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치체스터애서 써 내려간 편지
사랑하는 아빠의 천사 올리비아,
며칠 전 주사를 맞은 팔이 부어올라 수업을 하기조차 힘들었다.
너무 아파 매니저 줄리아에게 “응급실이라도 가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용실에서 수업을 도와주는 쥴리의 도움 덕분에 굳이 병원에 가지 않고 수업을 끝까지 마칠 수 있었다.
아빠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본 학생 리디아가 다가와 말했다. “Bon, 내가 초콜릿 사러 가는데, 하나 사다 줄까?”
나는 웃으며 괜찮다고 하였지만, 이미 벌써 병이 다 나은 것 같았다.
따뜻한 한마디는 귀를 자극하고, 거친 마음을 울려,
어떻게 마음 깊숙함의 따뜻함을 주는지?
그 상관관계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놀라웠다.
조금 더 하루를 버텨낸 뒤, 병원 GP에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병원의 간호사가 나에게 이런 말을 하였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예요.”
원래 그 주사가 근육으로 퍼져 조금 아픈 것에 불과해요. 너무 걱정 말고 하루 이틀 지나면 좋아집니다”그 말이 주는 안도감이란 대단한 것이다. 그리고 정말로, 혹을 달고 보낸 것 같은 팔이 다음 날 거짓말처럼 나았다.
올리비아 한국말에,
‘말이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말 한마디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말이지.
아빠는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보니, 말을 신중히 해야 한다는 것을 늘 인지한다.
작은 말에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는 학생들을 보며 그들이 세상을 통하여 말에 용기를 얻고 말에 낙담을 할 많은 날들을 생각해 본다.
아빠는 이곳 영국의 컬리지에서 물론 영어를 원어민 선생님들만큼 잘하지 못하니, 그들처럼 능숙한 말로 학생이나 동료를 위로할 수는 없지만,
반대로 생각해 본다면 다행히 그들처럼 또 말로 쉽게 상처를 주지 않을 가능성도 큰 것도 사실인 것 같구나..
선생님이 학생들의 용기를 주는 것은 행동에서도 나오지만 또한 주로 말에서 나온단다.
아마 올리비아도 학교 생활을 해 나가며 알게 될 사실이다.
오늘 학생들이 실습 모델이 없다며, 그럼 미용 대회에는 어떻게 나가냐고 속상해하며 목소라를 높였다. 아빠는 그들에게 조용히 다가가 이런 말을 했다.
“모델을 찾는 과정 자체가 가장 좋은 공부란다”라고. 그리고 따뜻한 미소를 건넸다. 말은 쉽게 살이 되지 않지만, 뼈대가 되기는 하는 것 같구나.
그리고 아예 학생들을 데리고 다른 건물로 건너갔다. 일일이 교실 문을 두드려 다른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여학생들에게 부탁했다.‘혹시 오늘 미용과정 학생들의 헤어 모델이 되어줄 수 있겠냐?‘고. 학생들의 컴페티션 사진 촬영을 해도 되겠냐? 며.
몇몇 선생님과 학생들은 기꺼이 시간을 내주었고, 두 반에서 네 명의 모델을 바로 만났다. 한 선생은 유난히 비 협조적이었으나, 그럼에도 끝내 한 명을 더 구해 총 다섯 명의 모델을 확보했다.
그리고 아빠는 깨달았다.
뼈가 되었던 말들이 살이 되었던 행동을 만나, 무언가를 이루어 낸 흡족한 하루를 맞이했다고.
말이 좋은 씨가 된다면,
선한 마음이 토양으로,
행동은 수분이 되어
나와 주위를 밝힌 열매로 맺어졌다.
아마도 올리비아의 선생님들 중 몇 명은 아빠와 같은 마음으로 올리비아를 가르치고 인도하지 않을까?
사랑하는 올리비아,
따뜻한 한마디로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우리의 삶이 어떤 것인지를 한번 생각해 보는 하루가 되었단다.
아빠가 멀리 치체스터애서 하루하루 부쩍 자라는 소중한 딸을 생각하며 따뜻한 한마디에 치유되고 용기가 되는 우리의 삶을 생각해 보았다.
사랑하는 아빠가
치체스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