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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에 NFT가 도입되면 공인중개사는 어찌 되나?

by 신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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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가 부동산과 만나면 주거는 사라지고 투자만 남겠죠. 그런데 부동산이 NFT와 만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제 생각에는 1년에 4만 명씩 쏟아져 나오는 공인중개사들의 강력한 반발과 부동산 시장의 대혼란이 올 수도 있겠다는 감이 옵니다.

부동산 중개업은 미국의 경우 집값의 최대 6%를 먹고 국내에서는 보통 0.8%를 수수료로 취하죠. 서울의 아파트 값이 10억 원 정도 하니 800 민 원 정도의 수입이 생기는 겁니다. 미국은 100만 달러짜리 집을 팔면 6만 달러 7200만 원의 수입이 생기니 미국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것이 훨씬 더 쏠쏠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런데 NFT가 부동산업계에 도입이 되면 어떤 결과가 생길까요? 현재 미국에는 부동산 거래에 불록 체인을 도입한 플랫폼 업체 프로피(Propy)가 있습니다. 일단 프로피라는 법인은 해당 부동산을 먼저 구입합니다. 주마다 다른 부동산 법이 있기에 해당 주에 등록을 해야죠. 그리고 그 부동산의 소유권을 NFT로 발행합니다. 그리고 이를 부동산 소유자에게 온라인으로 발송하는 방식이죠. 즉 NFT로 부동산 거래를 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일단 자신의 집이나 토지를 프로피라는 회사에 팔아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프로피는 경매 방식과 일반 거래 방식을 모두 사용합니다. 아직 거래가 활발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더군다나 올해 들어 NFT에 대한 열기와 관심이 급속도로 줄면서 이 회사도 어려움을 겪고 있겠죠. 보니까 작년 6월에 첫 번째 경매가 있었던 듯합니다. 전쟁이 발발하기 전의 우크라이나의 수도 카이우의 아파트 소유권 경매였고요, 낙찰가는 6만 달러였다고 합니다. 이 화사의 NFT는 이더리움이 아닌 PRO토큰이라고 하네요. 당시 27시간 진행된 경매에서 시작가는 2만 달러였고 결국 3배 정도 비싸진 겁니다. 소유권은 P2P 방식으로 크립토 지갑에서 오가기 때문에 중개료가 필요 없죠.

그런데 이는 미국의 이야기고요, 우리처럼 전국에 커피숍 다음으로 공인중개소가 많고 수십 만 명의 이익단체가 조직되어 있는 곳에서는 꿈도 꾸지 못할 이야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공인중개사 시험은 매년 40만 명 가까운 사람이 달려들며 성인 자격증 시험 중에서 최대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공인중개사 가족까지 생각하면 수백만 표가 걸려 있는 정치권으로서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표밭이죠. 물론 소비자 입장에서는 공인중개사 수수료가 아까울 수도 있고 최대한 줄이고 싶겠지만 이미 수십 만 명이 이를 통해 밥을 먹고사는 현실에서 NFT가 아니라 NFT 할아버지라고 해도 반대가 극심하면 도입되기 어려울 겁니다. 제 생각에 한국에는 프로피 같은 부동산 NFT가 자리를 잡기 어렵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한 때 온라인으로 부동산을 사고파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오픈 도어라는 업체에 주식 투자를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있습니다. 미국과 우리는 전혀 사정이 달라서 미국의 부동산 거래 문화를 모르기에 포기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만약에 부동산 NFT 업체가 탄생한다면 저는 이 업체에 투자하기보다 공인중개사 시험 에듀윌이 상장을 하면 그곳에 투자를 하는 게 현명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게 한국적인 투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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