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도 서학 개미가 입은 평균 손실이 마아너스 35%라고 합니다. 아마 달러 환율이 지난해 크게 상승해서 이 정도 손실이지 지금처럼 환율이 떨어진 상태라면 마이너스 50% 정도는 될 겁니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 서학개미들이 미국 성장주에 집중 투자하기 때문입니다. 미국 증시는 20% 정도 떨어졌는데 테슬라를 포함한 빅 테크 성장주들은 더 떨어졌죠. 줌이나 텔레닥 등 캐시 우드를 따라갔던 돈 나무 빠들은 거의 마이너스 90% 수준의 참담한 수익률을 기록했을 겁니다. 그런데 1월 미국 주식은 1월 효과를 감안하고라도 너무 좋습니다. 100 달러 대였던 테슬라는 170 달러를 돌파해 거의 두 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특히 이번 한 주 동안만 33% 올랐습니다. 엔비디아도 145달러에서 200달러로 30% 이상 올랐습니다. 테슬라와 엔비디아를 둘 다 보유한 저는 이보다 좋을 수 없는 한 달이었죠. 지난해 떨어진 걸 생각하면 아직 웃을 상황은 아닙니다만 여하튼 2023년 1월은 2022년 1월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입니다. 미국 증시에서 2년 연속 베어 마켓이었던 적은 30년대 대공황 70년대 석유파동과 인플레이션 때 이후에는 없습니다. 2023년이 2022년보다 더 위험한 경제 침체를 넘어서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치달을 거라고 경고하는 전문가도 많지만 일단 2023년 시작은 좋습니다.
테슬라는 머스크가 입 조심을 하는 게 주가 상승의 실질적 요인입니다. 그리고 공화당 지지자인 그가 민주당과 불편한 관계를 풀기 위해 백악관을 방문한 것도 가폭제가 되었죠. 바이든을 직접 만난 것은 아니지만 민주당의 녹색 혁명을 주도하는 정계 실력자들을 연쇄적으로 만난 소식이 훈풍을 불도록 한 것 같습니다. 그의 생일날 미국 하원 의장인 공화당 캐빈 매카시 의원(머스크의 절친이라고 하네요.) 뿐 아니라 하원의 민주당 의장도 같이 초청해 그동안 한쪽으로 기울었던 그의 정치적 성향을 바로 잡는 계기가 되어 가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AI와 메타버스 그리고 반도체 3개의 키를 쥔 키메이커인데 사실 2022년 주가는 논리적으로 설명되기 어려울 정도로 딱락했습니다. 제가 오랜 시간 지켜보니까 엔비디아의 주가는 비트코인의 가격과 거의 상관관계 1을 보여주고 있더라고요, 2022년 최악의 한 해를 보냈던 비트코인이 23년 1월부터 치고 올라가기 시작해 지금은 2만 2천 달러(거의 20% 올랐습니다.) 선까지 오른 게 주가 상승의 결정적 이유겠죠. 아무리 옴니버스가 매력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이라고 해도 투자자는 당장 돈이 되는 NPU나 GPU가 잘 나가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비트코인의 채굴량이 늘어나야 한다고 보고 있다는 증거죠.
결국은 내 달 2일 열리는 미연준회의에서 연준이 이제 인플레는 꺾이는 추세라고 인정하고 금리 인상을 0.25bp로 낮출 것인가, 0.5% 이상을 유지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테슬라와 엔비디아는 그동안 당했던 치욕을 생각하면 더 올라가야 마땅하지만 연준이 예상 밖으로 금리 인상을 더욱 가속화하면 이른바 대세에 몰려 미국 증시는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고 한국 증시도 동반 하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2월 2일 연준 회의가 우리에게도 너무나 중요한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