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 교수는 제가 아는 한 중국 정치의 최고 전문가입니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로 전공은 서울대 동양사학과였죠. 중국은 정치가 경제를 움직이지, 경제가 정치를 움직이는 나라가 아닙니다. 정부가 시장을 절대 이길 수 없는 미국이나 유럽 일본 우리나라와 달리 중국은 시장이 절대 정부를 이길 수가 없는 나라입니다. 이걸 모르고 중국 주식애 투자하는 일은 그야말로 일론 머스크가 누군지도 모르고 테슬라 주식 사는 것과 똑같은 일입니다.
조영남 교수는 지난 10년 동안 중국은 시진핑의 1인 지배 하는 나라가 아닌 집단 지도 체제였다고 누누이 강조했던 인물입니다. 그런데 작년에 중국의 통치 체제 1, 2를 쓰면서 생각이 바뀐 듯합니다. 시진핑은 당 총서기를 넘어 당 주석으로 불러 마땅하며 중국 공산당은 비밀결의를 통해 예전에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에게 부여됐던 최종결정권이 주어진 상태라는 거죠 즉 작년 10월을 기점으로 중국의 정치체제는 공산당 1당 독재에서 시진핑이 최측근과 협의하는 1인 체재로 바뀐 겁니다. 그도 인정하고 있는 거죠. 중국 정치에 거대한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음을. 그렇다면 중국 경제는 어떨까요?
조영남 교수는 1권 공산당 영도 체제에서는 경제 이야기를 일절 하지 않다가 2권 통제 기제 편에서 경제 통제를 다룹니다. 중국 정부에게 경제는 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공산당 영도 체제의 존폐를 가를 결정적 정치 원칙의 문제입니다. 중국은 사실 자본주의처럼 보이는 사회주의를 하고 있다는 게 맞습니다. 국영이 아닌 국가가 소유한 국유 경제가 중국 경제의 기둥이며 텐센트는 물론 알리바바 등의 대기업에도 공산당 조직이 침투해 있어 이사회는 사실상 아무 권한이 없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즉 중국 기업의 공산당 조직이 방향을 잡아주면 이사회나 CEO는 세부 실행 파일을 제안하는 존재라는 게 정답이라는 거죠. 사실상 중국의 모든 기업 그중에서는 ADR로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들까지 모두 완벽하게 공산당에 의해 즉 시진핑에 의해 통제되고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라는 게 조영남 교수의 책을 통해 드러나죠. 특히 중국 대기업을 조종하는 내부의 공산당은 인사권을 완벽하게 장악했습니다. 통제와 감시가 일상화된 나라에서 어찌 실리콘밸리식의 혁신이나 창조적 파괴가 일어날 수 있겠습니까? 어불성설입니다.
조영남 교수에 따르면 중국의 국유 자산은 이미 2014년에 전체 GDP의 36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세계 어떤 나라보다도 국가가 가진 재산이 많은 나라가 중국입니다. 2위는 과거 소련의 일부였던 라트비아인데 중국은 라트비아보다 2배 더 많습니다. 세계 평균보다는 4.6배가 많죠. 그리고 이 추세는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8년에는 520%로 거의 50% 증가했습니다. 아마 작년 통계는 나와 있지 않지만 아런 추세라면 아마 2014년의 두 배가 되었을 겁니다. 쉽게 말하면 이런 상황에서 중국에 투자하는 것은 중국 국가에 투자하는 것이고 중국 공산당에 투자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더 솔직히 까놓고 말하면 시진핑이라는 개인에 투자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일론 머스크 하나만 보고 테슬라 투자하는 것과 똑같은 상황이죠.
시진핑을 비롯 중국의 공산당 고위 간부들은 통제에는 반드시 부패라는 부산물을 피할 수 없다는 만고의 진리를 부정하는 것 같습니다. “아니면 중화민족(이제는 한족이란 말을 안 씁니다.)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민족이니까 중국이 하면 다르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겠죠. 더군다나 중국은 꽌시의 나라로 원래부터 부패와 친했던 나라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의 통제가 강화되면 될수록 부패는 오히려 더욱 늘어날 수 있습니다.
조영남 교수는 책에서 공산당 영도 체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중국의 민주화가 오는 순간 공산당 영도 체제는 끝이 나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아주 낮다고 평가합니다. 제로 코로나에서 위드 코로나로 한 발 물러선 걸 보면서 중국의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찾는 건 일종의 침소봉대겠죠. 중국의 공산당 통제는 워낙 교묘하고 시진핑은 워낙 교활해서 군대와 공안만으로 밀어붙이지 않습니다. 실은 무력 통제가 아나라 생필품의 보급이라는 경제적 통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죠. 그리고 공산당이 이 세상에서 제일 잘하는 선전 선동 또한 한몫하고 있습니다. 공산당이 있기에 이 정도로라도 우리가 먹고사는 것이라는 인식이 중국 인민 대다수에게 깔려 있는 마당에 조 교수를 비롯해 어느 누구도 공산당아 없는 중국을 절대 상상조차 못 할 듯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