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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소현 Oct 04. 2024

기계공

1.

사람은 너무 어려워.

내가 사랑을 한움큼 갖다줘도 그만큼을 주지 않아.

때론 부담스러워하기도 하지.

 반대로 내가 사랑은 커녕 관심조차 주지 않아도 나에게 사랑을 이만큼씩 몇번을 퍼다 주기도 해.


사람은 회로가 고장난 로봇이야. 이렇게 입력해도 저런 답이 나올수 있어.

왜냐면 다 조금씩 고장났거든. 멀끔한 셔츠에 멋있고 예뻐 보여도, 꼭 고장난 부분은 하나둘씩 가지고 있고, 자세히 속안을 들여다보면 전선이 수도없어서 복잡하기 짝이 없더라. 다들 혼자 집에 가서 맨날 뚝딱거리며 망가진 부분을 보수하고 사는거야.


2.

그런데 나는 말이야,

만약 내가 원하는 만큼 내게 사랑을 줄 수 있는 멋지고 완벽한 로봇이 있다 해도,

좀 허술하고 고장난 곳도 좀 있는 나와 닮은 사람이 좋아.

만약 우리 둘중 누군가 길을 걷던 중 속에 든 위태위태하던 전선이 끊어져서 갑자기 다른쪽으로 뒤뚱거리며 걸어가버린다면, 나머지 한명이 얼른 붙잡아 고쳐주면 되잖아.


난 그래서 고장났어도 서로를 보듬어줄수 있는, 부족한 우리를 사랑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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