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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슨 Oct 23. 2023

갈 수록 어두워지는 우크라이나의 미래

시간은 푸틴과 러시아의 편이다

https://youtu.be/fIzXQ5h6D1s?si=5gXGKZwaLiApGohj

우크라군의 장갑차 묘지

- 전황적인 측면에서는 현재 우크라이나 하계 공세가 완전히 실패하고 러시아군이 10월 들어서 공세로 전환했다고 알려지고 있는 중이다. 러시아군의 반격으로 사실상 8월 말 전선 상태로 되돌리는 것에 성공한데다가 클레세예프카, 오레호보 전선 외에는 우크라군이 공세를 유지하고 있는 지역은 사라져버렸고. 게다가 그 공세 유지 지역마저도 코피노-라보티노 사이 고지 점령 작전이 대부분 실패하면서 손실이 누적되는 중.


- 이는 아브데예프카 일대의 우크라군 하계 공세 준비 때문에 방어 전력을 차출했기 때문이며 따라서 방어진지 구축, 지뢰 매설을 못해서 쉽게 따인 부분도 있다. 우크라군이 그동안 야심차게 하계공세를 했던게 무색하게도 아브데예프카에서 가장 힘든 격전지였던 235 고지는 도네츠크 제11연대에게 함락당했으며 러시아군은 1달 전 우크라군에게 빼앗겼던 제레뱐카 고지를 되찾은 상태가 되었다. 그리고 최근 며칠 전부터는 라스푸티차가 오는 상황인지라 러시아군은 "공세적 방어로"로 전환, 전선 전체에 걸쳐 압박을 유지하며 아브데예프카의 보급로를 차단해 말려죽이고 있다.


- 지금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자면 푸틴이 완전히 방어전을 고집하며 눌러앉아 우크라이나가 완전히 힘을 소진하게 만드는 2차대전 소련군과 같은 전략을 선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이대로 가면 2024년 미국 대선으로 트럼프가 백악관에 복귀하고 유럽에서 친러 성향의 우익 대중주의 정당들이 세를 불려가면서 우크라에 대한 서방의 회의감이 급속도로 확산될게 워낙 자명한 사실이기 때문에 전쟁이 장기화되면 될 수록 전황 측면에서 웃는 것은 푸틴일 확률이 매우 높다.


https://www.euronews.com/2023/09/27/russian-economy-expected-to-grow-despite-ukraine-war-sanctions

https://n.news.naver.com/article/011/0004250528?sid=104

- 그리고 실제로 러시아는 대러제재 속에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다. 유럽부흥개발은행(EBRD)는 러시아가 서방의 강력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1.5%의 탄력적인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고 이는 중국과 인도라는 새로운 시장으로의 수출 덕분에 가능해진 것이다. 물론 둔화의 우려 역시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중앙아시아 외국인 근로자들이 부족한 노동력을 채워주고 있으며 가계 소비와 공공 지출도 예상외로 강력하기에 대러제재로 러시아라는 국가의 경제가 초토화되어 전쟁 수행이 불가능해졌을 것이라는 서방 세계의 예측은 확실하게 틀렸음이 증명되고 있다. 러시아는 비록 전쟁으로 많은 걸 잃었으나 돈바스 지역의 영유권을 확대하고 경제 제재 방어에 성공하면서 어느정도 목표를 이뤘다.


- 반면 서방세계는 내려 앉고 있다. 영국은 리시 수낙 총리의 병크로 그의 공약이었던 1년 내로 인플레이션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기조는 사실상 대실패로 끝났다. 브렌트유는 2.5% 오른 92.18달러를 기록했으며 미국석유협회는 오클라호마 쿠싱에 있는 원유 비축고의 재고가 100만 배럴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지난 1년 가까이 이어진 대러제재의 결과는 실효성 전혀 없고 서방 피해가 압도적이라는 점에서 처참히 실패한 기획이라고 볼 수 있으며 그나마 미국은 사정이 조금 낫지만 유럽연합 국가들은 매우 심각한 상태에 빠졌다. 원자재 가격이 급상승으로 인해서 유럽 경제 자체가 커다란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지금 러우전 양상은 막대한 인력과 자원이 소모됨에도 불구하고 1차세계대전식 공방전으로 흘러가고 있다.

- 미국은 이미 우크라이나에 대해 1,100억 달러 이상의 지원을 승인했다. 이는 100조가 넘는 거대한 규모이고 지원금은 내역은 군사 원조 496억 달러, 경제적 지원 285억 달러, 인도적 지원 132억 달러, 미국의 관련 방위산업 역량 강화 184억 달러다. 승인받은 자금의 91%는 지출 완료 상태인 건 덤이고. 그에 비해 전선의 상황은 작년 이지움-하리코프 공세 이후부터는 우크라군이 치고 올라간 적을 찾아보기가 힘든 지경이 되었다. 미국은 러시아 견제를 목적으로 천문학적인 규모의 돈을 우크라이나라는 "썩은 과일"에 쏟아부어 아무 의미 없이 돈을 허공에 증발시켜버렸는데 그 돈을 차라리 국내 내정이나 서유럽 지원에 썼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01/0014275406?sid=104

https://edition.cnn.com/2023/10/04/politics/ukraine-aid-impact-mccarthy-ouster-intl/index.html

https://www.reuters.com/world/us/us-congress-debates-ukraine-aid-pentagon-warns-money-running-low-2023-10-02/

- 게다가 현 시점에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해 미국은 양면전선에 놓이게 되었다. 일단 바이든 행정부는 양쪽 모두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냉정하게 말해 미국에게는 우크라이나보다 이스라엘이 1,000배는 더 훨씬 가치있고 중요한 곳이라는 걸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애초에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동맹국도, 나토의 회원국도 아닌 그냥 동유럽 구석탱이에 있는 부패한 후진국에 불과할 뿐이지만 이스라엘은 정재계 로비는 물론이고 건국 과정에서부터 미국과 엮인게 매우 많은 나라이다. 즉 미국 입장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먹히는 건 참을 수 있어도 이스라엘이 멸망하는 건 가만히 못놔둔다는 얘기.


- 그 상황에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터졌다. 미국은 급하게 항모만이라도 두 척 급파했다. 이걸로 급한 불은 끄고자 했지만 솔직히 앞으로의 상황에 따라 얼마가 더 들어갈 지 모르고 하나 확실한 건 이로써 서방의 지원으로만 간신히 버티던 우크라이나는 미국 대외전략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실제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터진 이후 러시아의 남서부 공세의 규모가 점차 확대되고 있지만 놀랍게도 그렇게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한 때 열심히 경쟁하듯이 보도하던 언론들은 지금 우크라아나 전황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식어가고 있다. 하마스의 각종 전쟁범죄들은 우크라이나 전쟁보다 더 자극적이기 때문에.


- 거기에 더해 미국 하원이 의장 갈아치는 문제로 마비 상태인지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안 통과가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고 설령 복구된다고 한들 과반을 차지하는 공화당 의원들은 이스라엘 지원에는 적극적으로 찬성하지만 정작 우크라이나 지원에는 매우 소극적이다. 즉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차질이 앞으로 더 잦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이미 미국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려던 155mm 포탄 수만발을 예정을 바꿔서 하마스와 전쟁중인 이스라엘에 보낼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가 있는데 이는 당장은 우크라이나 지원 기조가 변함 없더라도 상황이 계속 급변한다면 미국은 이용가치가 떨어져가는 우크라이나를 버리고 더 중요한 쪽으로 지원을 집중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https://www.washingtonpost.com/world/2023/09/24/ukraine-elections-war-russia-west/

https://economictimes.indiatimes.com/news/international/world-news/ukraines-president-volodymyr-zelenskyy-suspends-parties-with-russian-links/articleshow/90333402.cms

https://m.mt.co.kr/renew/view_amp.html?no=2023071006512911867

- 결과적으로 바이든 본인부터 우크라이나의 나토가입을 반대, 저지하고 있는 시점에서 우크라이나라는 나라가 러시아에서 벗어나 서방세계에 편입될 것이라는 자유주의자들의 헛소리는 망상에 불과하다. 당연하게도 유럽연합(EU)가입도 불가로 결정나는 것이 거의 확정적이다. 애초에 우크라이나는 빚덩이 그 자체라서 가진 것은 채무 밖에 없는 나라이고 그나마 있는 산업인 농업의 경우에도 옥수수, 해바라기 기름 등이 있지만 곡물협정은 러시아의 연장 거부 상태라 쉽지는 않을거다. 현실정치에서 서방세계로 끌어들일려면 뭐라도 메리트가 있어야 한다. 하물며 극도로 가난했던 냉전 시기 한국조차도 아시아 방위의 최전선이라는 지정학적 가치는 있었지만 우크라이나에게는 서방의 위신 자체를 다 걸고 러시아로부터 무조건 보호해줄 딱히 그러한 메리트가 보이지 않는다.


- 우크라이나는 전쟁이 끝난 후에도 아마 매우 비참한 상태에서 벗어나기 힘들거다. 러시아라는 나라 정치체제의 후진성과는 별개로 젤렌스키 치하 우크라이나도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 도저히 볼 수가 없다. 젤렌스키는 전쟁 중 러시아와 연관이 있다는 명분으로 11개 정당의 활동을 금지시켜 반대파를 탄압하고 있으며 서구 관료들이 총선, 대통령 선거 실시를 그렇게나 줄기차게 요구해왔음에도 정작 자칭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자라는 젤렌스키는 전시 상태를 핑계로 끝까지 거부 및 연장만 시킬 뿐이었다. 전쟁 중이긴 하지만 형식적으로라도 자유민주주의를 지킨다는 의지를 표명해달라는 건데 저걸 거부했다는 건 서방 세계하고도 갈등을 빚겠다는 얘기다.

https://ko.tradingeconomics.com/ukraine/government-debt-to-gdp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71724

-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전쟁이 끝난 이후의 우크라이나 미래가 그다지 밝지도 않고 오히려 암울하다는 것이다. 경제 인구 중 수백만명이 현재 난민 상태인데다가 GDP의 30%가 전쟁으로 증발해버렸다. 또 우크라이나의 산업지대 대부분은 러시아군의 점령지인 돈바스 지역이고 전쟁이 끝나기 전에 여기를 되찾을 가능성은 굉장히 낮은 상태다. 국제기구인 세계은행은 우크라이나 재건, 복구 비용은 무려 약 4,100억 달러 정도라고 발표했는데 이걸 원 달러 환율로 대충 계산해도 약 530조원 가량이 된다.


- 애초에 지금 필요한 구입 물품도 전부 외상으로 해결하고 있는 나라가 전후 복구 특수를 맞을 수 있을리가 있나? 러시아는 제재를 받고 있긴 해도 중앙아시아에서 계속 외국인 근로자 받아서 노동력 충당하면 되는데다가 중국, 인도랑 교역량을 늘리면 크게 문제가 없어지지만 우크라이나는 출산율도 안 그래도 유럽 최저 수준인데다 대부분의 인구가 난민으로 빠진 상태다. 거기에 더해 산업 시설도 다 박살나서 기반이라고 할 만하게 완전히 사라진 상태다.


- 게다가 오데사를 지켜내고 헤르손을 되찾았음에도 실질적으로 우크라이나는 내륙국이나 다름 없다. 오데사라는 중요한 항구가 있지만 대부분의 해안 도시가 러시아군이 장악하고 있는 시점에서 우크라이나의 해양 이용은 제한적으로 변할 것이다. 그리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던 몇몇 항구와 바다와 접한 해안도시의 무역, 상업, 교통 기능을 잃어버리게 되면서 우크라이나는 내륙국 아닌 내륙국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말 그대로 유일한 항구인 오데사조차도 러시아에게 포위된 형국이니까 말이다. 지금으로서 우크라군이 러시아에 빼앗긴 동남부 지역을 탈환하는 것에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 자체가 아예 안되는지라 그렇다면 최대한 우크라에 유리하게 종전된다 한다 쳐도 지금 대치 상태에서 끝날 거고 그들의 미래는...

https://www.wilsoncenter.org/blog-post/russias-unprecedented-war-budget-explained

- 전쟁이 막 일어나고 대러제재가 연달아 터지며 불리해지는 측은 러시아인 듯했다. 물론 실제로도 러시아는 자국의 위상이든, 실익적인 측면이든 이번 전쟁으로 잃은게 많았고 그래도 전쟁을 하지 않는 쪽이 더 베스트였던 것은 사실이다. 어쨌든 러시아 역시 이 일로 초기 군사 목표 달성을 실패하고 경제적 피해를 입었으며 올해 국방비 지출만 기존 예산의 3배 수치인 1,600억 달러인데도 아직까지 전쟁을 끝내지 못하니 어떤 부분에서는 러시아 입장에서도 일이 꼬인 건 서방과 마찬가지인 측면이 크다. 그 점에서 차라리 전쟁을 하지 않고 본인들의 국력을 바탕으로 우크라이나를 포위시키는 방향을 해 나토 가입 저지는 물론이고 서서히 말려죽이는게 러시아 입장에서는 차선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 그렇지만 그럼에도 서방 세계가 입은 피해에 비하면 그래도 어느정도 목표를 달성한 러시아는 100% 패자라고는 볼 수 없으며 노보로시야 영유권 획득+대러제재 방어에 성공해 나름대로 순항 중이다. 지금 러시아는 겨울전쟁 당시 소련이 그랬던 것처럼 사실상 "피로스의 승리"로 가고 있다고 봐야 하며 전쟁의 장기화는 러시아에 유리하게 돌아가면 가지, 결코 서방에 좋게 작용되진 않을 것이다. 안타까워도 이 전쟁이 시작부터 우크라이나가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체급 차이가 다윗과 골리앗급으로 나는데다가 우크라이나는 서구에 있어서 반드시 지켜야 할 중요한 멀티는 아니었기에 그저 "대리전"을 목적으로 처음부터 러시아 엿먹이는 용도로 이용하고 버려질 운명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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