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원 달러 환율이 올랐는데 금요일 미국 나스닥이 폭등한 덕분에 우리 증시가 좀 올랐습니다. 특히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계속 이어지는 삼성전자의 선전이 눈부신데요, 정말 바닥이 온 건 아닌가 하는 기대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네요. 지금 환율 생각하면 2021년 여름과 비교해 보았을 때 외국인들에게는 1700 밑으로 반토막 수준으로 느껴질 겁니다. 바겐세일이라도 하는 줄 알겠죠. 정말 1년 약간 넘는 사이에 우리 주식 시장은 정말 많이 떨어졌습니다. 거의 2012년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그동안 대기업들이 번 돈이 1000조 원이 넘는데 주가가 제 자리라는 건 정말 한국 주식이 저평가되었다는 증거죠.
증시에 악평 쏟아놓기로 유명한 모건 스탠리조차 미국 증시가 11월 8일 중간선거 전까지는 단기 랠리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 걸 보면 확실히 조짐은 좋아 보입니다. 사이클 상으로도 그래요. 교보증권 박병창 부장의 책 ‘매매의 심리’에 보면 무라카미 구니오의 ‘사계절 이론’을 박 부장이 심리 버전으로 바꾼 게 있거든요. 사실 주식은 수급이 전부이며 수급은 바로 심리죠. 박 부장은 매수할 때 심리를 기준으로 설명합니다. 누구나 살 때 내 주식이 떨어질 거라고 예상하고 주식을 사는 사람은 없습니다. 일단 낙관으로 시작하죠. 정말 사놓고 초반에는 올라갑니다. 사람들은 작년 5월 삼성전자 주기가 8만 원 이하로 떨어지자 매수하기 시작했습니다. 세상에 삼성전자 주식이 7만 9천 원이라니 정말 싸다고 생각했죠. 마바라들도 가세를 했고요. 하기는 그들은 무조건 지금이 살 때다만을 외치지 팔아야 한다고 말하는 법은 없지만요. 그러다 조금 올라 8만 4천 원이 되었을 때 사람들은 흥분을 합니다. 그래 곧 9만 6800원 전고점 뚫고 10만 전자 될 거야. 이어 그 감정은 기쁨(아직 팔기 전이라 평가 상의 이익일 뿐인데)으로 바뀌고 그 기쁨이 탐욕으로 바뀌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그러면 불타기를 해야 하는 것 아냐? 어차피 10만 전자 15만 전자된다고 애널리스트들은 저렇게 떠드는데 말이야. 이래서 삼성전자 주식을 더 삽니다. 탐욕이죠. 그러다 주가가 꺾이는 시점(여름)이 되면서 걱정이 앞섭니다. 그리고 가을에도 계속 떨어지니 불안하죠. 그러다 드디어 내가 산 가격 밑으로 주식이 떨어지면 사람들은 부정합니다. “아냐, 그럴 리가 없어, 뭐가 잘 못된 거야. 지금 삼성전자가 7만 원 대 초반이라면 말이 돼?” 언제 주식이 논리대로 예상대로 움직인 적이 있었나 싶기도 하지만, 주식은 계속 내려가 드디어 삼성전자가 6만 전자가 됩니다. 두려움이 지배하죠. 사람들은 같은 강도의 두려움을 기쁨보다 두 배 정도 더 심하게 느낍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두려움의 동물이죠. 두려우면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보고 소극적인 자세로 바뀝니다. 밤잠을 설치게 되는 건 이 시점이죠. 이제 삼성전자 주식이 드디어 6만 전자에서 5만 전자로 떨어집니다. 정말 이 때는 참담합니다. 참담과 두려움의 차이는 참담은 자신에 대한 자책으로 이어지면서 자신을 더욱 괴롭힌다는 것이죠. 참담은 절망을 이어집니다. 아 드디어 삼성전자가 코로나 폭락 때인 4만 전자로 추락하겠구나라는 절망에 휩싸이죠. 절망은 두려움의 끝판왕이 공포로 이어지고 인간은 그 공포를 피하기 위해서 모든 걸 합니다. 큰 손해를 보았지만 더 큰 손해를 피하기 위해 아니 더 이상 지긋지긋한 호가창을 쳐다보기도 싫어서 항복을 합니다. 포기한 거죠. 그래서 삼성전자 주가는 4만 원 대로 떨어지려다 이제다라고 기다렸던 외국인들이 사기 시작해 5만 원 대 중반을 회복합니다. 이미 개미들은 큰 손해와 정신적 피해를 입고 시장을 떠난 뒤죠.
그런데 일부는 인내력이 좀 더 강한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남들이 포기할 때 항복하지 못해 우울합니다. 그러다 10월 말처럼 삼전 주식이 조금씩 올라가니 기대를 갖게 되죠. 그러다 삼성전자 주식이 6만 원을 넘고 순식간에 7만 원 대를 다시 회복하자 안도를 합니다. 이때까지가 주식 시장의 한 사이클입니다. 1년이 될 수도 있고 2년이 될 수도 있고 한국처럼 10년이 더 걸릴 수도 있지만 주식 시장은 영원히 오르는 것도 아니고 영원히 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결국 내가 어느 사이클에 주식 시장에 들어갔는지가 중요하며, 그다음에는 내가 지금 어느 사이클에 있는지를 알아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주식 시장은 멘털 관리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게 주식 트레이더로서 삼프로TV 패널 중 제가 최고의 실력자로 인정하는 박병창 부장의 주장입니다. 저도 적극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