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 간 아인슈타인이 옥황상제에게 제안을 받았습니다. 머리가 좋으니 당신이 천국에 오는 사람들의 직업을 정해 달라는 주문이었죠. 그는 흔쾌히 응했습니다.
그가 만난 첫 번째 남자에게 그는 IQ를 물어보았습니다. 그러자 그 남자는 200이라고 답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자신과 함께 상대성 이론을 연구하자고 즉석에서 제안했죠. 이어 온 남자는 IQ가 150이었습니다, 그에게는 세계 경제를 예측하는 일을 맡겼습니다. 세 번째로 온 남자에게는 60이라는 답이 나왔습니다. 그러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하는군요. “환율을 예측하시지요.”
증권 애널리스트 출신 경제학자이자 경제 역사가인 홍춘욱 박사의 새 책 ‘투자에도 순서가 있다;에 나오는 일화입니다. 그의 말은 환율 예측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리고 그 어려운 일에 도전하는 게 얼마나 무의미한지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죠. 실제 주식 채권 외환 딜러 중에서 가장 빨리 은퇴하는 직업이 외환 딜러입니다. 너무 힘들기 때문입니다. 일반인들은 그래도 달러 예측하기가 가장 쉽지 않겠느냐고 말하고 싶지만 실제 금융 종사자들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2022년을 기준으로 하면 투자자 중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비트코인, 서학 개미, 동학 개미, 부동산 투자자 순이었고 유일하게 웃은 사람은 공매도꾼이나 환치기하는 외환 투자자들이었습니다. 선물 옵션은 언제나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인 제로섬 게임이기 때문에 작년 같은 폭등장이나 올해 같은 폭락장에서나 결과는 똑같습니다. 절반은 울고 절반은 웃죠. 그러나 외환 투자자 즉 달러를 투자하는 사람들, 예를 들면 ‘나는 주식 대신 달러를 산다’의 저자인 박상현 씨 같은 경우는 큰돈을 벌었겠죠.
그런데 사실 전 세계 경제가 불황이고 전망이 나빠지면 안전 자산인 달러에 돈이 모이는 건 당연합니다. 올해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과 제로 코로나라는 중국의 봉쇄 정책 때문에 최악의 경제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유럽이 최악, 아시아가 그다음이었죠. 미국은 그나마 버티고 있는 유일한 국가입니다. 그리고 인플레이션 때문에 미국 정부가 강달러(수입 물가 하락)를 원했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달러가 오를 만하기 때문에 오른 거죠. 그런데 제 주변에도 박상현 작가처럼 선견지명을 발휘해 달러로 자산을 대피시킨 사람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미국의 국채가 워낙 많기에 달러 강세에는 한계가 있을 거라는 생각들을 했고 어어 하다 지금 이 수준까지 올라온 거죠. 지금도 많은 전문가들이 달러는 조만간 떨어질 거라고 예측합니다. 지금 들어가면 늦은 것 아니야라는 고민을 계속했고 그 사이에도 달러는 계속 올랐죠.
홍춘욱 박사는 달러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되는 두 가지 변수를 소개합니다. 바로 미국의 정크본드 가산 금리 동향입니다. 가산금리란 국채와 회사채 금리의 차이죠. 경기가 좋을 때는 가산금리가 내려가고 경기가 나쁠 때는 가산금리가 올라가는 경향이 강합니다. 즉 금리가 올라간다는 건 달러가 강세를 뜻하니까 이 조짐이 보일 때 달러를 사면 좋겠죠. 또 한 가지 지표는 미국 정책금리 변화입니다. 홍 박사는 명목금리만 볼 게 아니라 실질 금리도 봐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당연히 실질 정책 금리가 바닥을 치고 상승세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질 때는 달러 강세가 예상되니 달러를 사는 게 좋겠죠. 그런데 홍 박사의 견해는 사실 경제와 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아는 상식적인 이야기인데, 실제 달러 투자로 재미를 본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습니다. 아마 가장 큰 이유는 달러 투자로는 큰돈을 벌 수는 없다는 생각에 즉 빨리 부자가 되고 싶은 생각에 안전 자산에 대한 관심은커녕 눈길조차 주지 않는 자세 때문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