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는 시간 성장 하는 시간
지금은 네가 많이 어리지만, 언젠가 아빠가 써 내려간 이 작은 생각들이 한 번쯤 생각의 씨를 만들고 고개를 끄덕 일 수 있는 순간이 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펜을 들어 본다.
사랑하는 올리비아.
살다 보면 누구나 철저히 혼자가 되는 순간을 마주하게 되지. 그럴 때면 가끔 외로움이 손끝에서 발끝까지 차 오를 수도 있어. 하지만 그 시간은 사실 '나'와 '내 안의 또 다른 나'가 하나로 만나는 아주 귀한 성숙의 시간이란다.
내면의 친구와 나누는 대화는 세상 그 어떤 상담보다 완벽한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치유의 순간이기도 하지.
아빠가 런던을 떠나 이곳 치체스터에서 보내는 시간 동안 만약 그 적막함 속에서 오로지 공허함만 붙잡고 있었다면 참 서글픈 삶이었을지 몰라.
아빠는 그 조용한 방 안에서 생각하고, 기도하고, 계획을 세우고, 책을 읽으며 인생을 차곡차곡 정리한단다. 피할 수 없는 고독이라면, 그 시간을 얼마나 알차게 채우느냐가 남은 삶을 넉넉하게 만들어 주는 것 아니겠어?
만약 혼자만의 시간이 주어졌는데도
"함께할 사람이 없다"는 핑계로
머물러만 있다면,
그건 마치 "골프를 같이 칠 사람이 없어서 실력이 늘지 않는다"라고 한탄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단다.
철학자 니체는 이런 말을 했단다. "고독 속에서만 성장은 비로소 그 모습을 드러낸다"라고 말이야. 그는 평생을 고독과 싸우며 홀로 사색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어. 니체에게 고독은 단순한 외로움이 아니라,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오직 자신만의 진실에 도달하는 유일한 통로였지. 그는 "자신을 극복하는 자가 곧 초인"이라고 했단다. 그 극복의 과정은 시끄러운 군중 속이 아니라, 고요한 내면의 심연을 깊숙이 들여다볼 때 시작되는 법이야.
가끔 친구들을 좋아하고 시간을 보내는 너를 보면 마치 아빠의 어릴 때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이렇게 점점 나이가 들다 보니 그들과의 관계는 절대로 끊어서는 안 될 소중한 보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때로는 혼자서 사색을 하며
인생을 돌아보고
계획을 세우고 정리하는 시간은
항상 붙잡고 가야 할
사명과도 같은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자신의 내면을 깊고 진지하게 바라볼 때 비로소 성장하는 것 같구나.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보다 네 마음 깊은 곳에 있는 본질과 마주하는 연습을 해보렴.
그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성찰하는 시간들이 쌓여갈 때 올리비아는 그 누구보다 단단하고 훌륭한 사람으로 거듭날 거야. 더욱이 다른 인종으로 살아가는 우리가 강해지는 방법 같구나.
깊은 물이 고요하게 흐르듯, 네 영혼의 깊이를 더해가는 그 혼자만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길 바란다.
치체스터에서 올리비아를 사랑하는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