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과연 전쟁이 벌어질까?
정치공학적 관점과 역사적 관점
바이든이 전쟁이 날 거라고 얘기하던 2월 16일은 다행히도 아무 일 없이 지나갔으며 러시아도 한발 물러서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며 이번 일은 끝나는 듯 싶었다. 그러나 갑자기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루간스크 인근의 친러 반군을 향해 포격하고 나서면서 문제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그래서 지금 전쟁 예측이 많이 나오고 있다.
사실 따지고 보자면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 또한 높다. 솔직히 말해보자. 만약 침공을 한다면 러시아의 목표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완전한 해방이겠지만 과연 이것만 하고 순조롭게 전쟁을 끝낼 수 있을까? 당연히 아니다. 전쟁이 난다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끈질기게 저항할테고 나토와 미국이 개입하면 일은 더 골치 아파진다.
거기다가 친러 국가인 헝가리에서는 곧 푸틴 따까리 빅토르 오르반 총리의 신임을 묻는 총선이 있고 세르비아 또한 다시 코소보와 대치 중으로 러시아의 지원이 긴급한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킨다? 그러면 당연히 유럽 내에서는 반러 감정이 심해질테고 이는 친러 국가인 헝가리와 세르비아 역시 친서방 세력 또한 세가 어느정도 있고 그들은 러시아를 경계하니 당연할 것이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정치 공학적인 관점에서는 러시아는 전쟁을 한다면 얻을 것이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 정권 완전 통제와 터키를 견제하기 위한 흑해 진출 교두보 마련인데 과연 이걸 얻기 위해 나토와 전쟁을 할 것을 감수할 메리트까지 있을까? 나는 그래서 푸틴이 이번 일을 벌인 것은 무력시위를 통해 바이든과 서유럽을 길들이고 우크라이나가 친서방으로 가지 못하게 막는 것에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한편으로는 러시아에 있어서 우크라이나 동부 뿐만 아니라 서부 또한 역사적 맥락에서 볼 때 충분히 얻을 가치가 있는 땅이다. 왜냐하면 러시아 역사의 시작인 키예프 공국이 우크라이나 땅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키예프 공국은 슬라브족이 본격적으로 세운 첫번째 나라임과 동시에 오늘날 러시아의 국민 종교인 정교회를 비잔티움으로부터 받아들인인 국가다.
쉽게 예를 들자면 우리나라가 고구려를 뿌리로 여기고 중국과 대치하고 있는 것과 비슷하면서 다르다는 말이다. 게다가 오늘날 대한민국과는 역사적 정통성이 거리가 먼 고구려와는 달리 러시아는 불과 몇십년 전까지 우크라이나와 하나였었다. 그 전에는 제정 러시아 영토였었고. 그래서 알렉산드르 두긴을 비롯한 러시아 국수주의자들은 우크라이나가 독립한 게 아니라 서구 열강과 매국노 옐친이 분단시킨 것으로 해석한다.
그러니 러시아에 있어 만약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그것은 역사적 과업을 완수하는 것의 시작일테고 당연히 우크라이나와 하나가 되기 위해 싸울 것이다. 앞으로 우크라이나 문제가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러시아가 정치공학적 관점을 우선한다면 쿠바 사태 때처럼 전쟁만은 반드시 피할 거고 그렇지 않고 역사적 과업을 완수하는 쪽으로 간다면 전쟁이 날 확률도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