격하는 바그너 대원들을 보고 미국 측에서 공격 중지를 요청했을 때 쇼이구가 우리 병력 아니다 이 한마디가 끝이었던 느긋한 자세를 보였었지만.

카샴 전투의 지도. 표시된 곳이 충돌 지점이다.

프리고진은 시리아에서 작전 중인 러시아군이 보증에 서주기로 함에 따라 진격을 진행하기로 결정했으며 따라서 코노코 유전으로 나아갔던 것이다. 게다가 이 지역은 미군과 시리아 민주군(SDF)의 통제 하에 있었기에 더더욱 위험한 선택. 바그너는 러시아 공군의 항공지원이든 S-300과 같은 방공 시스템이든 포괄적인 대공 보호를 받을 것이라고 약속받고 갔지만 바그너 부대는 미군의 항공기 및 포병 공격을 받아 300명 가량의 전사자을 내며 그대로 손실을 크게 입었다. 더 놀라운 것은 B-52, AH-64 아파치, F-22 및 F-15E 등 확실하게 항공 지원을 보장받은 미군 40여 명은 단 한 명도 다치지 않았다는 것.


프리고진은 바그너를 러시아군의 항공 지원을 받아 공장과 그 주변 지역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는 "반 IS" 작전의 전진 부대로 여겼다. 그러나 그러한 지원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았고 프리고진은 자신의 전투기가 미국의 대포 사료가 되도록 허용한 것에 대해 세르게이 쇼이구와 발레리 게라시모프에게 화를 냈다. 이는 앞서 말한대로 러시아 국방부 측이 이 전투의  논란에 대해 부인하며 바그너 그룹을 우리 부대 아니라고 주장했던 것에서 벌어진 문제였다. 사건 이후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사건이 알 살리히야 마을에 본부를 둔 러시아 작전 그룹 사령부와의 협력 없이 시리아군이 수행한 정찰 및 수색 작전이었다고 주장하는 성명을 발표했으며 또한 시리아 데이르에조르 주의 특정 지역에서는 미군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 러시아군이 주둔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즉 프리고진만 괜히 이유 없이 미군 때린 낙동강 오리알된 셈.

그러니 애초부터 러시아 정부, 특히 군부와 바그너 그룹 간의 갈등은 시리아 내전 당시부터 있어왔던 것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에서도 키예프 공략, 하리코프 전투의 실패 시점에서 그들을 써서 다시 졸전으로 불리해진 전황을 뒤집긴 했지만 이는 정규군 단독으로 해결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불러들인 것에 가까웠다. 결국 바그너에게 정규군이 밀려날 위기에 처하자 실로비키들은 프리고진을 숙청하고도 쇼이구 중심으로 새 PMC를 만들고 바그너 대원들을 러시아군으로 흡수하는 걸 통해 우크라이나군의 26개 이상의 여단을 말 그대로 갈아버릴 정도의 능력을 가진 바그너 그룹을 대체할 수 있을 거라 판단했으며 이것이 바그너 쿠데타와 프리고진의 사망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거대한 흐름의 발단이 되었다.


참고 문헌:


https://www.washingtonpost.com/world/2023/06/30/wagner-syria-russia-battle-united-states/

https://www.washingtoninstitute.org/policy-analysis/wagner-group-syria-profiting-failed-states

https://www.mei.edu/publications/syria-where-conflict-between-wagner-and-russian-government-began

https://en.m.wikipedia.org/wiki/Palmyra_offensive_(2017)

https://en.m.wikipedia.org/wiki/Wagner_Group_activities_in_Syria

https://en.m.wikipedia.org/wiki/Deir_ez-Zor_offensive_(September%E2%80%93November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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