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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젊은 주식 부자들은 일반 개미와 뭐가 다를까?

by 신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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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 특히 주식으로 돈을 번 개미들은 일반 개미와 어떤 점에서 달라 큰돈을 벌었을까요? 사실 주식은 개미들이 돈을 벌기보다는 돈을 잃기 쉬운 개미지옥인 걸 이제는 자신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통게가 말해줍니다. 개미 두 명 중에 한 명은 손해를 보고 있고 45%는 본전 치기 정도입니다. 수익을 내는 비율은 5%가 안 되고 있죠. 아마 지금 같은 하락장에서는 그 차이가 더욱 커질 겁니다. 돈을 벌면 그 돈으로 공매도나 풋 옵션을 사는 방식으로 헤지를 하면서 주식이 올라도 먹고 떨어져도 먹는 양방향 투자가 가능합니다. 이들이 하락장에서도 돈을 번다면 종목을 잘 골라 이 와중에도 오르는 업종(예를 들어 태조이방원)에 투자해서일 수도 있지만 그들은 주식 외에 채권 달러 금 비트코인 선물 옵션 등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분산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증권부 한정수 기자가 쓴 ‘한국의 젊은 주식 부자들’은 자신이 취재하면서 만난 슈퍼 개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개미들에게 돈을 벌려면 어떤 생각으로 투자에 임해야 하는지 방법론을 들려주는 책입니다. 책에 따르면 이들은 평균 나이 35세, 평균 자산 30억 원입니다. 슈퍼 개미 기준이 200억이니 그 수준까지 가지는 못했지만 경제적 자유를 일군 사람들이죠.

한 기자가 들려주는 이들의 돈 버는 방법에는 역시 생각과 태도가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일단 그는 주식 투자에서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능력은 의사결정 능력의 차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 차이는 깊은 생각의 시간을 가졌느냐, 안 가졌느냐의 차이라는 거죠. 즉 남의 추천 듣고, 유튜브 추천을 받고 산 종목보다 자신이 심사숙고해서 고른 종목의 수익률은 하늘과 땅 차이라는 거죠. 주식은 공부하는 시간도 필요하지만 공자님이 말씀하신 학만이 아닌 습의 시간이 있어야 성공의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에 따르면 주식 투자로 성공한 사람들 중에는 망상가가 유달리 많았다며 그들은 쉴 때 누워서 이것저것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자신의 주장의 근거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자기 전에 투자와 관련된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써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을 루틴으로 삼는 투자자가 되기를 조언합니다.

깊은 생각은 당연히 미래를 그려보는 상상력이 필수적입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들이 부자가 된다”는 거죠. 이 태도는 끝없이 질문을 던져 보고 답을 스스로 찾는 생각의 과정입니다. “코로나로 모이지 못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전 세게 모든 돈의 가치가 달러 대비 하락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달러 패권은 유지될 수 있을까?”. ”내연차를 포기하고 전기차에 올인하는 중국 시진핑 정권은 테슬라의 주가에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까“ 등등의 고민이죠. 즉 어떤 상황이 벌어지면 수혜를 받을 회사가 어딘지는 그 일이 벌어지기 전에 이미 상상하고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즉 준비한 자만이 귀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는 거죠.

그리고 공부의 양과 질에서 돈 번 개미들은 나머지 개미보다 우위에 있습니다. 그들은 기업을 좀 더 많이 알기 위해 사업보고서는 필수적으로 읽고 기업의 공시도 꼼꼼히 분석합니다. 기업을 분석하지 않고 투자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눈 감고 포커 치는 일과 비슷한 셈이죠. 이들은 물론 기업 공부만 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신문 기사 중 사회면 기사를 꼼꼼히 읽으며 사람들의 삶에 라이프를 읽으려고 합니다. 사람들은 이상을 위해 돈을 쓰는 게 아니라 현실과 현실의 삶을 위해 돈을 써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이죠.

한국의 젊은 주식 부자들은 공통적으로 이 책은 반드시 읽었다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바로 로버트 키요시키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죠. 저도 주변에 이 책을 읽지 않은 투자자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버핏이 아니라 이 책 때문에 투자의 길에 입문한 사람도 적지 않죠. 남들 다 읽는 책에서 그들은 무엇을 본 걸까요? 전 세계 7000만 부, 한국에서만 350만 부가 팔린 이 책에서 부자들은 부자들의 사고방식을 배운 겁니다. 먼저 실천 그리고 이론 공부가 아니고 이들은 먼저 공부를 하고 그리고 지출을 줄여 종잣돈을 모은 뒤 실천 즉 투자를 했습니다.

저자는 돈 번 사람들의 돈 버는 방법뿐 아니라 돈 쓰는 방법에도 관심을 가지라고 주문합니다. 이들의 지출은 일반인과 어떻게 다른지를 보라는 거죠. 이들은 지출도 그냥 하지 않습니다. 지출도 시간이 됐든 돈이 됐든 어딘가에 내가 가진 자산을 쓰는 투자입니다. 지출도 투자처럼 하라는 거죠. 그리고 지출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일주일에 하루, 힘들다면 한 달에 하루라도 날을 정해 무지툴데이를 실천하면서 절약하는 습관을 가지라는 게 저자의 충고입니다.

이들이 다른 점은 목표 설정 능력입니다. 목표는 구체적이며 현실적이며 원대합니다. 서울대를 가려고 노력해야 연고대라도 갈 수 있는 것처럼 40 이전에 100억 이런 식으로 목표를 크게 세워야 성공의 크기를 키울 수 있습니다. 언제나 큰 목표는 큰 노력을 만듭니다. 목표를 갖고 투자하는 사람과 그냥 주변에서 돈을 버니까 따라서 투자하는 사람의 수익률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성공 투자자들은 다른 투자자들의 심리를 읽는 데 능했습니다. 주식은 경제가 아니라 심리라는 말이 지금은 대세가 됐죠. 저자가 인터뷰한 젊은 부자는 금리 물가 환율 등의 지표와 주가는 직접 연결되지 않습니다. 수많은 참여자의 심리를 거쳐 연결이 되는 괴정에서 왜곡되기도 하고 증폭되기도 하고 축소되기도 합니다. 저자에 따르면 심리는 경험의 축적입니다. 어떤 상황에서 사람들이 매수하고 매도하는지는 이를 지켜보고 분석하는 훈련을 거친 다음에 터득하는 투자의 도입니다.

이 책의 결론은 반드시 공부를 해야 투자 실력이 는다는 점입니다. 누구는 주식은 공부해서 실력이 늘지 않다고 하고 한 기자는 그 반대로 이야기하니 누구 말이 맞을지 헛갈릴 수밖에 없습니다. 전자의 입장을 대표하는 이가 런던 오빠인데, 그는 주식 시장의 등락을 만드는 요인들은 공부한다고 알 수 없는 변수들이니 주식은 이들 변수 때문에 공부를 배신할 수밖에 없다는 비관론을 폅니다. 물론 공부를 한다고 해서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벌어진 이 모든 악몽의 시작을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공부를 한 사람과 안 한 사람은 사건이 발생했을 때 대처하는 방법이 다릅니다. 주가는 결국 미래 예측 게임이지만 미래를 못 맞힌 사람에게는 그다음 순서가 가장 먼저 대응한 사람이 승자가 되는 게임입니다. 공부는 중요하죠. 사실 미래를 모르는 인간들이 미래 예측 게임인 주식 시장에 뛰어든 이상 공부는 필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야 마음이 안정되고 주식 시장에서 너무나 중요한 마음의 안정을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이란 알면 알수록 단단해지는 동물입니다. 8년 차 증권부 기자의 책이지만 생각의 나이만큼은 50대처럼 원숙했던 그런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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