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멈추게 하는가? : 프롤로그

by 헨리 월터


20180128_170021.jpg 지난 2018년 1월 28일 독일을 방문하였을 때 찍었던 브란덴부르크 문

지난 6월 7일부터 30박 33일로 나는 태어나서 두 번째로 해외로 자유여행을 다녀왔다. (정확히는 7일 새벽에 출발해서 9일 정오 무렵에 인천으로 들어왔음.) 대학원에 입학하기 전에 졸업 기념으로 13박 15일 간 러시아를 경유하여 독일만 다녀왔던 것이 지난 2018년이었으니 7년 하고도 몇 달 만의 일이었다. 사실 여러 나라를 한꺼번에 다녀오는 일은 첫 독일여행이 끝나고 돌아온 이후 나만의 오랜 소원이었다. 그때는 제국을 주제로 잡아서 잡고 돌고 싶었고, 그에 맞추어 오스트리아와 폴란드를 고려하였다. 기간 역시 5~7주 정도로 고려하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역사라는 틀에 구겨넣는 방식이 아니라 '문화관광'이라는 실용적이면서도 더 넓은 시야를 두게 된 것이었다. 자연히 주제도 '무엇이 관람객의 시선을 끌고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가'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그리고 예기치 못한 개인적인 사정이 겹치면서 일정과 세부적인 방문 장소도 많이 조율되었다.


Q. 이전에는 자유여행을 제외하고 해외 경험이 없었는가?

A. 해외를 다녀왔던 경험은 그 이전에도 중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몇 번 더 있었다. 그렇지만 모두 답사 프로그램이나 양국 학생들 간의 교류 활동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었다. 중국은 네 번 모두 국외 항일사적이 중심이었고, 답사 프로그램을 주관하는 단체가 있었다. 일본은 2번 다녀왔는데, 각각 2017년의 대학생 교류캠프와 2019년 학술 교류와 자료조사 목적으로 갔었다. 그래서인지 내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나 시야 등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다른 사람들과의 동행이다 보니 하나부터 열까지 내 마음이 끌리는 대로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 점을 생각하였을 때 나 홀로 하는 자유 여행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책임져야 할 부분이 많고 극도의 고독을 느끼는 것과는 별개로 시야가 넓어지고 일시적으로나마 여유를 느끼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하게도 기회가 닿는다면 새로운 인연을 만나는 계기로도 작용할 수 있지 않은가?


Q. 갑자기 이것을 글로 남기겠다고 생각한 계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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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의 기병인 후사르 모양의 동판 자석과 장난감병정 테마로 만들어진 안데르센 박물관의 기념품. 여행이 끝나고 그곳에서의 기억은 때로는 왜곡되거나 휘발되기 쉽다.

A. 여행을 다녀온 지 2개월이 지났고, 시차 적응도 된 지 오래다. 지금의 시점에서 자리에 앉아 그날의 기억을 상기시키고 다시 정리하게 된 이유는 생각 외로 간단하다. 여행지에서의 기억이 쉽게 잊혀지거나 왜곡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솔직하게 밝히자면 지금까지 답사나 전시관람 등으로 찍은 사진들의 대부분은 정확히 내가 무슨 목적으로 담은 것이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설령 기억에 남는 것이 있더라도 극소수고, 그마저도 아주 작은 일부만을 붙들고 있을 뿐이다. 남겨둔 기록이 있다면 참 좋을 텐데 그것마저도 상태가 영 아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여행지에서의 기억이 있을 때 한 글자라도 더 정리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힌동안은 내 여행지에서의 기억이 올라갈 예정이고, 그 시작은 나의 첫 여행지이기도 했던 덴마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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