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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 우드는 왜 비트코인이 50만 달러 간다고 장담할까

by 신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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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 우드를 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돈 나는 나무가 돈 먹는 나무로 바뀌고 있는 중이죠. 2020년 혜성처럼 나타나 최고의 수익률을 올리며 그 해의 펀드매니저로 선정된 것은 정말 의외였죠. 월스트리트에 신데렐라가 있다면 그녀를 두고 하는 말일 겁니다. 미국에서는 그 누구도 언급하지 않는 4차 산업혁명의 전도사를 자처하며 테슬라와 비트코인 그리고 줌과 언택트에 몰빵 하다시피 해 20년 돈을 갈퀴로 긁어모았죠. 그해 수입은 아마 레이 달리오니 워런 버핏보다 더 많았을 겁니다. 그러던 그녀가 21년도부터 서서히 맛이 가기 시작해 성장주가 최대 10분의 1토막이 난 2022년 3분기까지 미국에서 운용되는 모든 펀드 중에서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한 꼴등 펀드매니저가 되었습니다. 아마 그녀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사람은 삼프로TV의 휴먼 인디케이터(내가 사면 항상 고점, 인간 고점 판독기라고도 부르죠.)정프로보다 더 안 좋은 실적일 겁니다. 8월까지 수익률이 -48%입니다. 반토막이죠. 9월이 올해 치악의 나스닥이었던 걸 고려하면 그녀의 성적표는 더 떨어졌을 겁니다. 제 생각에는 연말까지 가면 거의 3분의 1토막이 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듭니다. 그럼에도 그녀는 자신이 투자하는 종목에 대한 확신을 버리지 못합니다. 40년 만에 처음 겪는 최악의 인플레 와중에 그녀는 내년에 디플레를 걱정해야 한다며 자신이 밀고 있는 성장주는 조만간 반등을 시작할 거라고 낙관하고 있죠. 이 정도면 착각을 넘어 과잉 확신의 오류가 아닐까 싶어요. 비트코인이 2만 달러 이하로 떨어진 시점에도 비트코인이 50만 달러 간다고 비현실적인 소리를 하던 못 말리는 아줌마입니다. 비트코인이 전 세계 자산의 5%를 차지하면 그 정도 되지 않겠느냐고 근거를 댔는데, 그건 근거가 아니라 기대치죠. 그 정도 액수면 시총 1위 애플의 거의 10배에 이르는 규모입니다. 비트코인의 신봉자들도 비트코인의 혁신이 스마트폰의 10배는 된다는 말만큼은 하지 못할 득합니다. 저도 비트코인의 미래를 어느 정도 밝게 보는 사람인데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억측이죠.

그녀를 많은 사람들은 역대 최악의 펀드 매니저로 기억하겠지만 그녀는 분명 선견지명이 있었습니다. 2018년 2월에는 CNBC 방송에 출연해 당시 300달러대의 박스권에 갇혀 있던 테슬라 주가가 “5년 안에 4000달러(5 대 1 액면분할 전)를 넘어설 것”이라고 장담해 시장의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그녀 말대로 됐죠. 그녀는 초대박을 터뜨렸죠. 그리고 그녀는 비트코인의 가능성에 일찌감치 주목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매입가의 평균 단가가 20만 원으로 비트코인이 폭등하기 시작하던 2017년 이전에 들어갔습니다. 그때는 거의 전문가 10명 중 9명이 비트코인은 거품이 아닌 가치가 없는 코드 쪼가리라고 그야말로 개무시받던 시절입니다. 비트코인은 지금 누가 봐도 최악이라고 하지만 그녀는 이미 100배를 먹었습니다. 테슬라 외에 그녀가 손댄 거의 모든 종목은 무너지고 있어 그녀는 마아너스의 손이라고 불려도 무방합니다. 그런데 크게 터진 두 방 때문에 아직까지 그녀의 수입은 플러스 흑자일 것이 분명합니다. 그녀는 리스크 관리 능력 제로다, 포트폴리오 분산 투자의 개념이 없다는 비판을 받죠. 그러나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교훈이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2020년까지는 잘 보여준 바 있습니다. 그녀에 대한 반대자들도 그녀의 생각법에서 인정해야 할 부분은 있습니다. 성공의 빈도보다 더 중요한 건 성공했을 때 나에게 떨어지는 돈의 크기라는 말이 분명 월 스트리트에서는 정답인 듯합니다. 부자들은 돈 벌 생각을 자나 깨나 하는 사람들이라기보다 기회가 올 때 큰돈을 벌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게 조지 소로스나 손정의, 캐시 우드 등을 떠올리면 드는 생각입니다. 물론 큰 돈 한 방보다 버핏 옹은 작은 돈 여러 방을 목표로 하는 스타일이라 투자에 정답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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