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행복해지기 어려운 첫 번째 이유는,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 주는지 너무 몰라서라고 한다. 수십 년간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다리던 휴가나 완벽한 몸매 가꾸기, 아름다운 집 소유 등 외부 환경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더 행복해지지 않는다고 한다. 내면을 정비해야 한다. 두 번째 이유는 수백만 년 동안 주변 환경에서 위험을 포착해 내는 인간의 진화 과정에서 우리 뇌에 심어진 부정적 편향 때문이다.(『마음챙김』의 저자 샤우나 샤피로)
실제로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는 약 3,000개인데 그 가운데 긍정적인 단어는 1,000여 개에 불과하다고 한다. 부정적인 단어를 2배 정도 더 자주 사용하는 셈이다. 의도적으로 긍정적인 단어를 많이 사용해야 그나마 균형을 이룰 수 있다.
군대에서는 부대마다 경례 구호가 따로 있다.
한때 내가 근무했던 부대 구호는 “단결! 하면 된다!”였다. 통상적인 “단결!”이라는 구호에 “하면 된다”를 특별히 추가했다. 이 구호를 하루에 수십 번. 거의 4년 동안 외쳤다. 나 스스로 얼마나 많이 신념화가 되었겠는가.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의욕이 넘치던 강렬했던 기억 때문인지 이 부대를 떠나고도 한동안 묘하게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철철 넘치는 자신감에 매사에 무척 고무되었던 적이 있었다. 긍정의 생각도 훈련이 필요하다.
그런데, 늘 긍정적인 생각만으로 살아간다는 건 바람직하지만, 아닐 수도 있다. 자칫 자기 합리화나 충분히 자신을 파악하지 못한 기만의 결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때로 세상일이란 분명히 안 되는 것도 있는 법이다. 긍정적인 생각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계속되면 더 크게 실망하고 낙담하게 된다. 착하게 살아도 불행이 찾아올 때가 있듯이.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듯이. 그냥 있는 그대로 현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면서 부정적인 생각에 앞서 무엇보다 자신을 먼저 위로하고 격려해야 한다.
『마음챙김』의 저자 샤우나 샤피로도 남편과 이혼해 인생에서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어려운 시기가 있었지만, 아침에 눈 뜨면 자신에게 “Good morning I love you(안녕, 사랑해)” 자기 자비(慈悲)의 말로 자신을 먼저 돌보면서 서서히 마음의 상처도 치유하고 자신감도 되찾았다고 한다. 잘 안될 때는 내 그림자도 나를 피한다는 말이 있다. 자신감이 위축되어 긍정적으로 하루하루를 제대로 쳐다보기조차 어려울 때가 있다. 자신을 먼저 보듬어야 한다.
흔히 인생과 비교하는 골프에서조차 본인이 만족하는 샷은 한 라운드 가운데 몇 번 나오지 않는다. 한창 전성기의 타이거 우즈도 숱한 대회를 치렀지만, 평생에 겨우 1~2번 정도라고 말한 적이 있다. 아마추어들은 오죽할까. 그런데도 만족스럽지 못한 샷이 나올 때면 동반자가 듣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자책하거나 자신에게 부정적인 단어를 겉으로 쏟아내는 이가 있다. “바보같이! 왜 이렇게 못하는 거냐! 한심하다!”등등. 심지어 심한 욕설까지 튀어나올 때면 옆에서 함께 듣기에도 거북하다. 비록 점수는 마음에 안 들어도 마음이 너그러워야 행복도 쉽게 찾아온다.
자신을 심하게 꾸짖고 용서하지 못하는 것은 실수를 용납하지 못하는 자존심에 손상을 입어서 그런다. 물론 한두 번은 그럴 수 있다. 자책은 때로 스스로 정신을 차리게 하는 효과가 있긴 하다. 그러나, '방귀도 잦으면 똥 싼다.'라는 속담처럼 부정적인 언행도 너무 잦으면 자신도 모르게 나쁜 습관으로 자리 잡는 법이다.
성경에도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다”라는 구절이 있다. 여기서 "마음이 가난하다”라는 것은 물질적 풍요나 사회적 지위, 외적인 성공을 추구하기보다는, 내면적으로 겸손하고, 자신이 부족함을 인정하며, 마음의 평화와 만족을 추구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행복”은 이런 내면에서 오는 깊은 만족감을 뜻한다. 즉, 물질적이나 세속적인 것에 집착하지 않고,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며, 부족한 점을 겸손히 받아들이는 사람이 진정한 행복을 경험할 수 있다는 메시지다.
오래전에 전역한 지금은 “단결! 하면 된다”라는 구호 대신, 나도 “Good morning I love you(안녕, 사랑해)” 같은 아침 인사로 날마다 스스로 보듬어 본다. 소리 내어 말해보면 마음에서부터 따뜻해짐이 전해진다.
인생의 필드에서 굳이 부정적인 언행을 습관으로 키워나가고 싶지는 않다. 늘 자신의 강·약점을 잘 파악하고 나를 격려하며 보듬는 균형된 생각으로, 비록 허구한 날 반복되는 실패와 시련일지라도, 부정적 편향을 멀리하는 긍정의 자세로 오늘 아침도 사랑스럽게 시작해 보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