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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제왕의 걱정에도 구글의 미래가 밝은 이유

by 신진상
브린과 페이지.jpg

헤지 펀드의 제왕이며 시타델의 창업자고 세계 50위 부자인 켄 그리핀은 구글의 주식을 60억 달러 정도 갖고 있습니다. 구글의 시가총액이 1조 2천5백 억 달러가 넘으니 0.5% 정도 되는 액수죠. 그는 하버드 대학 재학 시절 옵션 투자로 돈을 벌기 시작해 투자계에 입문했습니다. 대학생 때 선물 옵션 투자라니 역시 대가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죠. 켄 그리핀은 비트코인에 대해서 악평, 가치가 없는 투자로서 투자자들은 결국 눈물로 끝날 거라는 악평을 하던 그가 2021년 비트코인이 한창 잘 나갈 때 생각을 바꿔 투자에 나섰습니다. 5000만 원이 훨씬 넘을 때 투자에 들어갔으니 이미 반 토막 거의 3분의 1 토막이 난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는 지난해 비트코인 투자를 시작한 걸 후회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는 약세장에서도 16%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는 개인적으로 구글에 아주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구글의 창업자이자 실제 의사결정권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에게 공개적으로 서한을 보냈습니다. 이제 메타와 아마존에 이어 구글도 비용 절감에 나서야 할 때란 쓴소리죠.

성장주 최악의 해인 올해 구글도 성적이 나빴습니다. 30% 정도 떨어졌습니다. 4분의 1 토막의 메타, 3분이 1 토막의 엔비디아, 60% 떨어진 테슬라보다는 낫지만 구글도 어찌 보면 사상 최악의 한 해를 보낸 셈이죠. 구글은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을 겪지 않았으니까요.

구글도 성장이 확실히 둔화되고 있습니다. 구글은 전체 매출이 대부분이 구글과 유튜브 광고에서 나오는데, 인터넷 광고 시장은 포화 상태고 거기다 강력한 경쟁자인 틱톡이 나타났습니다. 구글은 잘 아시는 대로 인공지능 업체 딥 마인드 자율주행차 웨이모 그리고 무인 드론 배송 업체 윙 생명공학 업체 칼리코 등 당장은 돈이 안 되고 투자만 하는 자회사들이 엄청 많습니다. 돈 버는 곳은 구글과 유튜브 단 두 군데뿐이죠. 그리핀의 눈에는 그런 구글이 너무 한가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구글은 가장 근무환경이 좋은 곳으로 유명한데 구글을 떠나는 직원은 구글이 싫어서가 아니라 일을 하고 싶어서 떠난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들이 하는 일에 비해 너무 많은 연봉을 준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구글의 평균 연봉은 30만 달러로 한화로 4억 원이 넘습니다. 미국의 어떤 기업보다도 평균 연봉이 많죠, 지금 구글이 하는 일은 직원의 절반으로도 해낼 수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구글의 의사 결정권 주식의 53%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두 사람이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죠. 두 사람은 같은 유대인이지만 사교적이고 공격적인 페이지와 수학 천재인 브린은 성격적으로는 반대 성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간 생명 500세에 도전, 알파고를 인간 유전자 단백질 구조가 어떻게 바뀔지 예측하는 데 쓰겠다, 슈퍼컴퓨터가 1만 년 동안 하는 연산을 200초 만에 끝낸다는 양자 컴퓨터를 10년 내에 상영화하겠다는 선언 , 일론 머스크와 제프 베이조스와 우주여행 사업에서 맞짱 뜨겠다는 전략, 레벨 3는 만족하지 못한다. 반드시 완전 자율주행차로 시장을 독식하겠다는 장담 등은 제가 볼 때 브린보다는 페이지의 아이디어에 기초한 것으로 보입니다. 래리 페이지는 지적 호기심이 많은 엔지니어로 검색엔진에 집중했던 브린과 달리 오지랖이 넓은 것으로 유명하죠. 그나 브린이나 전형적인 공돌이로서 사람을 상대하는 관리 능력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에릭 슈미트를 모셔 온 거고 기업 최고 코치라는 직함을 주고 직원들 챙겨 주고 동기부여하는 존재로 풋볼 감독인 빌 캠벨을 모셔온 거를 보면 두 사람의 로직은 철저하게 이과적 공학적이라는 것을 추론할 수 있죠. 사람 상대하는 것보다 사업 상대하는 게 더 좋은 페이지, 컴퓨터 상대하는 게 더 좋은 브린이라고 할 수 있겠죠. 페이지의 생각법은 질문으로 늘 구체화됩니다. 그는 사람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며 쉼 없이 질문하는 것으로 유명한 사람입니다. 기업 문화가 느슨하고 포화 시장인 인터넷 광고 외에 당장 돈 벌 데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지만 시계열을 길게 보면 페이지와 브린의 장기적 사고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주식 월드컵에서 아마존이 알리바바에 지고, 애플이 JP모건에도 지는 이변이 일어나고 있지만 16강에 진출한 유일한 FAANG인 구글의 미래가 저는 가장 밝다고 생각합니다. 더군데다 구글은 중국 인터넷의 최강자 텐센트를 32강에서 꺾었죠. 16강 상대는 테슬라입니다. 참고로 자율주행차 순위는 구글의 웨이모가 3년 연속 1위를 기록 중입니다. 라이벌인 바이두는 4위가 최고 성적입니다. 아마존이 알리바바 메타가 틱톡에 잡힐 수는 있지만 구글은 끝까지 중국의 굴기를 막아낼 거의 유일한 기업입니다. 제가 구글의 미래를 낙관하는 데에는 두 사람 특히 페이지의 혁신에 대한 의지가 강력하기 때문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페이지는 언제나 그랬듯이 항상 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니까요.

PS : CNBC의 24일 속보에 따르면 구글도 감원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보도됐습니다. 엔지니어의 천국 구글이 메타와 아마존의 길을 걸을지 그냥 생색만 내는 수준으로 감원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결국은 페이지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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