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한 당신의 선택은?
덩치는 산 만한테, 수줍어 하는 듯 한 표정에 말 수가 별로 없던 그녀.
지난 1년간 내 옆에 있는 내내 그녀는 그랬다.
말을 시키지 않으면 먼저 말을 하지 않았고,
그러나 본인에게 필요한 말이라면 가끔 당돌할 정도로 요구하곤 했다.
내가 잊고 있던 스케줄을 알려주고,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 주기도 하는 등,
성실히 본인 일을 하며 내가 모자란 부분을 서포트 해줬다.
그런 그녀가 항상 고마웠고, 도와주고 싶었다.
고등학교를 제대로 마치지 못 해 영어 철자를 제대로 쓰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난 그녀를 청소하는 도우미에서 소소한 내 스케줄 관리와 내 작은 사업을 도와주는 어시스턴트로 채용했다.
하나씩 가르치며 그녀가 더 나은 미래를 갖도록 도와주고 싶었다.
어수선한 내 방을 정리하는 것도 그녀의 몫 이었다.
내 방을 들어오는 사람은, 항상 그녀가 있어야 출입이 가능했다.
그런데.
그녀가 내 돈을 건드렸다.
그녀가 7년을 무급으로 일 해야 벌 수 있는 돈 이었다.
한 번에 모두를 훔쳐간 것도 아니고,
티 나지 않게 조금씩 조금씩 가져갔다.
어느 날 확인하니, 반 이상의 현금이 사라져 있었고,
놀랍게도 그녀는 여느때와 같이 내 옆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뭐.지?
다른 사람을 의심을 여지 조차 없다.
내 방에 출입하는 사람은, 그녀 단 한 사람 뿐이었으니까.
결국,
난 경찰을 불렀다.
아무것도 모르고 평소처럼 일 하고 있던 그녀를
빌딩 아래로 불렀다.
"잠깐 내려올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