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있으면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가 열린다. 특히 스가의 후임자를 결정하는 선거에다가 조만간 치러질 중의원, 참의원 선거의 향방에 영향을 끼치는 만큼 주목할 만하다. 거기다가 지금 코로나 대응 문제로 자민당에 대한 민심이 좋지 않기 때문에 누가 되든 어떻게 이를 회복하여 차기 선거를 이끌 지가 관건이다.
현재까지 후보로 기시다 후미오, 고노 다로, 다카이치 사나에, 노다 세이코 등이 출마를 선언했다.
1. 고노 다로
아베 내각에서 외무상을 지냈었던 중진 정치인이다. 과거사 사죄 담화인 고노 담화로 유명한 고노 요헤이 전 장관의 아들로 친한적 성향을 보였던 아버지보단 강경하다. 이유는 아소 파벌로 분류되었었기 때문.
어쨌거나 한일 무역분쟁 당시 외무상과 방위상을 지냈기에 얼핏 보면 강경파로 비춰지겠지만 사실 저 정도면 온건한 편이다. 수출규제 문제는 스가처럼 원론적인 입장이지만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반대한다거나 평화헌법을 유지하려 하는 행보로 볼 때 타 후보들보단 그래도 한일관계에 있어서 긍정적인 전망을 볼 수는 있겠다.
동시에 이시바 시게루와 고이즈미 신지로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상술한 온건파적 성향도 이시바의 지원을 받으며 강화된 것으로 보이고 고이즈미 신지로와도 연대하는 것으로 볼 때 환경 문제에 있어서도 진보적일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환경 문제는 아니지만 고노 후보는 사회 문제에 있어서 리버럴 성향을 보인다.
당선 가능성은 지금으로서는 제일 높다. 게이자이 신문과 TV 도쿄에서 합동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이 46%로 1위를 차지했다. 원래 중진인 만큼 입지가 쎈 양반인지라 앞으로 세를 굳힌다면 차기 총리가 될 확률이 높다.
2. 기시다 후미오
아베 전 총리의 최측근으로 평가받는 인물이지만 최근 아베 전 총리가 다카이치 사나에를 지지하면서 세가 꺾이고 있다. 아베 계열인 만큼 보수 방류인지라 강경할 것 같지만 생각 외로 온건한 편이다. 다만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이시바 시게루, 고이즈미 신지로 같은 유력 정치인들의 지지를 얻어내지 못하고 있다.
특이점으로는 9선이라는 것이다. 4년마다 선거가 치러지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총리의 의회 해산권이 존재하여 우리보다 선거가 자주 치러지기에 9선이 가능한 것이다. 또 은행 출신으로 전형적인 경제인 출신 정치인 코스를 밟아왔다.
현재 지지율 2위를 차지하지만 1위인 고노 다로에 비해 압도적으로 밀리며 3위인 다카이치 사나에랑 엎치락 뒤치락 하고 있다. 그래도 중진인 만큼 일본 정치 특성상 차기도 노려볼 만하다.
3. 다카이치 사나에
사실 이번 선거 전까지는 모르는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특히 일본 여성 정치인 중에는 고이케 유리코의 존재감이 압도적이었기에 더더욱 다른 여성 정치인은 묻힐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그러나 아베 전 총리의 지지를 업으면서 빠르게 성장했고 현재 기시다와 경쟁 중이다.
특이할 점으로는 네 후보 중 가장 강경하다는 점이다. 제노포비아적 성격도 보이고 있으며 야스쿠니 신사 참배 강행 등 극우적 정치 행보도 보이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스가와 기존 정치에 대한 실망감, 그리고 포스트 아베에 대한 기대 때문에 지금 빠르게 성장 중이라는 거다.
실제로 마이니치 신문 조사에서는 기시다 후미오를 꺾고 2위에 올랐다. 확실히 이를 보면 일본 정치가 우경화된 면이 없지 않아 있긴 하다. 하지만 고노의 지지세가 워낙 확고한 지라 이번에는 고배를 마실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