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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인수 밀어붙이는 일론 머스크의 머릿속을 해킹하자

by 신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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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일론 머스크의 팬이죠. 머스크의 전기, 전기차 전문가가 쓴 테슬라 모터스 그리고 머스크의 두뇌 칩 삽입 프로젝트 BMI를 다룬 책까지 시중에 머스크와 머스크가 벌이는 사업 관련 책은 거의 다 본 것 같습니다. 머스크는 대단한 독서가이며 몽상가이면서 치열한 현실주의자입니다. 지금도 하루에 책 2권을 읽고 주당 100시간 일한답니다. 하루에 자는 시간이 5시간을 넘기는 날이 없죠. 그러면서 투자 비트코인 전기차 배터리 인공지능 클럽하우스 신경과학 일본 애니메이션 등 온갖 분야에 관련된 트윗을 시도 때도 없이 쏟아냈는데요, 워낙 팬덤이 많은지라 그의 발언 자체가 시장을 움직이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그의 요즘 머릿속은 혼돈의 집합체입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알기가 어렵습니다. 그의 책과 최근 트윗 발언을 통해 그의 생각법을 알아보았습니다.

1) 머스크는 적을 만들고, 적과 싸운다.

머스크는 자신이 떠야 자신의 사업들이 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사업입니다. 그래서 그는 적을 수시로 만들고 수시로 바꿉니다. 어떨 때는 진보가 적이고 어떨 때는 보수가 적입니다. 처음에는 포퓰리즘을 따라가다가 지금은 그가 만드는 게 포퓰리즘이 됩니다. 정말 최고의 인플루언서이면서 최고의 싸움닭이 되었죠. 그가 전기차와 기후위기를 막아주는 스타가 된 후에 그는 오히려 보수적으로 변해 민주당에 반대하는 트윗을 연일 올리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그는 2년 뒤 공화당 대선 주자로 나올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죠. 러우 전쟁이 터지자 푸틴을 비난하며 자신과 한 판 붙자, 즉 일당기로 싸우자고 트윗을 올린 그였지만 몇 년 전에는 당신은 멋있는 사나이라고 트윗을 올리기도 했죠. 비트코인도 그의 사랑을 받아 죽죽 올라가다가 갑자기 전기 사용이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몰리며 폭락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관종이라는 측면에서는 압도적인 일관성을 보여주는 그의 사고법을 이해해야 합니다.

2) 머스크는 일단 띄우고 다시 떨어뜨린 뒤 다시 띄운다

머스크는 천생 사업가입니다. 절대 비싼 가격에 사려고 하지 말고 싸게 팔려고 하지 않습니다. 논쟁의 여지가 제일 많은 트위터 안수 건을 예로 들어 보죠. 그는 트위터 인수설로 주가를 띄운 뒤 가짜 계정이 너무 많다며 트위터 인수에서 발을 떼려는 것처럼 보이다가 다시 ㅂ방향을 틀어 트위터를 미국의 위챗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가 말할 때마다 트위터의 주가는 출렁대고 결국 머스크가 원하는 조건으로 최종 결정되든지 정말 결렬되든지 할 것입니다. 그는 머리가 아주 좋은 사람이며 협성의 달인이기도 하죠.

국내 테슬라 마니아는 제발 머스크가 전기차와 자율차에 집중하라고 부탁합니다만 머스크처럼 멀티태스킹이 가능하고 그래야 에너지가 나는 사람은 그의 상상력에 완전히 맡기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테슬라는 올해 최악의 한 해를 맞은 데다 경제적 해자가 있다고 여겼던 전기차 시장에서 BYD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난 이상 트위터 인수를 멈춰주기를 진심으로 바라죠. 테슬라 주가는 10월 반등의 조짐에도 불구하고 계속 하락 중입니다. 트위터를 지금 가격으로 인수하려면 62조가 필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테슬라 주식 40조를 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테슬라 주가는 더 떨어지겠죠. 지금 예상대로 중간선거에서 바이든이 지고 친환경정책이 타격을 받는다면 그때 테슬라 주가는 더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 와중에도 왜 트위터 인수에 집착하는지 저는 솔직히 일론 머스크 머리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3) 머스크는 결국 테슬라로 돈 벌어 그 돈으로 화성 탐사와 BMI에 쓸 것이다

머스크의 비판자들은 그가 스톡옵션울 행사해 100달러 미만으로 테슬라 주식을 산 뒤 그가 동생과 함께 시장애 대량으로 내다 팔면서 현금을 쥐고 개미 투자자들은 손해만 보게 만든다고 비판합니다. 그런데 그럴 이유가 있습니다. 그는 정말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에 영혼을 바친 사람으로 그가 살아서 반드시 화성으로 이주할 우주선을 발사하는 것을 보라고 할 겁니다. 결국 언젠가는 인류가 지구를 버려야 할 나이 올 것이고 그는 어쩌면 꼭 살려야 할 사람(과학자 기술자 사업가)들만 태워 테라포밍 된 화성으로 가려고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현금이 필요한 거지, 다른 데 쓰는 게 아닙니다. 그를 아는 전문가들은 그가 가장 하고 싶고 가장 많이 투자하고 싶은 분야는 바로 뉴럴 링크라고 말합니다. 돼지의 뇌애 칩을 심는 수준이지만 앞으로 인간에게 이식해 인간을 사이보그로 만든 뒤 언젠가는 인간을 능가할 초지능 AI에 맞서는 전사들을 정말로 만들고 싶은 게 그의 진정한 마음입니다. 그가 꿈꾸는 미래는 제2 외국어 배울 필요도 없고 대학도 다닐 필요도 없는 세상을 꿈꿉니다. 영화 매트릭스처럼 칩으로 지식을 이식할 수 있는 세상을 진정으로 만들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그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BMIㅗ 뇌를 외부에서 컨트롤할 수 있는 정말 SF영화 같은 세상을 꿈꿉니다. 어쩌면 그는 세계 정복을 꿈꾸는 미친 과학자 같은 사람일 수도 있고 인류를 기후 재앙과 핵전쟁의 위협으로부터 구하려는 천사일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좀 더 시간이 지나 봐야 알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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