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애플과 메타의 갈등이 개인정보 보호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메타가 사명까지 바꿔 메타버스 시장을 독식하겠다는 것을 반드시 막고자 하는 애플의 최고 의사 결정권자 팀 쿡의 의지가 작용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죠. 애플은 메타버스라는 말 대신 AR을 고집하는 이유도 메타와 구글 MS가 주도하는 프레임 전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뜻이죠.
애플은 절대 메타버스를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그 이유는 바로 2014년부터 팀 쿡이 야심 차게 시작한 타이탄 프로젝트(자율주행차)때문이죠. 이미 애플은 자율주행차 특허를 여러 건 출원 혹은 등록하고 있는데 그 핵심이 바로 메타버스입니다. 바로 홀로그래픽 헤드업 디스플레이 시스템입니다.
애플은 자율주행차 내부를 메타버스 공간으로 꾸밀 계획입니다. 운전자는 어느 좌석에 있든 운행 정보 등 필요한 정보를 홀로그램으로 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메타버스를 다 먹고 싶다는 또 다른 증거는 또 다른 몰입형 가상 디스플레이 특허입니다. 움직이는 차 안에서 멀미를 더 할 수 있는 헤드셋 장치에 멀미 방지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자율주행차에서 실제 탑승자가 멀미를 느끼지 않도록 시각 자료를 실제 운행 속도와 방향에 맞게 제공할 예정입니다. 3D 콘텐츠를 가상현실로 만들어 차 안에서 창 밖의 풍경을 마치 걸으면서 보는 듯한 느낌을 갖도록 처리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애플이 꿈꾸는 놀라운 시도는 바로 홀로그램을 통해 옆 자리에 원하는 사람을 앉혀 같이 가상현실 콘탠츠를 보도록 즉 상호작용하도록 배려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정도면 레디 플레이어 원까지는 아니지만 지금 메타가 제공하는 오큘러스를 압도하는 수준입니다. 넓게 쓰면 차 안을 무인 회의룸으로 쓸 수도 있습니다. 영화 킹스맨처럼 각자 있는 위치에서 한 곳에 홀로그램으로 모여 회의를 실감 나게 진행할 수도 있죠. 애플은 이에 충돌 시 무릎에서 위로 쭉 펴지는 에어백의 특허도 출원한 상태입니다.
사실 애플은 신 재품을 가장 먼저 내놓는 회사는 아닙니다. 스마트폰은 이미 노키아와 블랙베리가 먼저 개발해 놓았고 팀 쿡이 공을 들인 스마트 와치 또한 스위스 회사가 먼저 개발했죠. 페스트 팔로워 전략을 추구해 기존의 신제품의 약점을 철저하게 파고든 뒤 이를 보완한 제품을 내놓아 시장을 독점해 온 기업입니다. 이미 메타는 페북 시절인 2014년부터 가상현실에 공을 들여왔는데, 애플은 유저들은 그렇게 많은 시간을 보내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 발 물러선 채 거리를 두는 척하면서 자율주행차에 메타버스를 접목시켜 또 하나의 혁신을 만들어내겠다는 생각이 팀 국의 뇌리에 깊이 박혀 있음을 저는 확인할 수 있습니다. 헤드셋은 결국 착용했을 때 느끼는 무게감이 몰입감을 막는 주요인인데 애플이 내놓을 메타버스 디바이스는 200그램으로 500 그램이 넘는 메타의 오큘러스를 압도합니다. 애플은 이 디바이스를 10억 대의 아이폰에 연결시켜 데이터를 확보한 뒤 창의적인 콘텐츠를 내놓을 것입니다. 애플은 23년 상반기 중으로 AR 헤드셋을 2024년에는 AR 글라스를 출시할 겁니다. 올해 1200만 대가 팔린 AR/VR시장은 2023년 애플이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더욱 커질 수 있는 전망이 지배적이죠.
애플의 팀 쿡은 인상(솔직히 말씀드리면 마치 독일의 SS 간부를 보는 느낌) 그대로 정말 무서운 사람입니다. 스티브 잡스도 인성 하나는 끝내주는 거의 사이코패스로 평가받는 공격형 CEO였지만 팀 쿡 역시 그에 필적합니다. 직원들을 넉 다운될 때까지 질문으로 조지며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 완벽 완벽!”을 외치는 사람입니다. 구글처럼 일하는 시간의 20%를 개인의 창의력을 키우는 데 쓰라는 한가한 이야기는 절대 할 생각이 없죠. 팀 쿡은 정말 욕심이 많은 경영자입니다. ‘빅 나인’의 저자이며 미국을 대표하는 IT칼럼니스트인 에이미 웹은 미국이 5G에서 중국이 밀리게 된 것은 화웨이가 기술을 베껴서 그런 게 아니라 애플이 독점 소송으로 퀄컴을 고사시켰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메타와 구글이 틱톡 때문에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것처럼 보이지만 메타가 느끼기에는 틱톡의 부상보다 애플의 집요한 방해가 더욱더 무섭게 느껴질 겁니다. 지금 제가 팀 쿡의 머릿속을 볼 길이 없지만 팀 쿡은 자율주행차와 메타버스 모두 포기할 생각이 없는 듯합니다. 둘을 결합해 구글과 메타를 동시에 KO 시키는 게 목표로 보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라면 미국 제1의 적인 중국과도 얼마든지 렵력할 사람이 팀 쿡입니다. 물론 일시적인 협력이겠지만 말입니디. 팀 쿡이 노리는 것은 이것 같아요. “잡스와 함께 애플의 혁신은 끝났다”라고 입바른 소리를 해대는 사람들이 말하는 혁신의 DNA를 다시 한번 작동시키는 것이죠. 팀 쿡은 4조 달러 기업이 되는 날보다 혁신의 DNA=스티브 잡스 이후의 애플이란 공식을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날을 학수고대하고 있을 겁니다. 세상에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 애플 걱정이라는데 메타버스 시장과 자율 주행차 시장에 진입하는 애플을 보면 이 말이 정말 틀리지 않는 진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애플은 팀 쿡 이후 정말 잘 나가고 있습니다. 올해 같은 나스닥 최악의 해에 애플의 주가는 6% 밖에 하락하지 않았습니다. 줌이나 텔레닥처럼 캐시 우드가 밀고 있는 기업이 10분의 1 토막 나는 것과 다르게 말이지요. 참고로 캐시 우드는 애플의 주식을 단 한 주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나스닥에 상장돼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애플 인수의 가능성에 대해 톺아보죠. 팀 쿡이 관심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맨유가 갖고 있는 무형자산의 가치를 팀 쿡이 인정하고 있고 팀 쿡은 철인 3종 경기를 즐기며 매일매일 사이클로 자는 시간을 줄이면서까지 새벽 운동을 하는 운동광이라 개인적인 관심도 클 거라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 사업적 시너지라는 측면에서 애플에게 어떤 장점이 보이지를 않습니다. 애플이 현금 보유 세계 1위 업체지만 요즘 엔터에 빠져 엄한 데 돈을 쓰고 있는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와는 다른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게 제 추측입니다. 팀 쿡은 고객 만족과 효율화를 위해 돈을 쓰는 사람이지만 축구단 운영은 만족도를 높일 수는 있지만 효율화에는 안 맞는 선택이라서요. 어디까지나 제 사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