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람들의 관심은 온통 카타르에 가 있죠. 겨울에 열리는 월드컵은 저도 처음으로 봅니다. 제가 처음으로 TV로 본 월드컵이 74년 서독 월드컵이었는데, 당시 결승전에서는 요한 크루이프가 이끄는 데덜란드와 베켄바우어가 이끄는 서독이 붙어 예상과 달리 서독이 이겼죠. 올 월드컵 역시 예상과 다른 결과가 빚어질 수도 있습니다. 브라질과 프랑스가 아닌 팀이 우승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죠.
저도 몰랐는데 월드컵 기간에 미국의 증권 전문 방송 CNBC 주최 주식 월드컵이 열리네요. 똑같이 32강이 1대 1로 승부를 벌려 최종 결승으로 승자를 가립니다. 예선전이 없다는 점이 차이점이죠. 물론 축구는 아니니까 경기를 하는 건 아닙니다. CNBC가 선정한 전 세계의 주식 전문가들이 단 하나의 질문(앞으로 1년 동안 보유한다면 두 주식 중에 어디를 소유하겠습니까?)에 답하는 것으로 경기방식이 또 다른 차이점이죠. 즉 예상되는 수익률 챔피언을 꼽는 대회입니다. 이번 주에 32강이 있었습니다. 총 16강이 결정된 거죠. 결기 결과는 이렇습니다.
Berkshire Hathaway vs Reliance Industries — Berkshire Hathaway wins
Meta vs Nintendo — Nintendo wins | Walmart vs Home Depot — Walmart wins
Nvidia vs TSMC — TSMC wins
Toyota vs Tesla — Tesla wins | Tencent vs Google — Google wins
Alibaba vs Amazon — Alibaba wins | Coca-Cola vs LVMH — LVMH wins
Exxon vs Aramco — Exxon wins | Vale vs BHP — BHP wins
United Healthcare vs Johnson & Johnson – United Healthcare wins | Disney vs Netflix — Disney wins
Apple vs Samsung — Apple wins | JPMorgan vs Bank of America — JPMorgan wins
Microsoft vs Visa — Visa wins | Naspers vs Softbank — Softbank wins
메타와 엔비디아 아마존 넷플릭스 등이 32강에서 탈락했다는 게 놀랍네요. 이 네 종목 모두 올해가 역대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죠. 물론 아마존은 닷컴 버블 이후 최악이지만 말입니다. 즉 주식 전문가들은 이 4 기업이 내년에도 별로일 거라고 예상한다는 뜻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탈락도 뜻밖이죠. 전반적으로 주식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성장주의 미래에 대해서 대단회 비관적으로 본다는 사실이 증명됐습니다. 그리고 현재 16강에 한 경기가 진행됐는데 애플과 JP모건의 16강에서 정말 놀라운 이변이 벌어졌습니다. 시가 총액 1위의 애플마저 잡힌 겁니다. 결국 애플 마소, 아마존, 메타, 넷플릭스 엔비디아가 모두 초반에 탈락한 겁니다. FAANG의 시대는 끝났다는 이야기가 정말 과장이 아닌 거죠. 메타가 1만 명 아마존도 1만 명 이상 구조조정을 하는 것도 이런 주장에 뒷받침 증거가 됩니다. 생존을 위해 대량 해고를 해야 한다면 그건 정말 끝이 왔다는 증거겠죠.
정말 FAANG의 시대는 끝났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고금리 시대에 성장주가 고생하는 건 경제학적 상식이고 중요한 건 물가가 잡히면 고금리는 언젠가 끝난다는 사실입니다. 물가 상승을 불러온 유가상승은 결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벌어진 겁니다. 원인이 되는 전쟁이 끝난다면 다시 물가는 잡히고 임기 3년으로 재선에 도전하는 바이든 정부가 욕을 그렇게 먹으면서 고금리를 유지할 이유가 없습니다. 고금리에 성장주가 휘청되면 대량 해고가 필연적이고 그럴 경우 바이든이 주가보다 더 신경 쓰는 고용률이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어느 정부나 집권 3년 차에는 대규모로 경기 부양을 했고 그 전제 조건으로 저금리를 택해 왔다는 사실을 보면 올 해의 고금리가 내년까지 이어진다고 보는 것보다는 전쟁만 종식되면 바이든과 파월도 고금리라는 회초리를 더 이상 휘두르지 않을 거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죠.
문제는 FAANG이 계속해서 혁신을 할 수 있느냐의 여부일 겁니다. 페이스북의 메타로의 변신은 메타버스라는 미래 먹거리를 향한 변신이라는 점에서 시대정신은 맞추었습니다. 하지만 기술업체가 아닌 SNS 업체에게 메타버스처럼 돈 먹는 하마가 진정한 혁신이 될지는 미지수라는 게 아직까지 중론입니다. 아마존은 이커머스 외에 다른 먹거리를 발견하지 못했죠. 인도가 대안일 수 있지만 지켜봐야 합니다. 애플이 자율주행차에서도 혁신이 될지 파멸의 길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넷플릭스의 구독 모델 외에 광고 수입이 캐시 카우가 될지도 미지수죠. 구글도 구글이 검색엔진과 유튜브로 버는 광고 외에 다른 캐시 카우가 없다는 점에서 혁신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저는 FAANG이 내년에는 다시 일어설 거라고 보는 사람입니다만 고금리는 장벽이 먼저 허물어지고 이 기업들이 지금까지처럼 계속해서 혁신을 한다는 전제 하에서만 지금까지의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고 보는 점에서 조금은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투자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