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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이 그렇게 쉽게 돈 버는 수단이었다면...

by 신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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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여전히 한국 주식 시장 특히 코스닥 시장에는 작전 세력이 판을 친다고 믿는 쪽인데요, 결국 일이 터졌네요.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작전 세력이 이른바 전주를 확보하기 위해 사용했던 방법입니다. 피해자인가 공범인가 논쟁이 있지만 가수 임창정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임창정은 JTBC와의 추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은 주가 조작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거듭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매출 영업이익 대비 시가총액이 너무 낮게 책정된 회사, 절대 망할 수 없는 회사를 찾아서 투자한다고 했다”며 “그게 너무 멋있었다. 그게 어떻게 주가 조작이라고 할 수 있나? 머리가 좋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기가 막히더라고요. 세상에 매출이 끝내주는데 시총이 그렇게 낮은 기업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있다면 사람들(특히 가치투자자)이 모를 리가 없죠. 효율적 시장 가설의 옹호자가 아니더라도 매출 특히 영업이익이 높은 기업들을 주식 투자를 어느 정도 하는 사람들이 놓칠 리가 없죠. 그리고 주식 시장에 막 뛰어드는 사람들은 기술적 분석에 능한 사람들이 아니기에 내재 가치 PER과 PBR 등을 배워 기본적 분석이 훨씬 더 능한 사람들이죠. 이들 역시 이런 기업을 찾아 주식을 투자합니다. 네이버 증권만 보면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공개 자료라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즉 이런 기업들은 찾을 수 없고 이미 있다면 주식이 충분히 오른 다음이라는 거죠. 그리고 세상에 절대 망하지 않을 기업이 어디 있습니까? 구글이나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삼성전자도 언제든 망할 수 있습니다. 23년 전에 비해 3분의 1 수준인 코스닥 기업은 더 하죠. 정상적이라면 이 말이 멋있게 들려서는 안 됩니다. 사기라고 들렸어야죠.

임창정의 케이스를 보면 주식 시장이 절대 도박이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주장과 달리 정말 많은 사람들이 카지노와 똑같은 심리로 달려들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임창정도 처음 30억이 58억으로 불어난 것을 보면서 추가로 30억 원을 더 태웠고 그러다 연속 하한가를 맞으며 폭락해서 50분의 1 토막이 난 거죠. 사람들이 공부보다 한 방으로 인생 역전을 꿈꾸며 부나방처럼 달려드니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되는 거죠. 그리고 임창정이 연예인이면서 사업가니까 주식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겠지라고 생각해서 다른 사람들이 투자했을 수도 있죠. 그렇다면 그분들은 이 말에 정말 충격을 받을 수도 있겠습니다, “어떤 종목인지 모르지만, 그래프만 보게 되니까 수익이 얼마만큼 났다고 하니 되게 좋겠다 싶어서 계좌를 두 개를 만든 것”

세상에 자신이 투자한 기업의 이름도 모르고 투자했다는 이야기잖아요? 결국 작전 세력은 두 가지 심리를 이용해 돈을 버는 것 같습니다. 탐욕과 무지입니다. 이 두 가지가 합쳐지면 주식으로 돈 버는 게 이 세상에서 제일 쉬워 보이겠죠. 그런데 그렇게 보일 뿐입니다. 주식 방송에서 나오는 전문가 중에 돈을 번 게 아니라 오히려 주식 때문에 빚이 있는 사람도 상당수라는 건 사실 공공연한 진실이죠. 주식 시장은 정말 예측하기 어렵고 대응은 더 어려운 시장이라며 겸허한 마음을 갖고 예측력과 대응력을 그나마 높이기 위해서는 공부 외에는 답이 없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지와 탐욕 중에 최소 하나(저는 탐욕을 버릴 수는 없으니 무지라도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는 버려야겠다는 마음으로 시장에 임하는 게 옳지 않나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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