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토시의 책을 참 좋아합니다. 그는 부동산이 특히 강남 서초 등 학군지의 아파트가 무조건 오른다는 상승론자도 아니고 고령화를 만난 대한민국의 부동산에게 미래는 없다는 하락론자도 아닙니다.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는 사이클이 있다는 점에서 그는 이현철 소장과 같은 파로 묶일 수 있지만 그보다는 훨씬 더 시장의 미래에 긍정적입니다. 그는 빅 데이터를 철저하게 의지한다는 점에서 렘군이나 빠숑 같은 임장주의자보다는 리치고 김기원 대표나 하박 김경민 교수와도 맥이 닿죠. 물론 그들보다 부동산 현장에 대한 사랑과 애정은 높습니다. 그는 이 하락장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지난해 연말에 나온 네 번째 책 ‘부동산 변곡점이 왔다’에 잘 드러납니다. 일단 그는 2023년쯤 하락장이 올 거라고 예상했지만 앞 당겨서 2022년 여름에 하락장이 온 것을 예언하지 못한 것을 사과합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세계발 금리 인상이라는 돌발변수를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게 무슨 잘못입니까? 부동산 전문가가 족집게 도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제가 볼 때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변동성 있는 투자 수단에 대한 불안감을 지우기 위해 대중들이 전문가는 족집게 점쟁이로 믿고 싶어서 나온 신화일 뿐이죠. 변동성이란 애초에 예측이 불가능한 영역입니다.
여하튼 그는 단언합니다. 3기 신도사가 오픈하는 2026년애 서울 집 값은 더욱 하락하며 그때가 진정한 바닥일 것이다. 따라서 서울에 집을 사려면 2027년에 사라는 거죠. 그 이야기는 서울은 물론 수도권이나 지방 할 것 없이 이 하락장이 최소 3년은 더 갈 수 있다는 이야기죠. 집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이 보다 더 한 지옥은 없습니다. 반면 집 없는 무주택자 2030은 이보다 해피할 수 없죠.
그러면 도대체 얼마까지 떨어질까요? 전세가율을 보며 대강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매매가가와 전세가가 동반 하락하는 희귀한 광경인데요, 그는 전세가율 38%가 마지노선이라고 조언합니다. 그 밑이라면 사람들이 전세를 살 바에 차라리 사고 말지 라며 매수세가 늘게 되는 거죠. 현재 서울의 전세가율은 얼마나 될까요? 현재 50%가 깨지기 직전이고 송파는 48%라는 역대급 수준으로 떡락해 있습니다. IMF 때 서울이 47%였으니 이제 바닥이 멀지 않은 것 같은데 데이터 상으로는 좀 더 떨어질 테니까 기다리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거죠.
그는 전세가율과 함께 주택구입 부담 자수를 면밀히 관찰하라고 조언합니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간소득가구가 표준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의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수입니다. 지수가 낮을수록 이자 부담이 낮아 주택구입 여력이 있다는 건데 지금은 사상 최고 수준입니다. 이는 그만큼 서울을 포함해 전국의 아파트 값이 고평가 되었다는 뜻이죠. 결국 금리를 중심으로 부동산의 펀더멘틀을 보라는 주문인데, 현재 여간해서는 미국 금리가 떨어질 기미가 없고 고금리에 집값은 더욱더 위축될 가능성이 높죠. 그러나 2월 말 현재 거래량은 작년 12월보다 많이 늘어났고 가격 하락폭의 둔화도 뚜렷합니다. 지금 제가 유튜브에서 이야기하듯 2월과 3월에는 단기적으로 서울대 정시 실적과 입시 정책의 변화 때문에 단기간에 변동을 맞을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 수도 있고 그냥 데드 캣 바운스일 수도 있죠. 그나저나 부동산은 금리라는 악재만을 상대해야 하는 게 아니라 0.78이라는 역대 최저,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에 어떻게 대응 논리를 펴야 할지도 큰 고민거리입니다. 삼토시는 인구는 줄어도 가구는 는다고 말하지만 왠지 그것만으로는 부동산 시장의 반등을 기대하기에는 약해 보입니다. 정말 지금은 2013년 이후 거의 10년 만에 겪는 지독한 약세장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