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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a Dragon Mar 02. 2023

Wintering(겨울나기)

통상 12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가 겨울이다. 잔디가 푸릇푸릇 녹색을 띠기 시작하는 4월부터 누렇게 황금색으로 변해가는 11월이 끝나면 나름대로 겨울나기를 준비한다.    

 

9월 인디언 서머 시즌부터 이듬해 3월까지 작가의 겨울을 지나는 회고록인 『우리의 인생이 겨울을 지날 때(원제 Wintering)』의 저자 케서린 메이는 “윈터링(Wintering)이란 추운 겨울을 살아내는 것이다. 겨울은 세상으로부터 단절되어 거부당하거나, 대열에서 벗어나거나, 발전하는 데 실패하거나, 아웃사이더가 된 듯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인생의 휴한기이다.”라고 말한다.


 나는 겨울에 야외활동을 오래 하다 보면 발가락에 피가 잘 통하지 않아 통증을 느낄 때가 있다. 군대에서 걸린 동상 증세 탓이다. 당시에는 동고동락하며 사명감이 넘친 전우들과 함께여서 최전방 철책에서도 그 통증을 제대로 모르고 지나쳤는데, 요즈음에는 겨울이 다가올 때면 매서웠던 그 시절이 떠오르면서 미처 예방을 제대로 하지 못한 나의 나태함을 못내 탓하곤 한다.     


인생에서도 누구나 한 번쯤 지독한 겨울을 겪는다. 어떤 이는 여러 번 반복적으로 힘들게 보내기도 하고, 어떤 이는 버티는 방법을 잘 선택하여 단박에 이겨내기도 한다.      


퇴직하고 하릴없이 두문불출하고 앞으로 어찌해야 할지 판단이 잘 서지 않거나, 운동선수가 프로가 되는 과정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제대로 못 받을 때, 그때도 겨울이다. 이런 겨울을 잘 버텨내야 따뜻한 봄을 맞을 수 있다. 아무리 암울한 겨울이 닥치더라도 잘 견뎌내면 오히려 반짝반짝 빛나는 영광의 계절이 된다. 겨울나기에 잘 적응하면 그 어떤 것도 두렵지 않다. 겨울을 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것, 그것이 윈터링(Wintering)이다.     


저자 케서린 메이도 말했듯이 겨울나기(Wintering)를 더 잘하려면 우리는 삶이 단순히 직선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부터 수정해야 한다. 시간은 순환적이다. 돌고 돈다. 마치 어린 시절을 지나야 청년기 중년기 노년기가 오는 것처럼. 건강할 때가 있으면  아플 때도 있다. 가난할 때가 있으면 부자가 될 때도 있다. 행복과 불행의 국면을 잘 이겨낼 때마다 우리는 조금씩 더 성장한다. 아무리 힘들어도 끝은 반드시 있는 법. 그리고 늘 또 다른 겨울을 준비하면 된다. 다시 이를 악물고 우리는 생존을 준비하고 그리고 삶은 반복된다.     


누구에게나 이 겨울나기(Wintering)가 중요하다. 우왕좌왕 당황하지 말고 그냥 온전히 받아들이자. 비록 내가 이 겨울을 선택하진 않았지만, 어떻게 하면 이 아픈 동상 부위를 잘 보호하면서 계속 살아낼지 그 방법만바로 내가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겨울을 잘 버텨내면 멀지 않아 따뜻한 봄이 온다는 사실 또한 알고 있기에 희망은 겨울 속에 존재한. 발가락이 시큼시큼해지는 걸 보니 벌써 겨울이 다가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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