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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슨 Oct 16. 2023

2023년 폴란드 총선 출구조사 발표

법과 정의당의 정권 연장? 아니면 야권연합의 승리?

https://www.tygodnikpowszechny.pl/zwyciestwo-opozycji-i-rekordowa-frekwencja-co-wiemy-o-wyniku-wyborow-184992

https://n.news.naver.com/article/421/0007111027?sid=104

일단 출구조사는...


- 법과 정의당(PiS, 우익): 36.6% 및 200석


- 시민연단(KO, 중도~중도우파): 31% 및 163석


- 제3의 길(PSL, 중도~중도우파): 13.5% 및 55석


- 좌파(Lewica, 좌익): 8.6% 및 30석


- 자유독립연맹(Konf, 극우): 6.4% 및 12석


참고로 폴란드 하원은 총 460석으로 구성되는데 만약 시민연단이 제3의 길, 좌파랑 연정할 경우에는 248석이 되어 과반이 넘는다. 그에 비해 PiS, 즉 현 집권 여당이었던 법과 정의당은 같은 민족주의 정당인 자유독립동맹을 끌어들인다고 할 지라도 212석에 그치기에 단독정부는 커녕 연정조차도 구성하기란 무리. 참고로 이번 총선은 투표율이 약 72.9%였으며 이는 1989년 공산주의 몰락 이후 가장 높은 수치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확실히 총선 이전에 있었던, 그 바웬사까지 참석했던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여당 심판 여론을 부추킨 듯.


시민연단의 대표 도널드 투스크는 "폴란드가 이겼고, 민주주의가 승리했다"며 자축을 진행하였고 야권 분위기는 상당히 고조된 상태이다. 반면 법과 정의당의 대표 야로슬라프 카친스키는 투스크를 독일과 유럽연합의 꼭두각시로 묘사하면서 비록 출구조사에서는 35석을 잃었지만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따라서 야로슬라프 카친스키 대표는 법과 정의가 정권을 연장할 희망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보는 상태이며 당 대변인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여론조사는 단지 예측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투스크 시민연단 대표는 유럽연합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두다 정권의 사법 개혁 추진으로 인해 연속 동결된 360억 유로(300억 파운드) 규모의 유럽연합의 전염병 복구 자금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곧 두다 재임기의 유럽 회의주의 노선과는 반대로 친 EU로 가겠다는 얘기다. 참고로 한국에서 극우 정당이라 분류되는 법과 정의당은 독재 논란은 물론이고 내셔널리즘 성향이 매우 강하고 또 이민, 낙태, LGBT 문제에 극도로 보수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신자유주의하고는 거리가 멀다. 아동 수당 60% 인상, 연금 수령액 소폭 확대 같은 정책들이 이번 총선의 공약이었고 또 농촌과 노동자 계층의 지지를 적극적으로 받고 있다. 따라서 시민연단이 더 신자유주의에 가깝다.


시민연단은 기존 법과 정의당의 극도의 보수성이 드러나는 정책을 뒤집고 낙태 12주 허용 정책을 하겠다고 한 바가 있다. 물론 얘들도 보수적인 폴란드 특성상 가톨릭 교회의 입김은 무시못할 존재라서 동성혼이나 동성 결혼에는 조금 부정적이다. 의외이겠지만 시민연단은 친 EU 성향치고 이민자에 그렇게까지 긍정적이지는 않은데 이것도 폴란드라는 나라의 특유의 보수성과 상관이 있다. 우크라이나 지원의 경우 법과 정의나 시민연단이나 반러 친서방 기조는 변함이 없기에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이며 대신에 마냥 대서양주의를 하기 보단 친 유럽 정책도 같이 할 거 같다.


그외 야당도 살펴보자면 좌파당은 폴란드 구 공산정권에 대한 향수를 기반으로 지지를 얻고 있고 자유독립연맹은 법과 정의보다 오른쪽 포지션.


다만 야권이 집권한다고 해서 정치적인 변화가 크게 시작될 것인가, 물어본다면 대답은 No. 알다시피 폴란드는 이원집정부제 국가이고 내각을 야당 연합으로 구성하더라도 안제이 두다 대통령이 버티고 있을 것이다. 당연히 두다는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야당 연정은 이런 두다를 상대해서 협치해야 한다. 또 법원도 법과 정의에 호의적인 법관들로 구성되어 있는 상태라서 야당이 함부로 나서기가 그렇다. 물론 법과 정의가 앞으로 폴렉시트니 사법개혁이니 이런 건 함부로 꺼내기 힘들겠지만 야당 역시 출구조사 결과 대통령 거부권을 뒤집는 데 필요한 5분의 3 의석에는 미치지 못한 상태이니 피차일반...

그런데 야로슬라프 카친스키의 희망을 가지라는 말이 일리가 있었는지 선거 개표 상황은 의외로 법과 정의당에 있어서 나쁘지는 않게 흘러가는 중이다. 현재까지 개표가 26% 정도까지 진행되었는데 투표함이 열릴 수록 범야권의 득표율은 갈 수록 떨어지고 있는 중이며 득표가 많을 때도 50%대 선에서 그쳤다. 물론 어느 나라나 다 그렇듯이 본투표함이나 사전투표함 중에 어디를 먼저 개봉하느냐에 따라 선거 초반의 분위기가 달라지는 부분도 감안해야 할 것이고 아직 열리지도 않은 범야권이 우세한 서부 지역과 바르샤바 개표 현황에 따라 변수가 생길 수는 있다.


과연 누가 이길지 굉장히 흥미롭게 지켜볼 만한 선거라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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