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이 잘 나가는 BYD를 매도한 이유는

by 신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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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하의 현인이자 전업투자자 중에서 여전히 세계 1위 부자를 질주 중인 92세의 워런 버핏 옹은 전기차 분야에서 시진핑의 중국몽을 실현시킬 BYD의 대주주였는데요, 그런 그가 8월 24일 주식 130만 주를 매도했고 9월 1일에는 170만 주를 추가 매도했습니다. 영업이익이 3배 늘어나고 시장점유율이 30% 이상 늘어난 데다 수주잔고만 70만 대가 넘는, 전기차에서 테슬라를 꺾을 수 있는 유일한 중국 업체의 주식을 왜 지금 시점에 팔고 있는 걸까요? 장기보유(14년)에 따른 차익 실현을 노린 걸까요? 실제 BYD 주가는 2020년 10월 50달러선에서 폭등하기 시작해 2년 동안 6배 상승했습니다. 그런 주식을 팔아치운다면 정말 버핏의 머릿속에 다른 그림이 펼쳐지고 있는 걸까요?

버핏은 중국 주식에 그리 우호적이지 않았던 사람인데 그의 생각을 바꾼 이가 그의 친구이자 영혼의 파트너인 찰리 멍거입니다. 멍거는 알리바바에도 주식을 많이 투자했던 이로 중국의 기술주에 우호적이죠. 2008년 버핏은 찰리 멍거 버크셔 부회장의 추천으로 왕촨푸 BYD 창업주와 만난 후 주당 8 홍콩달러에 BYD 주식 2억 2500만 주를 매수했습니다. 이후 14년 동안 버핏은 BYD 주식을 한 주도 매도하지 않았죠. 니오 리오토 샤오펑 등 중국의 전기차 3인방이 미국 시장에 상장된 것과 달리 BYD는 홍콩 시장에 상장돼 있습니다. 버핏의 매도 후 주가가 꽤 떨어졌지만 버핏이 매도할 때는 310 달러 수준이었으니 거의 40배를 먹은 겁니다.

대대적인 반중 감정에 편승해 테슬라를 국내 기업보다 더 사랑하는 서학 개미들은 버핏의 매도가 결국은 테슬라가 이길 것이라는 확신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면서 차익실현보다는 매도 자체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들에 비해 소수지만 올해 중국 전기차와 2차 전지 ETF에 투자하며 쏠쏠한 재미를 본 이들이 있죠. “왕서방이 결국엔 이긴다”는 쪽에 베팅을 건 홍학 개미들은 차익실현에 더 비중을 두며 아직은 모른다는 반응을 보여주고 았습니다. 그리고 가치투자의 전문가인 버핏이 전기차 전문가는 아니지 않으냐고 반문합니다.

저는 서학 개미이고 중국시장에 대해서 여전히 회의적인 사람이지만 버핏의 BYD 매도에 대해서는 서학 개미와 홍학 개미의 말이 모두 일리가 있습니다. 버핏의 철학은 경제적 해자를 지닌 좋은 기업은 영원히 보유하는 것이 맞고요, 그렇다고 버핏이 전기차의 10년 뒤를 내다볼 수 있는 전문성과 선견지명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솔직히 저는 회의적입니다. 버핏이 보기에는 자신도 미래를 점칠 수가 없기에 이럴 때는 시세차익을 실현하는 것이 잠정적인 답이라는 결론을 내렸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 버핏은 좋은 주식은 영원히 보유하는 게 답이라는 이상론 대신 가끔은 현실적으로 주식을 팔아 시세차익을 얻은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정말 잘 모를 것 같습니다. 사실 미국 전기차 전문가나 전기차 전문잡지 편집장들도 정말 10년 안에 전기차 세상이 올지, 온다면 그때도 여전히 테슬라가 독보적인 1등 일지를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승자가 미국이 될지 중국이 될지도 현재로서는 예측불허입니다.

다만 친절한 테슬라 삼촌이라 불리던 포스코 경영연구원 박형근 수석연구원이 얼마 전 삼프로에서 나와 한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전기차 디자인이나 내부 인테리어면에서 중국의 전기차들은 분명 경쟁력이 있다는 주장이었죠. 한국 현대의 아이오닉이나 중국의 전기차나 주행거리 등 성능면에서 거의 차이가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습니다. 아이오닉이 5만 달러 대라면 BYD는 3만 달러 대라 가격경쟁력은 오히려 BYD가 더 높다는 거였죠. 내년에 한국 출시되면 국내의 강력한 반중 정서와 메이드 안 차이나에 대한 불신 때문에 쉽지는 않겠지만 BYD가 가격경쟁력으로 유럽 시장에서는 저가형 브랜드로 틈새시장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저도 중국에 대해서는 아주 부정적인 사람이지만 적어도 전기차나 자율차 부문만큼은 중국이 미국을 급속도로 따라잡고 았는 것은 분명한 팩트인 것 같습니다.

최근 중국 주식을 죄다 팔아버린 레이 달리오와 BYD를 계속 매도하고 있는 버핏 두 사람의 생각 속에는 미중 전쟁이 전기차 AI 빅데이터 반도체 등 기술분야에서 거의 전면전에 치닫고 있는 상황이 분명 꽈리를 틀고 있을 겁니다. 어쩌면 이 두 대가도 예측하지 못하는 엄청난 변수로 주식시장을 강타할 가능성이 분명 있습니다. 그전에 리스크를 줄이자는 차원에서 버핏의 이번 매도를 해석할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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