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등 유명 투자자들의 1분기 투자 포트폴리오를 볼 수 있는 13F(파일)이 속속 공개되고 있습니다. 월 스트리트 최고의 중국빠 레이 달리오는 여전히 중국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고, 워런 버핏도 BYD와 TSMC를 팔았습니다. BYD는 20%를 넘게 보유하고 있었다가 최근 10% 이하로 줄어들었죠. 버크셔 해서웨이는 2023년 1분기에 TSMC 주식 5170만 주를 매각했습니다. 이로 인해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한 TSMC 주식의 비중은 2022년 4분기 1.13%에서 0.33%로 하락했습니다. 레이 달리오는 2023년 1분기에 중국 투자를 50% 이상 줄였습니다. 그가 보유한 중국 주식의 총가치는 2022년 4분기 15억 달러에서 2023년 1분기 7억 달러로 떨어졌습니다. 두 사람 모두 중국 리스크 특히 대만과의 전쟁 가능성을 생각하고 미리미리 손절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TSMC는 물론 중국이 아닌 대만 기업이지만 양안 간에 전쟁이 나면 사실 TSMC가 가장 힘든 지경에 이르게 될 거란 전망은 상식적이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헤지 펀드들 대부분이 중국 주식 보유량을 줄이고 있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된 13F 보고서에 따르면 조지 소로스의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는 2023년 1분기에 중국 주식을 줄이고 있습니다. 소로스는 2022년 4분기에 중국 주식 1억 8000만 달러어치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2023년 1분기에는 1억 3000만 달러어치만 보유했습니다. 많이 줄였고 평소 중국 정부에 격하게 비판적인 소로스로서는 당연한 선택이라고 보입니다, 물론 전쟁 리스크만이 작용하는 게 아니라 예상보다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부진하기 때문에 철수하는 경향도 이유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월 스트리트가 그동안 중국이 좋아서, 시진핑이 좋아서 중국에 투자한 게 아니라 시장의 성장성 보고 투자해 왔는데 누가 봐도 중국의 경기침체가 확연한 것도 이들이 중국에 투자를 줄이는 진짜 이유일 수 있겠죠.
그런데 이 세 거인들과 달리 정반대로 중국 주식 매수를 늘린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공매도의 대왕 마이클 버리죠. 버리는 영화 빅 쇼트의 실제 모델로서 무조건 시장과 반대로 가는 사람입니다. 지난해까지 버리는 항상 공매도만 치고, 미국의 사설 감옥에만 투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중국 리스크 때문에 대가들이 중국에서 슬슬 손을 뗄 때 버리는 공매도에서 중국 기업 매수로 대가들과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버리는 지난 1월~3월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와 제이디닷컴(징둥닷컴)의 보유 지분을 각각 100%, 233%씩 늘렸습니다. 그가 대표로 있는 사이언 에셋 매니지먼트가 보유하고 있는 포트폴리오에서 제이디닷컴과 알리바바가 차지하는 비중이 20%로 불어났습니다. 두 종목의 지분가치만 2200만 달러(약 294억 원)에 육박한다고 하네요.
버리는 월 스트리트가 중국과 대만과의 전쟁을 경계하며 중국 시장에서 발을 떼고 있는 시전에서 왜 정반대의 선택을 한 걸까요? 그 이유는 버리는 버리이기 때문이죠. 그는 무엇을 버릴까요, 남들이 갖고 있는 생각을 버립니다. 그리고 남들이 대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버핏, 달리오, 드런켈밀러, 소로스 등의 투자 패턴을 버립니다. 그래서 마이클 버리인 거죠. 버리는 중국 주식을 롱 포지션으로 바꾼 게 아니라 미국의 월 스트리트의 투자 패턴을 역으로 공매도 치고 있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삼프로 TV의 언더스텐딩에서 키운 스타 중국 전문가 이철 박사는 삼프로TV에서 출간한 ‘이미 시작된 전쟁’에서 미중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며 우리는 이 전쟁의 구경꾼이 절대 될 수 없으며 원하든 원하지 않든 말려들 수밖에 없다고 했는데, 제가 지금 보는 월 스트리트의 중국 탈출은 이철 박사의 주장에 조금 더 힘을 실어주는 듯합니다. 그러나 제가 볼 때는 그의 예상 대로 전쟁이 그렇게 쉽게 일어날 일이 없습니다. 저는 오히려 지금 시점에서 마이클 버리가 버리 다운 버리기 전략을 잘 시도하고 있다고 생각되네요.